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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면서 평생의 숙제라 불리는 몇 가지 일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을 숙제가 있으니 다름 아닌 '영어'이다. 매년 초 영어를 꼭 마스터하겠다는 결심을 하고서 서점에서 영어 관련 책을 사지만 오래지 않아 책에 먼지만 쌓이는 것이 현실이다. 공교육으로도, 사교육으로도 12년을 배워도 안 되는 것이 영어이다. 

그래도 사회에는 영어가 평생의 짐이 되지 않게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11월 20일, 강남 파고다 학원의 영어회화 대표 강사이자 밍글 영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하고 있는 김유현 강사를 만났다. 김유현 강사와의 인터뷰는 영어를 스스로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찰해볼 수 있는 좋은 질문들을 던져주었다. 다음은 김유현 강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김유현 강사는 영어 강사에 대해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김유현 강사는 영어 강사에 대해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 김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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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 소개를 먼저 부탁드린다.
"강남 파고다에서 인생영어 대표강사로 있고, '밍글'이라는 영어 커뮤니티와 '인생영어' 인스타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김유현이다."

- 어디서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 궁금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 따라서 홍콩으로 갔다. 홍콩에서 6년, 중국에서 4년 이렇게 10년을 해외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다가 미국의 일리노이 주립대에 진학해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 영어 강사를 언제부터 하게 되었는가? 이 일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본격적으로 한지는 6-7년 정도 된 것 같다. 컴퓨터 공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대학교에서 전공을 해보니까 머리가 좋은 분들이 너무 많고, 다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즐겨 하더라. 내가 그들만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즐겨 하지도 않아서 이 분야에서는 탑이 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즈음 내가 관심이 있고 할 수 있는 직업이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컴퓨터 공학, 포커 선수, 영어 강사, 이렇게 세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 포커 선수는 때를 놓치면 못할 것 같아서 (포커 선수를) 먼저 시작했고, 영어 강사는 한국에 들어와서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한 모든 일 중에서 제일 적성에 잘 맞아서 눌러 앉게 되었다. 세 직업 중에 제일 잘 맞고,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나는 그런 직업이다."

 - 강남의 유명한 어학원에서 일한다는 게 조금은 부담이 될 것 같다.
"그런 걱정은 한 번도 안 해봤다. (웃음)"

- 본인 강의의 장점은 무엇인가.
"우선 나라는 사람 자체가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하다. 그래서 원어민들만 분간할 수 있는 사소한 차이, 세분화된 뉘앙스 설명을 잘하는 것 같다. 진짜 안 쓰는 영어 말고 실제로 사용되는 영어를 더 잘 알지 않나 싶다."

- 강의를 하면서 분명히 고민이 드는 지점이 있었을 것 같다. 어떤 고민이 들었고 그때마다 어떤 준비를 했는가?
"이 직업은 콘텐츠나 강의 스타일, 가르치는 내용이 가만히 (변하지 않고) 있으면 안 된다. 새로 개발을 해 나가야 하고, 강의 퀄리티를 유지하려면 자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학생들의 니즈도 계속 바뀌게 때문에 학생들의 추가적인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항상 하는 고민이다. 

하도 오래 하다 보면 테이프 재생하는 것처럼 (강의가) 입에서 나올 수가 있다. 학생들도 그냥 영혼 없이 하는 강의인지 정말 열정적인 강의인지 금방 느낀다. 조금만 신경을 안 쓰면 영혼 없는 강의가 되기 때문에 그 면에서 제일 노력을 많이 한다. 

요즘 하는 고민은 최근에 운영하기 시작한 '밍글' 영어 커뮤니티가 아직 완전 초창기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잡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영어라는 분야는 똑같지만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다르고, 많이 보편적으로 찾을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다른 영어 교육과) 차별화를 할지, 어떤 방향으로 이어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김유현 강사는 모르는 단어는 없는데 해석이 안 되는 현상을 두고 '단어의 여러 가지 뜻을 다 따로따로 알아야 되는데 한 가지 뜻만 대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유현 강사는 모르는 단어는 없는데 해석이 안 되는 현상을 두고 "단어의 여러 가지 뜻을 다 따로따로 알아야 되는데 한 가지 뜻만 대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김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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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교육은 많은데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어려워한다.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새로운 영어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쓸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내 강의를 듣고 영어가 늘었다고 말하곤 하는데 사실 영어가 늘었다기보다는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던 걸 다듬어주고 사용 못 했던 거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영어라는 언어는 800에서 1000단어 정도의 기본적인 단어만 알고 있으면 유창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초중고 과정을 거친 사람들은 이미 그 단어들을 다 알고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의 활용법을 알아야 한다. 보통 영어 책을 다 사다 놓고 가지고 있는 책은 읽지 않고 계속 책만 사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책을 구입하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책부터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본적인 회로가 잡혀 있으면 새로운 지식이 와도 정리가 되는데, 다 널브러져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게 들어오면 어디에 놓아도 난장판이 된다. 집이 어질러져 있으면 새로운 물건을 어디에 놓아도 어질러져 있는 상태가 되는 것과 똑같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부터 먼저 정리를 하고 정리 정돈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지식이 들어와야 한다.

