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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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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거기 빨래줄 좀 끊어봐."
"에고, 죽지도 못하면서 맨날 빨래줄 만 끊으래."


발달장애 자녀를 둔 엄마들이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웃는다. 그제야 그 말뜻을 이해했다. 힘들 때는 당장이라도 죽어야지 싶다가도 방긋방긋 웃는 아이를 보면 그런 마음도 눈 녹듯 사라진다고 했다. 갈 곳 부족한 발달장애인의 현주소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장애 당사자 못지않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바로 엄마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구 없이 꼼짝없이 얽매여 살아가는 삶

자녀들이 어렸을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역할은 보통 엄마들의 몫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누군가는 아이를 하루 종일 돌봐야 했고 그 역할은 엄마에게 떨어졌다. 맞벌이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고 점점 사회에서 멀어지고 고립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나마 주간보호센터에 아이를 맡기는 동안이라도 잠깐 숨을 돌릴 수 있는데 그마저도 받아주는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장애 자녀들을 매일 둘러업다 시피하며 키우다보니 또래 부모들보다 어깨, 무릎 등이 안 좋은 경우가 많고 우울감 등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기댈 곳은 눈치주지 않고, 안전하게, 단 몇 시간이라도 장애인들을 맡아 줄 주간보호센터다. 사설 주간보호센터가 있지만 비교적 돌봄이 가능한 장애인들 위주로 수용하고 있다 보니 공격성이 있는 등의 경우는 배제되는 일이 많다.

"꼼짝없이 얽매여 살아야 하는 게 참 힘들어요. 언제까지 이 생활이 이어질지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 있는데 우리 얘기를 들어주는 데도 없어요."

치료비에 병원비에 수입의 대부분을 쏟아 넣다보니 이들에게 노후대책은 먼 나라 이야기다. 남편의 퇴직 이후 대책은 깜깜한 실정이다. 당장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게 이들에게는 숙제였다.

"우스갯소리로 그래요. 우리 아이들은 걸어 다니는 빌딩이라고."

"월급 받아오면 쌀하고 김치 값 빼고는 다 아이 치료비로 썼죠."


대부분의 부모들은 '말이라도 제대로 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언어치료에 들인 돈이 상당하다고 했다. 게다가 물리치료비, 각종 수술비 등을 지출하느라 노후대책을 세울 수도 없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이들은 다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치매는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나서면서 왜 발달장애인들은 책임지지 않는 거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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