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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현실 '빵 터져버려!'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비정규직 현실에 대한 증언대회 '문재인호 3년, 노동존중 탈선 죽거나, 짤리거나, 속거나'가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현실 - 죽거나(산재사망), 짤리거나(해고), 속거나(사기)가 적힌 풍선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6월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비정규직 현실에 대한 증언대회 "문재인호 3년, 노동존중 탈선 죽거나, 짤리거나, 속거나"가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현실 - 죽거나(산재사망), 짤리거나(해고), 속거나(사기)가 적힌 풍선을 터뜨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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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년 24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일터의 현실을 수 십년 째 계속 겪어내고 있다. 더 이상 쏟아 낼 피 눈물이 없을 지경으로 분노와 절망이 가득한 현장에 오늘도 내일도 '아무일이 없기만을...' 기도하면서 출근을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퇴근을 한다. 

'도대체 왜?' '무엇을 어떻게 해야?'에 대해서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기업처벌강화''노동자 참여 확대'등 여러 과제가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재해 감소의 중요한 실질 대책 중의 하나가 지자체가 노동안전보건 사업에 나서는 것이고, 이를 구조적으로 제도화 하는 것이 지자체 노동안전보건조례 제정이다.

감독 미치지 않아 노동자 사고 위험 노출

첫째는 최소한의 기준인 산업안전보건법 준수가 현장에 정착되기 위해서 지자체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매년 노동부 감독 사업장의 90%가 법을 위반한다. 솜방망이 처벌과 함께 제기되는 것은 감독자체가 대상 사업장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감독관 증원으로 2018년 기준 산업안전감독관은 570명이 되었지만 1명의 감독관이 담당하는 사업장은 4500개이고 노동자는 3만3천 명에 달한다. 전체 사업장 중 단 1%만이 감독, 점검을 받는 현실에서 오로지 이윤만을 좇는 기업들은 '십 수년 회사 운영해도 한 번도 없었던 산업안전보건 감독을 위해 돈을 들여 안전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라는 확신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 2018년 기준 취업자는 583만7천 명이고 임금 노동자는 472만 명이다. 그러나 서울시 관할 지방 노동청의 산업안전감독관은 68명에 불과하다. 노동부 통계로도 2018년 서울시의 산업재해는 1만 4355명, 산재사망은 216명이다. 특히 산업재해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밀집 발생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장은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선임 의무가 제외되어 그야말로 완전 방치되어 있다. 산업안전공단에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지원 사업을 일부 하고 있지만 한정된 기금예산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다. 노동부 감독도 안전공단의 지원도 미치지 않는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사고와 직업병에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서울시에서도 구로 금천 등 각종 공단, 을지로 인쇄골목, 종로의 쥬얼리 가공, 동대문 등의 봉제, 성수동의 자동차 정비 등등 소규모 밀집 사업장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노동부는 포기하고 지자체는 방치해 왔다.

십 수년 동안 몇 년에 한 번씩 제기되고, 일부 사업이 진행되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해 왔던 현실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지자체가 적극적인 주체로 나서 지자체 내의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 장기적이고 연속적으로 진행되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개별 사업주가 하는 예방 의무로는 한계가 있어

둘째, 고용구조의 왜곡이 심화되면서 택배, 퀵 서비스, 대리운전, 보험 설계, 학습지 교사 노동자와 같은 특수고용, 플랫폼 고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산업안전보건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또한, 정형적인 고용형태인 가스, 전기 등의 검침과 점검, 우편배달, 가전 통신설치 등과 같이 고정 사업장이 아니라 이동하면서 노동하는 방문 서비스 노동이 증가하고 있으나 개별 사업주 차원에서의 예방 의무에 한계가 있는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특수고용과 이동노동이 결합되어 있는 택배, 퀵 서비스 노동자의 경우에는 35도,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도 잠시 쉴 휴게 공간조차 없다. 폭염에도 계속되는 업무량과 이용할 만한 화장실조차 제대로 없어 '아예 물도 마시지 못하고 일하며 땀을 쏟아내다가 실신하고 탈진에 쓰러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기후변화로 폭염은 재난안전관리 기본법상의 '재난'으로 명시되었다. 지자체 곳곳에 가림막(파라솔), 분수대, 스프링클러, 안개 분무 시설 설치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재난안전관리 기본법 자체가 노동자 안전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고, 수행 주체로서 지자체는 이동 노동자를 위한 접근성 있는 휴게시설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박하다. 왜곡된 고용형태와 이동노동으로 완전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건강권에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셋째, 지자체 스스로 사용자이며 발주처로서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지자체에는 공무원 노동자를 비롯하여 지자체가 직접 고용, 위탁 도급 고용을 한 노동자, 지자체 산하 출연기관의 노동자들이 있다.