시험 영어는 회화가 아니라 기술이다. 영어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점수를 위해서 하는 거다. 보통 시험 점수를 빨리 따기를 원하면서 실력도 늘기를 원하지만 별개의 문제이다. 컴퓨터를 조립할 줄 안다고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건 아닌 것과 비슷하다."

- 많은 사람들이 회화 공부를 미드나 영화로 하는데 금방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통 미드를 공부할 때 사람들이 단어 위주로 공부한다. 따라 읽고 섀도잉(shadowing) 하고 단어 표현 배우는 것에서 그친다. 단어를 일대일 매칭을 해서 그 단어 하나만 가지고 뜻을 대입하는데, 영어는 덩어리 위주의 언어라 단어 하나 가지고는 쓸 수가 없다. 

모르는 단어는 없는데 해석이 안 되는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단어 자체의 뜻을 몰라서가 아니라 원래 그 단어가 뜻이 여러 가지이고, 다른 단어와 덩어리로 조합이 되는 순간 내가 알고 있는 뜻과 다른 뜻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여러 가지 뜻을 다 따로따로 알아야 되는데 한 가지 뜻만 대입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일 것이다.

미드나 영화를 공부할 때 뭘 해야 하고, 어느 것을 중점적으로 봐야 될지 모르는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영어가 덩어리 언어라고 했는데 덩어리 중에서도 어디가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이고, 어디가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부분인지 알아야 한다. 원어민들은 문장에 단어가 다 안 들려도 앞뒤 단어가 자동완성된다. 단어가 다 들려야 손을 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말할 때도 원어민들은 덩어리 두 개를 조합해서 얘기를 하는데 단어 10개를 조합해서 얘기를 하면 생각도 안 나고 효율이 떨어진다. 뭘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하고 알아야 할지가 (미드, 영화 공부에서) 중요하다."

- 회화 공부를 논할 때 꼭 나오는 얘기 중의 하나가 문법 공부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문법도 비슷하다. 보통 문법을 방정식과 같은 공식으로 외운다. 하지만 문법도 결국에는 다 표현이고 의미가 있는 말이다. 예를 들어, '요즘'이라는 표현을 영어로 떠올리라고 하면 'these days'를 가장 먼저 떠올릴 텐데, 이때 'have been'이라는 문법을 떠올려야 하는 것이다. 다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인데 표현으로 인식을 안 하고 방정식처럼 인식하기 때문에 못 쓴다. 잘못 배운 문법도 아주 많다. 문법도 덩어리로 이루어진 하나의 표현이기 때문에 표현 배우듯이 접근을 해야 한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든 못하는 사람이든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밍글 커뮤니티의 목적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든 못하는 사람이든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밍글 커뮤니티의 목적이다.
ⓒ 밍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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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직접 운영을 하고 있는 '밍글'이라는 영어 커뮤니티가 어떤 커뮤니티인지 궁금하다.
"요즘 트레바리나 문토와 같은 소셜 클럽들이 인기가 있지 않나. 그러한 문화와 영어라는 공통 주제를 접목시킨 커뮤니티이다. 보통 영어 교육들은 레벨을 나눈다. 하지만 밍글에서는 영어 레벨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 우리가 배낭여행을 가면 호스텔에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들의 영어 레벨이 다 다르다. 그렇지만 같이 1-2주 놀러 다니면 충분히 의사소통이 된다. 그런 것처럼 영어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같이 모여 있을 때도 충분히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는 영어의 10퍼센트도 못 쓰고 있다. 새로운 걸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고 있는 걸 다 활용하는 게 중요한데, 알고 있는 건 늘어나는데 사용을 못 하고 있는 게 문제다. 잘하는 사람이든 못하는 사람이든 자기가 알고 있는 걸 최대한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밍글 커뮤니티의 목적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나?
"모임 일주일 전에 주제가 나간다. 그 주제가 어떤 기사일 수도 있고, 영상이나 영화일 수도 있다. 주제를 미리 읽어 보면서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서 가져와야 한다. 자기 생각을 정리할 때는 영어로 최대한 많이 하는데 못 하는 부분은 한국어로 써도 된다. 

