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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이 전국 최초라며 지난 9월 30일부로 공포‧시행에 들어간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이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이라며 현직 이장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태안군이 기자회견을 열고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규칙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거센 질문 세례에 시달렸다. 전국 최초인 만큼 진통도 커 보인다.

특히, 태안군이 체계적인 선거운영을 위한 고육책으로 '이장 선거 운영 요령' 마련 계획도 밝히자 브리핑에 참석했던 일부 이장들은 "그렇다면 이장 선거 운영 요령이 마련될 때까지 즉시 규칙 시행을 중지하고 규칙을 완벽하게 보완해서 주민의견을 듣고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합, 단독후보, 겸직, 모곡제 등의 관행적인 문제점 보완했다는 태안군
 
논란의 이장임명규칙에 대한 브리핑 중인 맹천호 태안군 행정지원과장 태안군 행정지원과 맹천호 과장은 지난 2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올해 9월 30일 공포된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개정’ 사항의 추진 배경과 그간 제기된 사항에 대해 이장을 비롯한 군민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 논란의 이장임명규칙에 대한 브리핑 중인 맹천호 태안군 행정지원과장 태안군 행정지원과 맹천호 과장은 지난 2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올해 9월 30일 공포된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개정’ 사항의 추진 배경과 그간 제기된 사항에 대해 이장을 비롯한 군민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 태안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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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행정지원과 맹천호 과장은 2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올해 9월 30일 공포된 '태안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개정' 사항의 추진 배경과 그간 제기된 사항에 대해 이장을 비롯한 군민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이장 임명규칙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던 태안읍이장단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 소나기는 피해 보자는 계산이 담기지 않았나 의심의 눈총도 받았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맹천호 과장은 개정된 '이장임명에 관한 규칙'은 그간 이장 선거 시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던 소수 주민 추천임명과 사전조율(담합 등) 된 단독후보, 겸직, 모곡제 등의 문제점을 해결해 주민에게 봉사하는 이장을 투명하게 선출하도록 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추진됐다고 밝히면서 본지에 보도된 태안읍이장단 등 현직 이장들이 제기하는 의문에 대해 해명했다.

태안읍 이장단은 지난달 21일 정식 공문을 통해 ▲선거인명부 등 선거관리 규정이 없고 ▲300세대 이상, 이하의 마을에서 선거 시 벌어지는 사례를 들어 주민이 적은 마을이 투표자와 당선 득표수 많아야 하는 불합리성, 그리고 ▲투표요건 미충족시 행정관청의 재량권 남용 우려 ▲부실한 이장 임명 규칙으로 인해 주민들을 선거사범으로 만들 수도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맹 과장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선거인명부 작성 등 선거관리 규정과 관련해, 마을 자체 규약에 따라 운영돼왔으나 체계적인 선거운영을 위한 '이장 선거 운영 요령'을 마련해 각 읍·면과 개발위원회 등에 배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규정을 만드는 셈인데 아직 미완의 '이장 선거 운영 요령'이 논란의 '이장임명규칙'의 허점을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맹 과장은 또한, 읍·면장이 주민의견을 최대한 반영토록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81조(이장의 임명)에 '이장은 주민의 신망이 두터운 자 중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읍장·면장이 임명한다'라는 근거에 따라 읍·면장이 임명토록 되어 있으며, 지방자치법에서 지자체에 '주민의 신망이 두터운 자' 중에서 뽑도록 재량권을 부여했듯이, 군도 주민 의견을 '최대한' 들어 반영하려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방법을 특정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마을총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 읍·면장이 임명하도록 '이장 선거 운영 요령'에 명기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이어 마을 주민이 적은 곳이 마을 주민이 많은 곳보다 더 많은 투표와 찬성을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파트 밀집 등 대단위 마을에 대해 최소한의 주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차등을 두자는 이장단협의회와 부서장들의 의견에 따라 투표요건을 세분화한 것이며, 마을별 동일조건에서 규칙에 따른 투표 성립 요건을 적용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을간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복잡하고 비현실적인 이장임명규칙을 태안군이 왜 굳이 제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이장 직권 면직 사유 중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때'와 관련해서, 이 규정은 강제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으로 읍·면장이 판단해 형이 확정되기 전이나 후에 면직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으며, 다만, 향후 규칙 개정 시 형이 확정된 후에 직권 면직토록 문구를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개정 의지를 밝혔다.

