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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의 숨결을 따라 성곽에 오르면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햇빛과 성 둘레의 들꽃이 반긴다.
 백제의 숨결을 따라 성곽에 오르면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햇빛과 성 둘레의 들꽃이 반긴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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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에 오르기 전 입구에서 올려다본 성곽은 마치 하늘에 맞닿아 있는 듯 보였다. 하늘길을 걷는 듯한 사람들의 상체가 성곽 저편에서 움직인다. 백제인들의 모습이 환영처럼 보이고 있다는 착각을 혼자 해본다. 이렇게 도심 가까이에서 역사 속의 길을 밟을 수 있는 곳, 공주는 아침 햇살에 빛나는 성곽길을 여행자에게 내어준다.  

성벽 아래의 비탈에 자잘한 풀꽃들이 피어있다. 찬 공기와 함께 걷기 적당하다. 더구나 백제인의 숨결이 서린 이야기가 있는 길이다. 백제시대 웅진으로 천도해 공주를 수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중심 산성이다.

공산성의 서쪽 출입구 금서루를 시작으로 오르는 길이 조봇한 게 옛길을 걷는 기분이 남다르다. 숨차게 오르니 성곽길엔 나무가 있고 숲길의 운치도 있고 바람도 불어준다. 또한 그 길에 조금만 올라도 발아래 공주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올 만큼 조망도 일품이다. 
 
 왕궁터는 백제의 영화를 그려볼 수 있는 곳이다. 그 옛날의 정경이 잔잔히  떠오르는 풍경이다.
 왕궁터는 백제의 영화를 그려볼 수 있는 곳이다. 그 옛날의 정경이 잔잔히 떠오르는 풍경이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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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봉우리를 연결하며 성벽을 쌓고 적을 침입에 맞서기 좋게 금강이 흐르는 곳, 방어력과 풍광을 동시에 해내는 성곽이다. 이제는 백제의 역사와 자연과 도심을 모두 함께 느끼며 능선을 따라 트레킹 할 수 있는 멋진 길이다. 
  
공주 공산성은 사적 제12호다. 성곽 안에 계곡을 포함하고 주변의 산세 지형을 이용해서 성벽을 두른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다. 그래서 성내에 수원(水源)이 풍부하다. 게다가 외부 노출을 방지해 주는 산성으로 이루어진 이점이 있다. 현재 동문과 서문 터가 남아있고 진남루(鎭南樓)·공북루(拱北樓)가 있고 방어시설도 몇 군데 남아 있다.
 
 성곽길 능선 따라 걷다보면 금강과 함께 공주 시내가 한 눈에 다 들어오는 풍경이 시원하다. 걷는 즐거움이 꽉 차오른다.
 성곽길 능선 따라 걷다보면 금강과 함께 공주 시내가 한 눈에 다 들어오는 풍경이 시원하다. 걷는 즐거움이 꽉 차오른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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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별다른 미사여구나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 없이 "와, 정말 좋아~" 하는 말이 절로 터져 나온다. 이렇게 품격있는 멋진 길을 이제야 알았다니. 걷다보면 오르막이 있다가 내리막 길이 나오기를 반복한다. 그리 가파르진 않다.

그 길을 걷는 이들을 비호하듯 서 있는 노란 깃발이 길 옆에서 줄을 잇는다. 백호기다. 송산리 6호 벽화의 사신도를 재현하여 서쪽을 상징한다는 의미다. 걷다가 간간히 쉼터가 기다려주고 그것들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적들이다. 그 풍경 앞에서 옛사람들의 땀과 지혜에 고맙지 않을 수가.
 
 절벽 아래 유유히 흐르는 금강은 당시 더할 나위없는 천연요새였다. 산과 강과 바람에 가슴이 탁 트인다.
 절벽 아래 유유히 흐르는 금강은 당시 더할 나위없는 천연요새였다. 산과 강과 바람에 가슴이 탁 트인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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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에 오르면 공주시와 함께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금강이 시원하게 시선을 잡는다. 금강에 놓인 다리는 충남 도청을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겨가는 대가로 이 금강철교를 만들게 되었다는 표지판이 있다. 지금 생각할 때 공주 사람들이라면 참 웃기고 어이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성곽길을 내려오면 널찍한 누각인 공북루가 기다린다. 그 앞으로 왕궁터로 추정하는 너른 터가 앞에 펼쳐진다. 마을 고갯길과 석빙고, 영은사 앞의 만하루와 연지, 임류각, 쌍수정, 주춧돌, 창고터, 연못터... 지나는 곳마다 친절한 안내판이 일깨우는 역사적 가치 덕분에 걸으며 공부한다.
 
 남아있던 나뭇잎이 다 떨어져 나가는 시절이다. 그것마저 아름답다.
 남아있던 나뭇잎이 다 떨어져 나가는 시절이다. 그것마저 아름답다.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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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 숲에 계절의 흐름이 넘실댄다. 걸으면서 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찬란한 백제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천혜의 요새인 성곽길을 걸어볼 수 있다니 더없는 행운이다.

지나치던 길에 잠깐 들르거나 무심히 스치던 공주였다. 운동선수 박찬호와 박세리가 살던 곳이라고 더 알려진 도시, 그곳에 공산성 능선 따라 부드러운 곡선 길이 무수한 세월 동안 거기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 속에 내가 들어갔던 날이다. 새삼 공주의 재발견이다.

덧붙이는 글 | 개인 커뮤니티에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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