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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봉산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가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일봉산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가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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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일봉산 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 현상 변경 문제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봉산 일대에 산재한 문화재 보존 문제를 놓고 사업자와 주민들 사이에 힘겨루기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봉산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전가치가 높은 역사유물이 산재한 일봉산을 지켜야 한다"며 "충남도는 일봉산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부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도는 지난 1984년부터 일봉산에 있는 '홍양호 묘'를 지역문화재로 지정하고 인근 500m 반경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 홍양호(1724~1802)는 지방관의 지침서인 <목민대방>을 집필한 조선의 대표적인 '관료형 실학자'로 꼽힌다.

지난 10월 충남도 문화재위원회는 사업자가 제출한 일봉산 공원 일원 현상변경허가를 심의하고 이를 부결했다. 하지만 사업자는 이에 불복하고 재심의를 신청한 상태이다. 재심의는 오는 17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는 "천안 일봉산공원 민간개발특례사업(아파트 개발) 예정지는 지금의 천안을 있게 한 대표적인 장소로 문화재 자료 13호인 '홍양호 묘'가 있다"며 "이뿐 아니라 일봉산은 청동기시대 수혈주거지, 고려시대 주거지와 토기, 조선시대 청동거울과 숯가마 등 다양한 문화재가 대거 출토되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아파트 신축을 목적으로 일봉산 남쪽 사면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해당 지역에서는 구석기 시대 문화층과 청동기 시대 생활유적 등이 확인되기도 했다. 당시 발굴조사에는 충남도 문화재 연구원과 공주대학교 박물관 등이 참여했다.

대책위는  "지역 문화재 보전에 앞장서야 할 충남도는 문화재 보호조례 29(개발사업에서의 문화재 보호조치)에서 직시하고 있듯이 천안 일봉산 문화재보호구역 내 현상변경 허가를 절대 불허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봉산 문화재와 관련, 황평호 전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일봉산 일대는 청동기 유적은 물론이고 고려시대 조선시대 유적지가 골고루 분포하는 지역"이라며 "전면적인 발굴 조사가 필요하다. 일봉산은 충남 역사의 모태를 알 수 있는 곳이다. 공주 부여에 버금가는 좋은 역사 문화 유적지가 발굴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태그:#일봉산 , #일봉산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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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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