지자체가 건설공사, 각종 서비스 용역을 발주하고 있고, 지자체의 의회는 교육청 예산에도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기간 지자체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해야 할 사용자로서의 의무는커녕, 산재발생 보고라는 기본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았다.

2017년 노동부의 법 해석으로 지자체의 현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의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준수하지 않아 민주일반연맹이 고발하기도 했다. 2020년부터 시행되는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용자로서 안전조치, 보건조치는 물론이고 지자체 현업 노동자에 대해 안전교육,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이 법적으로 강제된다.

그동안 적용제외 되었던 지자체의 원청 책임도 부여된다. 개정 산안법은 건설공사의 발주자로서의 책임도 전면 강제되고 이 조항은 당연히 지자체에도 적용된다. 지자체가 발주하는 건설공사에서도 공사계획, 설계, 시공하는 전 단계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반영하도록 의무가 부여된다. 또 폐기물 관리법 개정으로 환경미화 노동자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도 지자체에 부여된다.

한편으로는 각각의 법을 준수해야 하는 사용자로서의 의무 이행이기도 하지만, 법에 한정되어 있는 적용대상을 더욱 확대하고, 지자체의 특성에 맞는 적극적인 조치와 사업이 진행되도록 조례 제정이 담보되어야 한다.

넷째, 사업장의 안전은 노동자의 안전이자 시민의 안전이기도 하다. 불산 누출사고로 노동자 5명이 사망하고 재난지역 선포까지 이른 구미불산 누출사고뿐 아니라 무수한 화학물질 사고가 이를 증명해 왔다.

구의역 김군의 죽음에서도 스크린도어와 지하철 안전이 노동자의 안전이면서 시민의 안전문제였음이 밝혀졌다. 메르스 사태 때 병원 사업장, 버스 사업장이 제대로 관리 되지 못하면서 환자, 이용자 등 시민의 불안과 공포가 확산되었던 사실도 있다.

그동안 울산과 경남 웅상의 화학물질 관리사업, 광주의 남영전구 수은중독 조사 및 대응, 한화 토탈 사고 조사를 비롯하여 각종 사고에서 지자체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추진했던 경험과 사례도 있었다.

산재 다발 사업장에 대해 노동부가 영업정지 등을 지자체에 요청하는 제도가 법제화 되어 있어 집행되기도 하고, 서울 송파 등에서 놀이기구 안전 문제로 롯데월드가 영업정지가 된 바도 있었다.

그러나 조례 제정으로 제도화 되지 못하면서 사고 발생 이후에 노동,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왔다. 재발방지 대책도 몇 개월이 지나면 이행이 담보 없이 휴짓조각이 되어 똑같은 사고의 반복으로 이어져 왔다.

시민 안전 책임질 의무 있는 지자체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시민의 안전과 밀착되어 있는 노동자 안전은 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법으로만 해결되기 어렵다. 경기도 소재 사업장의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에서 노동부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경부는 즉시 보고대상에 이산화탄소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결국 지자체가 나서서 소방법 규정을 근거로 조사와 감독에 나섰다.

책임소재, 관할이 누구인가를 따지면서 사고조사도, 재발방지도 방치해 왔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의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는 지자체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조례제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특히, 영업허가 및 영업정지에 직접 권한을 갖고 있는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시는 '노동존중 특별시'를 주요한 정책과 사업 방향으로 하고 있다. 법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감정노동 보호조례'를 제정하여 지자체의 역할을 정립하고, 사업구조를 만들고 집행해 왔고, 이러한 출발이 전국의 지자체로 확대되기도 했다.

2018년에 서울 어사대를 발족하여 서울시 건설공사의 산안법 점검, 폭염 시 건설현장법 준수 감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안전 총괄실 구성으로 안전사업을 강화해 왔지만 노동자 안전과 건강 관련 직접 사업은 매우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을 받아왔다.

매년 2400명의 실질적인 산재 예방과 감소를 위해서 감독의 주체, 안전보건 사업의 주체인 노동자와 시민의 참여 확대를 포함하여 지자체 역할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서울시 역할이 대폭 강화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역할이 각종 기준과 가이드라인 작성 등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서울시의 임금 노동자를 넘어서서 580만 명이 넘는 취업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규정 마련과 지속적 직접 사업을 전개하도록 조례를 제정하고, 실질적 산재예방과 감소의 주체로 지자체의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최명선 기자는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 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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