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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다!”라고 함께 외친 단체 활동가들과 예술가가 함께 제주로 떠났습니다. 제2공항 예정지에서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제주의 모습을 목격하고, 제주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각자의 제주를 마음에 품고, 한껏 느끼고 왔습니다. 제주에 대한 사랑과 아픔을 나눕니다.[기자말]
 영주산에 올라서 본 제주 바다, 멀리 제주 제2공항 예정지가 보인다
 영주산에 올라서 본 제주 바다, 멀리 제주 제2공항 예정지가 보인다
ⓒ 이매진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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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여행을 멈추어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름다운 제주를 쳐다보고 있을수록 여행자로서 속상하고 아픈 이 질문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 '이것이 답은 아닐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여행하는 사람들의 설렘을 영악하게 이용하여 관광 개발이라는 환상을 앞세워 제2공항을 만들고, 제주를 망치려고 드는 자들에게 어떻게 대항해야 할지는 명확히 떠오르지 않았다. 사람들이 여행을 안 해야 개발을 멈출 것인가 라고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이매진피스가 해온 일은 사람들에게 공정한 여행을 하자고 외치는 것이었다. 여행지의 사람들을, 환경을 존중하며 여행하여서 나의 여행이 지역에 피해가 되지 않고 지역사회의 발전이 되는 방식으로 여행하자고 하는 것이었다. 전국 곳곳에서 공정여행 회사가 생기고, 교과서에도 공정여행이라는 개념이 수록되고, 관련 조례가 형성되는 등의 쾌거가 있기도 했으나, 극소수의 이런 외침은 자본과 관이 주도하는 관광 개발의 속도와 규모에는 턱에도 못 미치는 일이었다.

그렇게 (난) 개발되어가는 관광지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한적했던 월정리 바닷가는 카페가 빼곡한 카페촌이 되어, 하루에도 수천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바람에 고요한 해변의 풍경은 상상할 수도 없게 됐다. 개발은 해변의 풍경만 바꾼 것이 아니었다. 땅값을 올려 마을 사람들에게서 땅을 사들이고, 마을을 조각내고, 온 동네를 카페촌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붕괴되어 사라진 마을이 애월읍 한담 마을, 종달리 등 해안과 중산간 지역에 여럿이다.

제주 쓰레기 필리핀에 불법 수출했다 되돌아 오기도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제주 한 달 살기, 제주 이주 열풍 등으로 제주를 찾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여 2006년 500만이었던 관광객이 10년만인 2016년 1500만이 되었다. 그 크디큰 숫자를 축하하는 기사들과 함께, 한편에선 관광지의 수용력을 초과하는 관광객이 몰려와 관광지를 점령하고 원주민들의 삶이 파괴되는 현상인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이라는 말이 제주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행할 때 우리는 평소보다 더 많이 이동하고,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먹고,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더 많은 물을 사용한다. 그래서 실은 여행자들은 여행지에 사는 원주민보다 훨씬 더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 인구 60만인 제주도민은 매해 찾아오는 약 1500만 관광객의 쓰레기 처리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수년간 1인당 쓰레기 발생률 1위라는 오명과 함께 말이다.

그러나 더욱더 심각한 것은, 이미 제주도 내 8개 쓰레기 처리장의 쓰레기 수용력을 초과하여, 매립 및 소각 처리 못 한 수만 톤 쓰레기를 한라산 자락에 쌓아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쓰레기는 필리핀 민다나오로 불법 수출되었다가 발각되어 필리핀 환경운동 단체의 거센 질타를 받고 그 일부가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제주회천매립장에 처리되지 못하고 쌓여있는 쓰레기들
 제주회천매립장에 처리되지 못하고 쌓여있는 쓰레기들
ⓒ 이매진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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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처음 보도되었던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의 오·폐수 방류 또한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며 오히려 현재 제주도 내 거의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처리용량을 훨씬 초과하여 오·폐수가 그대로 바다로 방류되고 있다. 해녀들은 바다가 썩어가고 있다고 집회를 열기도 하였다.

