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막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세다. 전 목사는 10월 청와대 앞 집회에서 “하나님 까불지마”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막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세다. 전 목사는 10월 청와대 앞 집회에서 “하나님 까불지마”라고 말했다.
ⓒ JTBC

관련사진보기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친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막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파만파 파장이 일고 있다.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 올라온 10월 22일 자 청와대 앞 집회 영상에 담긴 전 목사 발언이다(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개신교 목회자가 자신이 섬기는 궁극적 절대자를 향해 '까불면 죽어'라고 말하다니, 실로 호기롭다.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전 목사는 종교인으로서 영성 혹은 사유의 깊이보다는 막말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막말이 여성 속옷 관련 발언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발언이고, 옮기기에도 부적절해 다시 언급하지는 않고자 한다. 그런데 전 목사가 이 발언에 내놓은 해명이 참으로 흥미롭다. 

여기서 전광훈 목사와 '개인적' 인연을 소개해야겠다. 기자는 3년 전인 2016년 전 목사와 1년 가까이 법정 공방을 벌인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입한 카페에 전 목사의 막말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렸는데, 전 목사 측에서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고소한 것이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벌금 200만 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에 승복할 수 없어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1심과 2심 모두에서 승소했다. 전 목사는 1심에서 패소하자 화들짝 놀랐던 듯하다. 항소심 재판부 앞으로 탄원서를 내더니 본인이 스스로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항소심은 대전지법에서 진행됐다). 

전 목사는 문제의 여성 속옷 발언을 한 취지를 묻자 무척 흥미로운 답변을 내놓았다. 대뜸 변호사를 향해 "교회를 다니는가"라고 묻더니 "성경의 원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 발언을 했다"고 답한 것이다. 문제의 발언이 처음 알려졌을 땐 '엽기적'이란 반응까지 나왔는데 정작 본인은 성경의 원리를 설명하려고 했다니, 전 목사의 답변을 듣고서 잠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지금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다시피 하고 있다. '하나님 까불지 마'란 발언에 앞서 전 목사는 "문재인(대통령은) 벌써 하나님이 폐기처분했다"고 말했다. 앞서 있었던 수차례의 집회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 모든 발언이 전 목사에겐 나름의 신앙고백일 수 있겠다. 앞서 여성 속옷 발언이 '성경'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나온 발언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말이다. 

쏟아지는 비판, 실정법상 고소·고발에도 '마이 웨이'
 
 전광훈 목사는 종교인으로서 영성 혹은 사유의 깊이 보단 막말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막말이 여성 속옷 관련 발언이다. 그러다 지금은 반문재인 투쟁 전면에 나섰다.
 전광훈 목사는 종교인으로서 영성 혹은 사유의 깊이 보단 막말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막말이 여성 속옷 관련 발언이다. 그러다 지금은 반문재인 투쟁 전면에 나섰다.
ⓒ 지유석

관련사진보기

 
전광훈 목사의 발언을 두고 개신교계 안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대표 방인성 목사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단 사이비 종교에서 나오는 말이지 기독교 신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말"이라며 전 목사를 향해 "한국 교회의 수치요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광훈씨는 아마 하나님을 자신의 이용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하나님과 가까이 있으면 자기 마음대로 뭘 해도 된다'라는 그런, 어디 성경에서도 있지 않은, 또 기독교의 가르침에도 있지 않은 말을 해대고 있다"며 "경거망동도 유분수지 이런 막말을 이렇게 해대는 걸 어떻게 하나님과 가까이 있다고 할 수 있나"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목사 등 개신교 원로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전 목사가 세속적 욕망으로 정치에 나서려 한다면 교회나 교회 기구를 끌어들이지 말고, 목사라고 내세우지 말고 한 개인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욕망이나 신념을 위해 교회를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방 목사의 지적대로 전 목사에게 하나님이란 이용물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쏟아지는 비판에도 전 목사는 '마이웨이'를 굽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전 목사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이나 실정법상 고소·고발 등을 자신을 향한 '핍박'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해서다. 

지난 10월, 전광훈 목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전 목사는 "무차별 고소·고발은 무고로 다스려야 한다"며 당당해 했다. 개신교계 원로 기자회견에도 전 목사 측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직후 한기총은 대변인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을 연 손봉호씨와 몇 명 안 되는 원로들이 그동안 시대적 이슈에 나타나 친북적인 발언을 해대며 오히려 북한 인권과 북한에 대한 충고는 절대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누가 그대들을 한국교회의 원로라고 인정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우리가 뇌가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목사님 설교한다고 무조건 따라가지 않는다. 다만 공산주의가 너무 싫다."

전 목사 집회에서 안내를 맡고 있던 한 성도의 말이다. 다른 말보다 "공산주의가 싫다"는 말이 특히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전 목사나 그를 추종하는 성도들은 신앙심만큼은 두터워 보인다. 문제는 이들이 신봉하는 신앙이 본래 그리스도교가 아닌, 정치화·이념화된 종교라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빨갱이'로 매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막말과 일그러진 이념종교 신봉행위 멈추지 않으면

지난해 5월 전 목사는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 구속됐다 병보석으로 풀려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좌파 빨갱이 판사 잘못 만나 이렇게 (구속)됐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위에 적은 행태는 이들의 종교가 이념으로 오염돼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경찰은 일단 전 목사에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모양새다. 신앙과 별개로 전 목사와 추종자들이 벌이는 무법적 행태에 대해선 수사당국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전 목사의 명예훼손 재판에서 1심 법원은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판결문에 이같이 적시했다. 

"피해자(전광훈 목사)는 상당한 규모의 교회 담임목사로서 수천 명의 목회자를 상대로 강연을 하고 예장대신 교단의 총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하는 등 그 지위, 영향력 등에 비추어 기독교계(개신교) 내에서 공적 인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종교 지도자로서의 신학적 소양, 전문성, 도덕성, 진실성 등을 두루 갖출 것이 요구된다."

전 목사의 여성 속옷 발언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데, 사회법정은 전 목사에 대해 따끔하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지금 전 목사의 위상은 당시보다 더욱 높아졌다. 한기총 대표회장 자리를 꿰찼고, 반문재인 활동을 통해 보수 우파 사이에선 예언자로까지 추앙받고 있다. 

위상이 높아지면 품격도 달라져야 한다. 재판부도 공인의 지위에 맞는 신학적 소양, 전문성, 도덕성, 진실성 등을 두루 갖추라고 하지 않았던가? 전 목사가 들을 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처럼 막말과 일그러진 이념종교 신봉행위를 멈추지 않을 경우, 그 끝은 명약관화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충청지역 인터넷 신문 <굿모닝충청>에도 동시 송고했습니다.


댓글1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