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결의대회'에 참석한 문중원 조합원의 아버지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결의대회"에 참석한 문중원 조합원의 아버지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선진 경마를 위해 자비를 들여 호주, 영국, 일본으로 연수"를 다니며 "몸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그저 열심히만 했었는데 어느 때부턴가 다리, 허리, 목, 어디 성한 곳이 없어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아지던" 20대를 보낸 마흔한 살의 경마기수 문중원 조합원이 11월 29일 "앞이 보이질 않는 미래에 답답하고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일부 조교사들의 부당한 지시에 놀아나야만 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죽음의 경주를 멈추라"며 박경근, 이현준 두 마필관리사가 목숨으로 항거한 지 2년 만이다.

문중원 조합원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4일(수) 오후 4시 부산경남경마공원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주최로 열렸다.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부산 시민사회, 서울과 제주에서 온 문중원 조합원의 동료 기수들, 그리고 유가족이 함께 했다.

결의대회의 사회를 맡은 장성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조직국장은 "연이은 죽음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고인의 죽음에 대한 신속한 진상규명과 책임차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장례를 치를 수 없다"라고 전하며 "마사회와 마주, 조교사가 기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어 부정한 경마라도 거부할 수 없는 구조가 불러온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은 "박경근, 이현준을 보낸지 2년 만에 문중원을 보낸다. 마사회는 멀쩡한 사람도 죽어 나가는 곳"이라며 "사람을 기계처럼 취급하고 말 보다 귀하게 여기지 않는 마사회를 이대로 두면 이 자리에 있는 누군가 또 죽을 수도 있다"라면서 "죽음의 레이스를 멈추는 것이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다. 마사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외쳤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공기업 중 평균 연봉 1위인 마사회는 기수들과 마필관리사들의 죽음을 딛고 자신들의 배를 채운다"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결의대회에 함께 한 기수들을 향해 "고개 들고 한판 붙자. 41세 문중원이 죽었는데 이대로 있을건가? 주눅들지 말자"라면서 "끝까지 연대하고 알릴테니 고개 들고 당당히 싸워서 이 불합리한 구조를 반드시 바꾸자"라고 말했다.

문중원 조합원의 장인 오준식 선생은 "외손주는 아빠가 죽은 줄도 모르고 고장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아빠가 오면 고쳐줄 것'이라고 한다. 저희 유가족들은 여러분들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발언하며 오열했다.

경마 사이트인 '검빛 경마'에서도 문중원 조합원의 죽음을 애도했다. 문 조합원의 팬이라고 자신을 밝힌 김기범 씨는 "20만 경마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다시는 문중원님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두 눈 크게 뜨고 감시할테니 쓰레기 같은 마사회가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시라"라고 조사를 낭독했다.

결의대회 후 참가자들은 문중원 조합원의 숙소로 향했다. 동료 기수들이 문중원 조합원의 영정을 들고 앞장섰다. 문중원 조합원이 마지막으로 기거하던 숙소를 방문한 유가족들은 실신 지경에 이르러 부축을 받고 겨우 몸을 추슬렀다. 참가자들은 문 조합원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문중원 조합원이 2015년 조교사 먼허를 얻었으나 한국마사회의 불합리한 행태로 실질 조교사인 마사대부 일을 하지 못했으며 이에 대한 부당함을 누구보다 깊이 느끼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문중원 조합원의 시신은 김해시 갑을장유병원 장례식장 특실1호에 안치했으며 유가족들은 장례 등 일체의 사항을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에 위임했다.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유족의 뜻을 받들어 ▲ 죽음의 진상 규명, ▲ 재발 방지와 책임자 처벌, ▲ 마사회의 공식 사과, ▲ 자녀 등 유가족 위로 보상 등을 요구했다.

문중원 조합원은 특수고용 노동자였으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했고 조교사로 일하고자 했으나 한국마사회는 최근 2~3년간 민주노총 조합원을 조교사로 발탁하지 않았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2005년부터 2019년에 이르기까지 기수 4명과 마필관리사 3명 등 모두 7명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발언 중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발언 중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문중원 조합원의 동료 기수들이 문 조합원의 영정을 들고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문중원 조합원의 동료 기수들이 문 조합원의 영정을 들고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생전 문중원 조합원이 머물렀던 숙소로 가는 길
 생전 문중원 조합원이 머물렀던 숙소로 가는 길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문중원 조합원의 숙소 입구에서 오열하는 유가족들
 문중원 조합원의 숙소 입구에서 오열하는 유가족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문중원 조합원의 방에 걸린 액자. '상호일체'라 쓰여있다.
 문중원 조합원의 방에 걸린 액자. "상호일체"라 쓰여있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말을 껴안고 해맑게 웃는 문중원 조합원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말을 껴안고 해맑게 웃는 문중원 조합원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 이윤경

관련사진보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