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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예비후보등록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른바 '조국사태'로 인해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는 2030세대가 쥐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각 정당에서는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신도시 조성' 및 '청년 주거 국가책임제'를 검토 중이다. 또 경선 과정에서도 청년일 경우 10~25%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대입제도 재검토와 국가고시제도 개혁 등을 위해 '저스티스 리그'를 발족했다. 공정 가치에 민감해진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소수 야당에서도 청년 표심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중당은 지난 11월 22일 동대문구 한 청년카페에서 '민중당은 조국반대 왜 못 외쳤나' 토론회를 개최했다. 패널로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민중당 청년 후보 9인이 나섰다. 김선경 민중당 공동대표(35)는 "조국을 반대하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구조 속에서 당이 쉽게 반대 의견을 내지 못했던 것 같다. 진영논리를 벗어나 청년들의 분노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정당의 청년 영입은 선거철만 되면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이에 김 대표는 "정당에서 청년 영입을 하면 다음 선거에 그 사람들이 그대로 남아있나?"고 반문했다. "청년 정책과 내용을 논의하지 않고 청년을 영입하는 것은 '청년팔이'와 다름없다"며 소리를 높였다.

민중당은 공동대표제를 채택해 계급·계층별 대표가 있다. 노동자, 농민, 여성-엄마, 청년, 빈민이다. 그중 김선경씨는 청년 대표를 맡았다. 구의원 선거 두 번, 국회의원 선거 한 번. 총 세 번의 선거를 치른 김 대표는 내년 총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04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햇수로 16년째 청년 정치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당의 해산과 창당을 지켜본 장본인이다. 청년 정치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11월 24일 김선경 대표를 공릉동 한 카페에서 다시 만났다.

총선 때마다 나오는 '청년팔이' 이제 그만
 
 ▲ 김선경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출처=김선경 제공)
 ▲ 김선경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출처=김선경 제공)
ⓒ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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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정치에 눈을 뜨게 한 사건은 효순·미선이 사건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과 포르투갈의 조별 예선 경기를 하루 앞두고 미군 장갑차에 의해 여중생 2명이 압사했다. 당시 사망한 여중생의 나이는 중학교 2학년. 그들과 자신의 여동생 나이가 같아 차마 지나칠 수 없었다던 김 대표는 의정부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미군의 잘못이었지만 책임자에 대해선 처벌하지 못하는 현실에 분노했다.

"장갑차를 몰았던 사람이 있고, 그에 의해 사람이 죽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요. 이런 불합리한 일이 지금도 일어나요. 얼마 전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요구하는 것처럼요."

답답한 현실을 바꾸고 싶었던 그는 경희대 철학과에 진학했다.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를 알고 싶어서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정치 활동은 계속됐다.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당시에는 경희대 민주노동당 당원만 200~300명에 달했어요. 철학과 문과대 당원 모임만 해도 20~30명이 됐으니까요. 대학 안에 당원 축구 모임도 있었어요. 정당 활동이 활성화된 시기죠."

그는 진보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노동당 출신 국회의원 10명이 국회에 입성할 때를 회상했다. 당시 고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포함됐다는 것.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오히려 정치 활동이 저조해진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청년을 위한 정책은 도대체 어디 있나

청년이 체감하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일자리 문제다. 특히 비정규직의 처우 문제는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앞다퉈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려 나섰다. 그러나 현재 하청노동자, 즉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처우가 개선됐는지는 미지수다.

"청년들의 노동 현실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은 일관되게 입사한 지 일 년 채 안 되고, 하청의 하청에서 일할 때 발생해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문제예요. 국회는 비정규직 양산을 막고 관련법을 제정해야 하는데 제대로 일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죠."

산업안전보건법(일명 김용균법)은 구의역 김군이 사망한 한 달 뒤 국회에 제출됐다. 2018년 12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2020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김용균법은 김군과 같은 동료를 지킬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김용균씨가 했던 운전이나 점검 업무를 비롯한 이들의 업무는 도급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 주최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추모대회에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 주최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추모대회에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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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국회의원과 정당에 책임을 물었다. 국회의원은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정당은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중당은 '구의역 사고 1주기, 불안정노동 없는 세상을 꿈꾸며'라는 '흙수저당 논평'을 지난 2017년에 내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비리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고착화된 빈부격차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평등은 한국 사회가 가진 가장 큰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부모 세대에 비해 가난한 청년 세대는 거주와 노동환경, 수입 모두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는 출발 자체가 공정하지 않아요. 10:90의 사회죠. 90은 10을 꿈꾸지만 그건 꿈일 뿐이죠. 누군가의 특혜와 권력으로 인해 자기가 피해를 받는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있어요. 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국회에서는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해야 하죠."

'빨갱이', '청년정치인' 이중 낙인에 맞서려면  

민주노동당 시절 김 대표는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에 나섰다. 무상급식이라 하면 당시 빨갱이들, 사회주의자들이라는 비난이 따랐다고 전했다. 진보정당에서 하는 정책과 공약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여겼다는 것.

"대한민국은 분단구조잖아요. 분단구조를 지탱하는 힘은 냉전 논리고요. 생각이 다르면 차이를 존중해야 하는데, 탄압의 수단으로 써왔어요. 보수 기득권 세력은 냉전 논리를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게 가장 큰 문제에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 정치인으로서의 고충도 털어놨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 정치인의 출마를 가로막는 것 중 하나는 선거제도라고 꼬집었다. 비용 문제였다.

"청년이 출마하고 싶어도 돈 없으면 못 하죠.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려면 (기탁금 1500만 원을 포함해) 1억 정도 필요해요. 청년 중에 1억 가진 사람이 있나요?"

진보정당에서는 정치 후원금을 통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거대 자본을 가진 후보자들과 청년들이 똑같은 출발선에 서기 어렵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대변하기 위해서 출마할 수 있어야 하는데, 청년에게는 그 문턱이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라도 젊은 청년 후보들이 출마해야 해요. 촛불혁명을 이끌었던 세력이 등장해 이전의 청년 정책과는 다른 변화를 일으켜야 하죠."

총선에서 풀어나갈 숙제

김 대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청년 정치인으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버니 샌더스를 꼽았다. 버니 샌더스는 공립대학 무상 교육을 주장한 바 있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미국 대학 등록금이 청년들에게 걸림돌이 되자 제동을 건 것. 그러나 그는 올해 78세다. 과연 청년 정치인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나이만 젊다고 해서 청년을 대변하는 것은 협소한 주장이죠. 중요한 것은 시대정신입니다.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어떤 변화를 만들지 생각하는 사람이 청년 정치인이에요."

김 대표는 국회의 비례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2016년에 당선된 20대 국회 구성을 보면, 남성의원이 83%를 차지했고 평균연령은 55.5세였다.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문턱은 2030세대에게 턱없이 높다는 것. 그는 50대 남성에 치우친 국회 구성비 때문에 우리 사회에 소수가 아님에도 소수자 취급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토로한다.

정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하며 끝으로 그는 정당을 빵집에 비유했다.
 
"정말 좋아하는 빵집이 있으면 그곳에 가듯이 정당에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우리 정치는 빵집의 문턱을 넘어서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어요. 빵을 먹으면 안 될 것만 같은 분위기죠. 빵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만 빵집에 갈 수 있는 것처럼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빵 안 먹잖아요. 단팥빵이나 소보루빵이 맛있어서 먹지 원리를 알고 먹지는 않잖아요. 저도 소보루빵이 맛있어서, 민주노동당 정책이 좋아서 정치한 거예요. 당원 가입을 하면서 이 집만의 노하우를 알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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