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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4일 대덕에너지카페에 주민 네명이 모였다.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말하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대덕에너지카페에 주민 네명이 모였다.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말하고 있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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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은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여긴 우리 인식에 균열이 생긴다면 어떨까. 지난 10월 24일, 대덕에너지카페에서 '전문가 대담'이 아닌, '주민 대담'이 열렸다. 대덕구 주민 4명이 모여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말하는 자리가 열린 것.

이번 대담은 주민에너지자치를 위한 '대덕구 태양광에너지 주민 수용성 조사' 중 일부 내용으로, 대덕구·대전충남녹색연합·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재생에너지 지역확산을 위한 민간단체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대덕구 태양광에너지 주민 수용성' 포럼은 오는 27일 오후 4시 대덕구청 중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민으로서의 경험을 서로 말하는 자리

"안녕하세요. 저는 세 자녀를 둔 이재형이라고 합니다. 법2동에 살고 있고요."
"선비마을아파트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김명은입니다."
"비래동에서 왔고요. 저도 아이가 둘이고, 이유리라고 합니다."
"저는 초등학생 하나를 둔 가정주부 김명애입니다. 법동에 삽니다."


이날 모인 이들의 공통점은 '대덕구에 거주하는 것' 이외에 더 있다. 자녀를 기르고 있고, 여성이라는 점이다.

이번 조사를 공동주관하는 커뮤니케이션협동조합 살림 이무열 대표는 "일반적 분포를 보았을 때 아이를 기르는 부모의 경우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또한 가정생활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남성보다 여성의 결정권이 더욱 강하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 대담은 지역 재생에너지 정책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모은 '전략 그룹 인터뷰(FGI: Focus Group Interview)'다.

살림 이무열 대표는 "대덕구 재생에너지자치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주민이 재생에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아야 한다"며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터뷰는 태양광에너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형태의 지원이 생겼으면 좋겠는지 등을 묻고 답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즉,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주민이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것을 발화하는 자리다.
  
태양광에너지 '가짜 뉴스' 대신 '진짜 경험'을

김명은, 김명애, 이유리, 이재영씨는 태양광발전패널을 직접 설치한 사례는 아니다. 다만 동네 아파트 베란다나 마트 옥상, 지인의 주택 등에 설치된 것을 본 정도라 답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태양광패널이 전기요금을 실제로 얼마나 절약해주는지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반면 태양광패널을 설치했을 때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와 무관할 만큼 안전한지 잘 모르기 때문에 태양광패널 설치가 망설여진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어 안전성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확실한 '정보'를 얻게 된다면 설치할 것이라는 의견 또한 덧붙였다.

이들은 입을 모아 '홍보의 중요성'을 말했다.
 
"홍보와 교육이 같이 이뤄져야 해요. 관심이 있어도 제대로 모르니까요. 태양광에너지 자체에 대해서, 태양광을 설치하면 어떤 게 좋은지를 알리는 교육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알고 싶다'는 목소리, 제대로 된 정보를 '알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였다. 특히 김명애씨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교육을 하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전해진다"며 "대덕구가 전체적으로 학교 교육에 힘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주민들은 태양광에너지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알기를 바라고 있었다.
 주민들은 태양광에너지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알기를 바라고 있었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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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씨.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에너지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영 씨.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에너지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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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씨 또한 "대덕구 에너지정책이 기존의 여타 정책과 차별화되어 수립되는 것도 기대해본다"며 "현실적으로 정책이 일반 주민의 삶에 와 닿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세웠으면 좋겠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덕구에너지지원센터가 설립된다면, 관이 뒷받침하고 민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민과 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날 주민들이 발화한 목소리는 '대덕구 주민수용성 조사' 보고서와 내년 수립되는 지역에너지계획의 기초자료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한 살림 이무열 대표는 "홍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행정에서는 '우리도 하고 있다'고 보통 답한다"며 "의례적으로 정보를 노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홍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실마리는 수용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입소문은 태양광에너지에 대해 경험하지 않은 이들에게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에 '태양광에너지를 어떻게 경험하도록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와의 연관성이 생기는 게 중요하다"면서 "TV 등 대중매체에서 말하는 것보다 본인 주변에서 지인이 재생에너지를 경험한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태양광패널을 설치한 이들이 수용자이자 활동가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태그:#에너지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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