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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구 군청사
 당진 구 군청사
ⓒ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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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도시발전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한 원도심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원도심은 그 도시의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구 군청사는 당진 원도심의 중심으로서, 건물 이상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해방되면서 신축된 구 군청사"

1914년 이후 첫 청사가 지어진 이후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켜온 구 군청사는 지난 1971년 대지 7160㎡에 1985㎡ 규모로 지하1층 지상3층의 본관이 신축됐다. 1995년에는 1011㎡ 규모의 지하1층 지상3층의 제2별관, 1996년에는 3037㎡ 규모의 지하1층 지상4층의 제1별관 등의 건물이 지어졌다.

원도심 일원에서 거주해온 이홍근 충청남도의정회장은 "어릴 적에도 구 군청사가 일제식 건물로 자리하고 있었다"며 "해방되면서 40~50년 전에 재건축이 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 군청사는 당진시의 모체"라며 "당진 원도심 발전의 상징적 건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인화 당진문학관장에 따르면 고려말 공민왕 때 해안을 통해 8번의 외세 침략이 있었을 당시, 방어수단으로 세종 1427년에 당진읍성이 건립됐다. 행정과 군사의 요충지였던 당진읍성은 당진천변 서벽과 북벽, 당진중앙1로, 당진농협 건물 뒤를 둘러싸 둘레가 약 900m로 파악된다. 이 관장은 "구 군청사는 읍성 내 에 지어진 곳으로, 당진 네트워크의 시작인 곳"이라면서 "구 군청사와 원도심은 당진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엇갈리는 의견

한편 구 군청사가 위치한 당진1동은 지난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4년 동안 총 3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주민커뮤니티 거점 조성 △시민문화예술촌 조성 △도심광장 및 거점주차장 조성 △세대융합지원센터 조성 △청년 공유주거 공간 조성 △주택지 골목정비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원도심에는 넓은 광장과 주차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구 군청사의 본관동을 철거해, 지하에는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에는 광장을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계속해서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충완 당진1동 도시재생추진협의체 위원장은 "구 군청사는 노후화로 안전진단에 낮은 등급을 받았기에 철거하는 것이 맞다"며 "또한 구 군청사 본관동을 보존하려면 관련된 예산을 모두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본관동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인들과 주민들은 구 군청사를 보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진1동 주민들은 호소문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의 당위성 검토 필요 △주민의견이 배제 △역사성이 고려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건의했다.

주민들은 "구 군청사는 옛날 통일신라부터 현청 자리로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정부 수립 이후 100여 년이 넘도록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곳"이라며 "군청사는 도시의 형성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행정의 산실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터전으로서 그 역할을 담당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구 군청사 본관동을 리모델링해 당진시의 제2의 행정타운으로 활용하는 등 원도심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보존의 가치 따져야"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도시재생 측면에서 철거와 보존 중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재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정우 목원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 도시재생이 일정 부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기존의 것들을 재검토한다거나 혹은 계획을 무조건 고집하는 것 또한 현명한 것이 아니다"라며 "주민이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을 재논의해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계획을 부분적으로 수정·보완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인천아트플랫폼을 총괄 관리·감독했던 이현식 현 한국근대문학관장은 "건축사적, 문화적으로 보존의 가치가 있고 시대를 환기시킬 수 있는 정체성이 있는 건물인지에 대한 지역민들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더불어 공간의 기능을 어떻게 잘 살려 활용할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인내와 존중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한 데로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이는 글 | 당진시대 김예나 기자


태그:#당진, #당진도시재생, #당진구구청사, #도시재생뉴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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