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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졸업>의 박주환 감독이 지난 3월 정대화 총장에게 발전기금 300만원을 내고 있다.
 영화<졸업>의 박주환 감독이 지난 3월 정대화 총장에게 발전기금 300만원을 내고 있다.
ⓒ 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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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돈이 없어서 못 해왔던 영화 마무리 작업인 '색 보정'하는 데 쓰려던 돈이었거든요."

그는 자신이 받은 상금 가운데 300만원을 떼어내 상지대학교에 기부했다. 카메라 하나와 텅 빈 주머니를 지닌 몸 하나로 영화를 만들어온 10년 세월이었다. 그러던 그가 영화 <졸업>덕분에 받은 상금 가운데 일부를 올해 3월 기부한 것이다.

정대화 총장 "나는 '돈 내지 말라'고 했는데, 마음이 짠했다"

"비리사학재단을 쫓아내고 세운 민주대학의 재정 형편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나에겐 이렇게 큰돈 생기기도 쉽지 않으니까 발전기금을 냈어요."
 

'사학비리 종합선물세트라'는 상지대. 이 학교에 복귀 복마전을 펼친 비리재단과 10년 동안 싸워오며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졸업>을 지난 7일에 개봉한 박주환 감독 이야기다. 이 영화는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 장편상과 함께 상금을 받았다.

박 감독은 26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제가 상지대에서 영화를 찍었으니까, 영화 덕분에 번 돈을 상지대에 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지대를 여전히 비리재단이 운영했다면 학교에 발전기금을 내지 않고 비리재단 반대 모임에 투쟁자금을 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 상지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 감독. 이 시절 그는 사학 비리의 핵심 김문기를 비롯한 '구재단'의 복귀 시도에 삭발과 단식 투쟁으로 맞섰다. 이런 투쟁이 결국 오랜 기간 이어졌고 민주 상지대 탄생의 밑거름이 되었다.

박 감독은 2013년 2월 상지대를 졸업했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이 대학을 떠나지 않았다. 비리재단 복귀를 막고 민주대학을 만드는 데 청춘을 바쳐온 것이다. '상지대 민주화 투쟁'을 담기 위한 카메라를 들고서다.

박근혜 정권의 탄핵은 상지대에도 '민주화의 봄'을 불러왔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직선 총장을 뽑았는데 바로 '비리재단 저지 투쟁의 상징 교수'인 정대화 총장이다. 
 
 영화<졸업>의 한 장면.
 영화<졸업>의 한 장면.
ⓒ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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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장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나는 사실 박 감독에게 발전기금을 내지 말라고 했다"면서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 대학을 홍보했으니 오히려 우리가 돈을 대줘야 하는데 한 푼도 보태주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 300만원을 받아들면서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민주대학' 건설에 젊음을 바친 박 감독의 기부는 나비 효과를 나타냈다. 다음은 정 총장의 설명이다.

"민주대학을 안정시켜야 되겠다는 마음은 박 감독이나 우리대학 구성원이나 다 동병상련이었다. 총학생회도 600만 원을 기부했고, 퇴직하는 교수님들도 십시일반 돈을 보태고 있다. 올해 학내 구성원이 낸 발전기금만 해도 5억 원에 이른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한 기업은 '이름을 절대 밝히지 말아 달라'면서 1억 원 기부를 약속했다고 한다. 다음은 이 대학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의 전언이다.

"'비리재단을 몰아낸 민주대학이며 지방대인 상지대에 기부해 달라. 서울 주요 대학에 기부하는 것보다 더 큰 응원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들은 한 기업이 1억 기부를 약속했다."

상지대 민주화 투쟁 전사들, 이젠 '기부 이어달리기'

안 소장은 "10년간 민주대학 건설을 위해 싸운 학생의 소중한 기부 소식을 듣고 나도 1000만 원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대학 겸임교수를 하며 받은 월 100만 원 안팎의 돈을 모았다가 발전기금으로 낸 것이다.

안 소장도 2008년쯤부터 '상지대 지키기 긴급행동' 운영위원을 맡아 10여 년 동안 활동해왔다. 비리사학을 몰아내기 위해 10년 세월을 바친 이들이 이젠 민주대학이 된 상지대를 위해 다시 '기부 이어달리기'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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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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