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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수) 오후 5시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124호에 70여 명의 외부인들이 모여들었다. 11월 모의고사를 끝내고 온 고등학생, 학교 수업과 업무를 마치고 달려온 초중등 교사, 그리고 대전지역 교육단체 관계자 및 학부모들이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까닭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위원장 권정오, 아래 전교조)이 전국 17개 시·도지부에서 실시하는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행사는 경기, 경북, 충남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진행했는데, 특히 전교조 대전지부로서는 교육의 3주체인 학생·학부모·교사가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교육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최초의 자리라는 점에서 특별히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촉박한 준비 일정 및 현재 전교조가 법외 노조인 관계로 교육의 또 한 주체인 교육청과 함께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0만 교원실태 조사 결과를 정성홍 전교조 사무처장이 발표했다.
 10만 교원실태 조사 결과를 정성홍 전교조 사무처장이 발표했다.
ⓒ 전교조 대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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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9월 23일부터 11월 16일까지 10만 교원 실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를 정성홍 전교조 사무처장이 발표했다.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우선적 해결과제(2개 선택)에 대해 교사들은 1순위로 행정 업무 교육지원청 이관으로 교육 활동 보장(61.8%), 2순위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대책 수립(40.7%)을 꼽았다. 특히 대전지역 교사 70%가 행정업무 교육지원청 이관을 지목하여, 타 시도에 비해 과도한 행정업무로 인해 본연의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교육에 집중하기 위하여 국가가 해결해야 할 것(2개 선택)에 대해서는 1순위로 성과급, 교원평가 등 경쟁교육 철폐(47.6%) 2순위로 교사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관련법 제정(45.9%)이 꼽혔다. 대전지역의 경우 53.7%의 교사가 교육권을 보장하는 관련법 제정을 선택해서 타 시도와 차이를 보였다. 이는 전국 10년 미만 경력 교사들 53.4%가 1순위로 선택한 것과 같아 대전지역 교사들이 타 시도에 비해 교육권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교실에서 교육활동을 하는데 가장 힘든 점으로 유치원, 특수학교에서는 과중한 행정 업무를 꼽은 반면, 고등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의 평균적 비율에 대해 고등학교 교사 94.6%가 그런 경우가 많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어 여전히 학생의 수업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문제임이 확인되었다.

초등교사와 경력 5~10년 미만의 교사들 55%가 최근 2년간 교육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경험으로 학부모의 상습적 민원, 폭언, 폭행을 꼽았으며, 실제 70%의 초등교사가 최근 2년간 부당하다고 생각된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중학교 교사 56.9%는 학생의 폭언, 폭행을 더 큰 문제라고 응답해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정성홍 전교조 사무처장은 교사들이 학교 현장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정책으로 꼽은 성과급과 교원평가 폐지에 각각 19년, 14년째 전교조가 투쟁하고 있지만 아직도 교육부와 교육청은 경쟁교육에 매달리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와 교육청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의 3 주체가 직접 바라는 학교를 상상하며 열정과 능력과 노력을 통해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서 이주헌(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이 나서 현재 학교는 점차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인 학교'가 아닌 '공동체 학교'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학생, 교사가 목소리를 내어 소통하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학생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며 다문화, 장애인, 농어촌, 유학생 등 각자 조건이 다른 학생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학교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신혜정(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대전 학부모회)씨가 형식적인 학교운영위원회, 전교어린이회가 아닌 실질적인 학교 운영 주체로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학교 운영위원 연수를 실질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운영위원회 전 안건에 대해 학생 대표들의 의견 청취가 필요하며, 전교어린이회 선거 과정 자체를 통해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하며, 학생회 결정 사항에 대해 실질적으로 힘을 실어주어 학생들이 주체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 3주체들이 모여 '교육 가능한 학교 만들기'를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 3주체들이 모여 "교육 가능한 학교 만들기"를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
ⓒ 전교조 대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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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학생, 학부모 대표의 발제에 이어 모둠별 토론이 진행되었다. 각 모둠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고루 섞어 서로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교육문제를 자유롭게 토의하는 과정에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유학기제가 형식에 그치는 경우도 많고, 진로 고민의 수준에도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으므로 자유학기제를 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그 내용도 진로탐색에 실질적인 도움을 되는 내용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제시되었다.

또한 학생들이 교과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하며, 경기도와 울산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9시 등교 확대, 학급당 학생 수 10명으로 감축, 국립대학 네트워크화를 통해 대학 서열 철폐, 청소년 기본소득 지급 등 다양한 정책적 대안이 나왔다.
  
 학생들이 교과를 선택 기회 확대, 9시 등교, 학급당 학생 수 10명으로 감축, 국립대학 네트워크화를 통해 대학 서열 철폐 등 다양한 정책적 대안이 제시되었다.
 학생들이 교과를 선택 기회 확대, 9시 등교, 학급당 학생 수 10명으로 감축, 국립대학 네트워크화를 통해 대학 서열 철폐 등 다양한 정책적 대안이 제시되었다.
ⓒ 전교조 대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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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여한 신현숙(대전 학부모연대 대표)씨는"학생, 교사와 함께 교육문제를 논의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특히 교육 현실은 어둡지만 밝은 분위기에서 정책 대안을 이야기할 수 있어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사는 갑, 학생은 을이라고 느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학생의 고백이 인상적이었다"며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을 통해 평등한 학교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처음에 발표를 주저하던 참가 학생들이 점차 목소리를 내고, 논리 정연하게 발표하는 모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이런 기회를 더 많이 주고, 사회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많은 교육문제가 해결될 수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전교조 대전지부 이규연 수석 부지부장은"여기서 나온 정책들이 진짜 시행이 된다면 세 주체 모두 행복한 학교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9시 등교, 학생자치조례, 학생인권조례 등은 지금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이지 않을까 싶다."며 학령인구감소로 인한 대책은 학교와 학급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럴 때 학교가 교사와 학생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진정한 교육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행사가 교육 3 주체가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이런 자리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학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전에서 제시된 정책 대안은 다른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와 함께 향후 전교조가 교육부, 교육청과 정책 협의를 할 때 적극 반영할 계획이며, 2020년 총선 의제를 만드는 데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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