이것들은 분명 1500만 관광객의 여파다. 그리고 제주도와 국토교통부는 2045년 공항 이용객 4500만(관광객 2250만)을 받아들이겠다고 제2공항을 짓겠단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다시. 숫자로 되돌아가 보자. 2006년 500만 관광객은 10년 새인 2016년 1500만이 되었다. 2017~2018 중국의 금한령으로 관광객 수가 조금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1500만에 육박하는 수가 제주를 찾고 있다.

'그래서 제주는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셨습니까?' 하고 묻는다. '어디 땅이 얼마 올랐다더라, 몇 배 올랐다더라' 하는 소식과 함께 '누가 밭을 팔았다더라, 제주를 떠났다더라, 아름다웠던 작은 마을은 타운하우스가 되었다더라' 하는 소식도 들려왔다.

집값이 오르고, 임대료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관광이 개발되면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더니 적은 임금의 비정규직만 늘어 살기가 팍팍하다는 소식만 들려온다. 차가 늘어 길은 점점 서울처럼 막힌다고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제주 제2공항으로 향하는 비자림로 삼나무를 벌써 무참히 베어버렸다는 참담한 뉴스를 보고 있자니, 분노가 차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관광을 앞세워 제2공항을 짓겠다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들을 던져보려 한다.

개발되면 정말로 제주도가 행복해집니까?
공항이 생기면 정말로 제주도가 잘살게 됩니까?
그것은 누구를 위한 개발입니까?
그것이 진정 마을을 위한 개발입니까?
제주를 만들고 제주에 뿌리 내려 제주를 지탱하는 제주도민을 위한 개발입니까?
아니면 뜨내기 관광객을 위한 개발입니까?
성산 유지를 위한 개발입니까?
자본가를 위한 개발입니까?
아니면 정말, 미군을 위한 개발입니까?

다시 묻는다 

어떤 여행은 나의 삶을 바꾸어놓았다. 제주 여행도 그 중의 하나였다. 2014년 이매진피스와 함께한 첫 제주 여행에서, 곶자왈 작은학교의 문용포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 제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다가 "쭈는 4.3에 대해서 아나?" 하고 물으셨고, "그게 뭔가요?" 하고 순진무구한 질문을 던졌다. 같은 자리에 있던 임영신 대표가 "쭈는 이공계 출신이라, 그런 것을 잘 몰라요~" 하고 당황하며 두둔해 주었던 기억이 있다.

육지로 올라오는 길에 문용포 선생님이 책 한 권을 건네셨다.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였다. 집에 와 책을 다 읽고 덮으며, '그게 뭔가요?' 했던 나의 질문이 얼마나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었는지 깨달았다.

강정에 가서도 같았다. 이 수많은 사람이 왜 이렇게 오래도록 강정에서 싸우고 있는지 몰랐다. 대학 4년 내내 스킨스쿠버 다이빙 동아리를 하며 강정 앞바다 범섬에서 다이빙했지만, 그 맞은편에 구럼비 바위를 지켜내려고, 평화의 땅 제주를 지켜내려고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몰랐다는 것은 부끄러움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 부끄러움을 더 느끼지 않으려 조금씩 공부하고, 그런 여행을 통해서 사회가 감추려 하는 것들을 만났다.

여행은 나를 가장 성장하게 하였다. 그래서 이기적이지만, 나는 여행을 멈출 수가 없다. 그러나 나의 여행이 제주 사람의 땅을 빼앗고, 그들의 터전을 파헤치게 하지 않기 위해서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할 것이다.

이제는 안다. 성산을 지켜내려는 사람들을 알고, 농민이 농사를 짓고, 해녀가 물질을 하고, 돌담이 돌담으로 쌓여있는 제주를 제주답게 지켜내려는 사람들을 안다. 커다란 숫자로 부풀려진 관광 개발의 꿈이 허상이라는 것을 안다. 비자림 나무를 자르고, 생명을 죽이고 만든 커다란 도로와 공항을 빠르게 달려가는 여행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안다.

신주희(이매진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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