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아쉬워하고 있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이 이틀 연속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프리미어12 준우승을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결승전 경기에서 1회에만 홈런 2방으로 3득점을 올리고도 일본에게 3-5로 역전패를 당했다. 1회 홈런 2방으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2회부터 9회까지 3안타 무득점의 빈타에 시달리며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과 대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한국은 김하성(키움 히어로즈)과 김현수(LG트윈스)의 1회 홈런포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2회부터 시작된 일본의 계투 작전에 말려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특히 믿었던 에이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3이닝 4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던 것이 뼈 아팠다. 하지만 한국은 1차 목표로 삼았던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면서 내년 올림픽 본선에서 일본에게 설욕할 기회를 남겨 뒀다. 

무너진 양현종, 오래 가지 못한 1회 홈런 2방의 기쁨

앞서 한국은 16일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8-10으로 패했다. 14개의 안타를 맞으며 10점을 허용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었지만 한국도 일본 투수진을 상대로 12안타 8득점을 기록하며 결승전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다. 이영하(두산 베어스)와 차우찬(LG), 조상우(키움) 등 불펜의 핵심 필승조를 아낀 것도 결승전을 앞둔 김경문 감독의 의도된 전략이었다.

한국은 예고한 대로 이번 대회 2경기에서 11.2이닝 17탈삼진 1실점 2승 평균자책점0.77을 기록하고 있는 에이스 양현종(KIA)이 결승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김경문 감독은 상황에 따라 대만전 선발이었던 김광현(SK 와이번스)까지 등판시킬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은 허경민(두산)이 8번 3루수, 김상수(삼성 라이온즈)가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15일 멕시코전과 거의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1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한국 김하성이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1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한국 김하성이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 15승 4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다승왕에 오른 아마구치 슌을 상대한 한국은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회 선두타자 이정후(키움)가 볼넷으로 출루한 한국은 2번 타자 김하성이 야마구치의 4구째를 잡아 당겨 좌측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한국은 2사 후에도 김현수가 우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1회부터 3-0으로 도망갔다.

결승전답게 일본도 곧바로 반격을 했다. 일본은 1회말 공격에서 사카모토 하야토의 볼넷과 스즈케 세이야의 2루타로 곧바로 한 점을 추격했다. 양현종은 2회에도 2사 후 아이자와 쓰바사의 볼넷과 기구치 료스케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고 2사 1,2루 위기에서 야마다 테츠토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순식간에 3-4로 역전을 허용했다. 일본은 2회부터 투수를 잠수함 다카하시 레이로 교체하며 일찌감치 계투 작전을 시작했다.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고전한 양현종의 투구 수는 무려 75개에 달했고 김경문 감독은 4회부터 마운드를 영건 우완 이영하(두산)로 교체했다. 한국은 5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상수가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이정후의 좌익수 플라이에 이어 김하성이 삼진을 당한 후 김상수가 1,2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리면서 다소 허무하게 이닝을 마감했다. 

슈퍼라운드와 결승 통해 드러난 한국과 일본 야구의 차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2회 말 투아웃 주자 1,2루 상황 한국 선발 투수 양현종이 일본 야마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고 허탈해 하고 있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2회 말 투아웃 주자 1,2루 상황 한국 선발 투수 양현종이 일본 야마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고 허탈해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회 3점을 선취한 후 곧바로 3-4로 역전을 당하면서 한국의 팀 분위기가 크게 다운됐지만 사실 6회까지 양 팀의 격차는 단 1점이었다. 언제든 장타 한 방이면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 수 있는 아주 작은 차이였다. 하지만 일본의 이바나 아츠노리 감독은 2회 다카하시 레이에 이어 4회 다구치 카즈토, 6회 나카가와 코타로 영리한 투수교체를 이어가며 한국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 나갔다. 

6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대등한 경기를 이어가던 한국은 7회 2사 후 조상우가 아사무라 히데토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하며 3-5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많은 국제대회에서 한국에게 짜릿한 역전의 기억을 안겨준 '약속의 8회'에서도 한국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구위에 막혀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결국 한국은 9회에 등판한 일본의 마무리 야마사키 아스아키를 공략하지 못하고 일본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7회말 1실점을 한 한국 투수 조상우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7회말 1실점을 한 한국 투수 조상우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5년 프리미어12 등 한국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일본의 정예 멤버들을 꺾었던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자주 승리를 거뒀다고 해서 한국 야구의 수준이 일본을 능가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이번 2019 프리미어12에서도 한국은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지만 적잖은 실력 차이를 실감하며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번 일본 대표팀에 마쓰자카 다이스케나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처럼 소위 '천재' 혹은 '괴물'로 불리는 슈퍼 에이스는 없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의 스타 선수들이 모인 일본 대표팀은 슈퍼라운드에서 미국에게만 덜미를 잡혔을 뿐 9경기에서 8승1패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2회 프리미어12 우승팀이 됐다. 준우승이라는 괜찮은 성적에도 일본전 연패로 아쉬움을 남긴 한국은 내년 도쿄 올림픽 본선을 기약하게 됐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2019 프리미어12 김경문호 일본 김하성 양현종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