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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충남 아산시 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는 '아산시 요양보호사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가 열렸다.
 지난 15일 충남 아산시 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는 "아산시 요양보호사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가 열렸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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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들이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요양보호사들은 주로 요양원과 병원 등의 시설과 가정 방문을 통한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5일 충남 아산시비정규직 지원센터(아래 센터)는 요양보호사의 노동실태 및 인식에 대한 설문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한 달간 이루어졌다. 아산지역 노인요양보호 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와 재가 요양보호사 174명이 설문 대상이다.

요양보호사들의 평균 급여는 180만 원으로 최저임금 수준보다 약간 높게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열악한 임금 외에도 요양보호사들은 여전히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74명의 응답자 중 여성요양보호사는 163명으로 94.2%를 차지했다. 여성 요양보호사가 많다보니 성희롱이나 성폭력에 노출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설문에 응답한 요양보호사의 18%(29)명은 '신체접촉과 같은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경함했다'고 응답했다. 이용자 가족이나 이용자에게 '모욕적이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36.9(58명)%에 달했다.

설문 조사결과를 발표한 김세진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원은 "성폭력이 18%에 달하는 것은 심각하다"며 "그만큼 성폭력이 빈번하게 이루어진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여성보호사는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 놓기도 했다.

"할아버지들이 와서 내 몸 냄새를 맡아보고. 이상하게 성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요. 어제 꿈에 할머니랑 잤다고 얘기하고, 피부를 만지고 싶어서 억지로 쓰러지는 시늉을 해요. 쇼하지 말고 일어나라고 하면 일어나요."

성희롱 당해도 참고 넘기는 경우 많아

문제는 요양보호사들이 이용자나 보호자들에게 성폭행이나 언어폭력을 당해도 제대로 대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폭행을 당해도 관련 기관에 문제 제기를 하기 보다는 오히려 참고 넘기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실제로 '요양기관에 문제 제기하고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는 48%(63명). '이용자 보호자에게 직접 시정을 요구'하는 경우는 10%(13명), '개인적으로 참고 넘긴다'는 의견도 20.8%(27)명이나 됐다. '건강보험 공간단에 신고'하는 경우는 아예 없었다.

이와 관련해 김세진 연구원은 "장기요양기관이 민간 영역에 맡겨져 있고, 비교적 쉽게 기관을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했다"며 "기관 간 이용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요양보호사가 이용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하더라도 적절한 보호조치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요양보호사들은 권리를 박탈당하고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 요양급여의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태그:#요양보호사 , #아산시 요양보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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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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