그렇게 자기 생각을 미리 정리해와서 24명 맥시멈(maximum) 인원으로 4명씩 랜덤으로 조를 나눈다. 조가 나눠지면 흩어져 있는 각 조의 공간으로 가서 준비해온 질문과 생각을 가지고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토론한다. 

모임에서 제일 강조하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사람들이 오니까 그 사람들의 시야가 담긴 생각을 들을 수 있다. 일종의 네트워킹 효과다. 또 원어민 강사를 포함한 전문 강사들이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경우에 바로잡아 준다. 그렇게 30분마다 로테이션을 돌면서 새로운 4명이랑 이야기를 한다. 

마지막에는 그날 나왔던 표현들을 기록을 해뒀다가 모임이 끝난 다음에 단톡방으로 정리된 표현들이 올라간다. 개개인별로 1 대 1 피드백도 나간다. '이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신경 써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문 강사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받아 간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정형화된 커리큘럼과 전문 강사들의 가이드에 따라 진행된다.

대외적인 액티비티(activity)도 있다. 다 같이 파티를 열고 먹고 놀면서 이때까지 배웠던 표현을 가지고 게임을 하는 '밍글 나이트', 동아리를 기획을 해서 배운 표현들을 가지고 표현집을 만든다든지 원서 독해나 미드/영화를 공부하는 동아리를 만든다든지 해서 가이드를 받으면서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멤버스 클럽' 같은 것도 있다.

한국이지만 커뮤니티 안에서 멤버들이 영어로 하고 싶은 것이 모두 해결될 수 있게 하고, 멤버들끼리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분위기이다. 그 와중에 커리큘럼은 짜여 있고, 전문 강사들이 가이드를 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직 여러 가지 많은 아이디어를 놓고 어느 것이 좋은지 따져보고 있어서 계속해서 발전해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 영어 강사란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는가? 강사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스킬이 필요한 직업인 것 같다. 영어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기 때문에 서비스직의 면모도 있고, 학생들을 관리하는 매니저 역할도 해야 한다. 강의를 들어가서는 기본적으로 영어 지식을 잘 전달하고, 잘 가르쳐야 한다. 그게 제일 크다. 또 학생들이 배우기 싫어하는 걸 가르치면 안 되니까 학생들의 니즈(needs) 파악도 필요하다. 재미없어도 안 되기 때문에 엔터테이너의 면도 있어야 한다. 여러모로 다재다능해야 하는 것 같다.

다양한 스킬을 요구하는 직업이라 안일해지는 순간 잊혀진다고 생각을 한다. 시장도 빨리 변하기 때문에 계속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개인 사업자인 셈이다. 'Stay on your toes'라는 말이 있다. 긴장을 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복서들을 보면 가만히 서 있지 않고 발재간을 계속한다. 축구의 골키퍼들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대응할 수 있게 발끝으로 서 있다. 그들처럼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본인의 인생에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타성에 젖지 않는 것이다. 가족이든 일이든 안일한 순간 멀어지게 되고, 뒤처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기가 원하는 (삶의) 결과가 안 나온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화가 형인 종범이 형이 말하는 '참치형 인간'이라는 것이 있다. 참치가 덩치가 크다 보니까 헤엄을 멈추는 순간 가라앉아서 항상 헤엄치고 움직인다고 한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타성에 젖는 순간 가족도 서운함을 느낄 수 있고, 인간관계도 당연시 여기게 되고, 일에서도 뒤처지는 것 같다. 지금의 현 상태를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패치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대한민국 영어 판에서 중요한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 영어라는 언어가 대한민국 영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다들 평생 숙제라고 한다. 그 숙제에 대한 패치가 되는 콘텐츠를 찾아내서 모든 사람들의 평생의 숙제가 어느 정도 끝날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다. 분명히 뭔가 방법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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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가 너무 좋아서, 뭐라도 기여하고 싶어서 글 쓰는 저널리스트(journalis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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