맹천호 과장은 "개정된 이장 임명 규칙은 전국 최초의 이장 직선제 선출 규칙으로 주민들이 직접 이장 선출에 참여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태안군이 앞장서고자 만든 규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실행하는데 있어 이장님들의 우려와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규칙범위 내에서 '이장 선거 운영 요령'을 신속히 마련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 마을 현실에 맞게 운영해 군민들이 마을의 대표를 뽑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마을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맹 과장은 이어 "앞으로 개정된 규칙을 통해 운영하면서 발생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해 나가면서 앞으로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또한 더욱 심혈을 기울여 이장들의 처우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장선거가 주민투표냐 세대투표냐 질문에 '세대투표'라고 답한 맹 과장... 세대투표가 직선제? 의문 제기한 기자들
 
가득 들어찬 태안군청 브리핑룸 이장임명규칙에 대해 브리핑이 열린 이날 태안군청 브리핑룸에는 관심도를 반영하듯 태안군청 출입기자들은 물론 태안읍 이장, 행정지원과 공무원과 실과장들까지 방문했다.
▲ 가득 들어찬 태안군청 브리핑룸 이장임명규칙에 대해 브리핑이 열린 이날 태안군청 브리핑룸에는 관심도를 반영하듯 태안군청 출입기자들은 물론 태안읍 이장, 행정지원과 공무원과 실과장들까지 방문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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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 과장의 브리핑 이후 기자들의 거센 반박이 시작됐다.

먼저 그동안 '태안군 이장임명규칙'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해 온 본지는 '1인 후보자 등록시 임명절차는 까다로운 대신 2인 이상 출마로 경선시에는 선거요건을 규정해놓지 않아 일부 이장들 사이에서는 소위 바지 이장 후보를 내세워 경선하면 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이장임명규칙 제2조 3항을 정면 겨냥했다.

또한, '명분상 직선제라고 해놓고 투표인은 세대로 규정지어놨는데 세대원이 두명 이상인 곳은 세대 대표만 투표하라는 건에 이는 직접선거가 아닌 간접선거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맹 과장은 "태안군도 이렇게까지 규칙을 정할 필요가 없지만 많은 주민들이 찾아와서 이장 선거의 폐단에 대해 하소연하는 주민들이 있어 규칙을 만들게 됐고, 한꺼번에 다 해소할 수는 없다"면서 "그동안 마을에서 합의에 이를 때 세대별로 한 사람씩 나와서 의견을 줘 왔고, 또 그렇게 결정해왔다. 투표인은 마을별로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장선거가 '주민투표'냐 '세대투표'냐를 직접적으로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세대투표'라고 답한 맹 과장은 "편의상 세대원으로 한 것이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와 협의해서 투표시에 한 세대가 오느냐, (투표권자인) 19세 이상이 오느냐를 정하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세대투표의 경우에는 직선제가 아닌 간접선거로 태안군이 강조하는 '이장직선제'와는 거리가 멀어 직선제 용어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선거비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선제를 치르게 되면 선거공보물 발송, 선거사무 등에 선거비용이 발생하는데 태안군에서 지원할 용의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맹 과장은 "그동안 마을의 이장선거, 반장선거는 사실상 마을규약에 따라 자체적으로 해왔지만 직선제의 당위성이 생겨 규칙을 검토하게 된 것"이라면서 "현재 선거관리요령을 만들고 있는데, 예산이 수반된다면 반영하겠다. 다만 현재 여건에서는 규칙이 공포된 시점으로 문제점 발생시에는 개선해 나가면서 발전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태안군 내 187개 마을 중 137개 마을이 시행하고 있다는 모곡제, 일명 모조와 관련해 모금행위 금지조항을 규칙에 신설한 것과 관련해서는 "모곡행위는 행정안전부로부터 '금품수수금지 조항 신설과 이를 이통장 해촉사유에 포함하도록 개선' 권고를 받은 사항으로 주민갈등과 민원을 발생시키는 주민 합의 없는 수고비 형태의 금품 수수와 마을 발전기금 모금은 금지하고, 단, 경로행사·체육대회 등 주민화합을 위해 주민들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모금이 가능토록 예외규정을 마련해 제도의 유연성을 두었다"고 밝혔다.

브리핑 지켜 본 이장들, "'이장선거운영요령' 완벽하게 마련될 때까지 규칙 중지해야"

태안군의 설명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이 풀리지 않은 듯 이날 브리핑을 지켜본 태안읍이장단 소속 일부 이장들은 태안군이 현재 고심 중에 있다는 '이장선거 운영 요령'이 실제 이장선거 현장에서 잡음이 일지 않도록 완벽하게 마련될 때까지 현재 공포‧시행 중인 이장임명규칙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리핑을 관람한 태안읍이장단협의회의 한 이장은 "이장임명규칙이 개정‧시행될 때까지 일단 중단해야 하고, 특히 군이 만들고 있다는 '이장선거 운영 요령'이 실제로 선거가 잡음없이 가능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규칙 적용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감기약도 시뮬레이션, 임상실험을 거쳐 약을 파는데 태안군민 전체에 해당하는 규칙을 주먹구구로 탁상행정해서 군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게 올바른 공직자의 자세는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현재의 이장임명규칙은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다"라고 전제한 뒤 "완벽하게 준비해서 시행해도 시행착오가 생기는데 대충 준비해서 시행하는 것은 기강해이며,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일단 규칙 시행을 중지해놓고 다시 주민의견 수렴해서 완벽하게 제정되면 그 때 시행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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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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