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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광주·경기·전북 등 4개 교육청이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을 진행하고 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교육감들이 학내 혐오표현 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광주·경기·전북 등 4개 교육청이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을 진행하고 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교육감들이 학내 혐오표현 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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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요즘 애들 정말 무서워, 어떻게 학생이 저런 말을 내뱉을 수 있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사용하는 혐오표현은 어른들에게 학습된 것입니다."(황지원 중학생)

아동인권 실태를 모니터링했던 한 중학생의 뼈아픈 지적에 인권위원장도 시·도 교육감들도 고개를 숙였다.

"학생들 혐오표현은 어른들에게 배운 것"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와 서울·광주·경기·전북 등 4개 교육청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현재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4개 교육청에서 동참해 이뤄진 것으로, 국가기관과 행정기관이 함께 혐오표현 대응을 선언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선언식에는 최영애 인권위원장을 비롯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등이 참석해 공동선언문을 함께 읽고, 저마다 혐오표현 대응 메시지를 적은 '인권 퍼즐'도 함께 맞췄다.

하지만 이날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학교 내 혐오표현 사례를 직접 발표한 학생들과 교사들이었다. 이 자리엔 그동안 아동인권 당사자 모니터링과 교내 혐오표현 근절 캠페인 등에 참여했던 학생과 교사들이 직접 참석했다.

아동인권 모니터링 단원인 황지원 학생은 "학생들에게 혐오표현 학습 대상은 바로 지금의 어른들"이라면서 "학생들이 혐오표현을 멈추게 하려면 현재 어른들부터 잘못된 편견과 인식을 바꾸고 혐오표현을 함께 지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혐오표현을 하는 이들 가운데는 또래 학생도 있었지만 교사나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황지원 학생은 "선생님은 '남자애가 왜 이렇게 수다를 떨어? 네가 여자니?'라며 수업 중에 성차별적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고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된다"고 밝혔다.

여자중학교에 다니는 김상희 학생도 "선생님들의 성차별은 아이들보다 심하다"면서 "초등학생은 남자는 축구, 여자는 피구가 당연히 받아들여져 여자가 축구한다고 하면 눈치를 주고, 무거운 물건은 남학생들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희 학생은 "고전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분들은 가끔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조해, 여학생이 반장, 부반장이 되면, '요즘 여자는 너무 나대, 이런 건 남자가 해야해'라고 하고 반론 제기하면 '장난이다, 요즘 이런 데 너무 예민해'라며 그냥 넘기고 성차별 의식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인권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며 교내 혐오표현 근절 캠페인을 진행했던 유지원 학생도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도 혐오표현 발화자가 되기도 한다"면서 "나도 수업시간에 '동성애는 반대하지 않지만 동성혼은 아닌 거 같다', 과학 시간에는 '여성과학자가 적은 건 여성이 끈기가 없어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인권위원장-교육감들 "어른들에게 배웠다? 뼈아픈 지적"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저마다 메시지를적은 인권 퍼즐을 맞추고 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저마다 메시지를적은 인권 퍼즐을 맞추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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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이 같은 지적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학생들의 발표를 듣고 마음이 참 무겁고 큰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우리 사회, 특히 교육현장인 학교에서 혐오와 차별, 배척이 있어서 마음이 아프고, 그 상처로 인해 앞으로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가꿔가는데 큰 어려움 겪는 학생들이 많다고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혐오표현 보도에서 가장 많이 적시된 주체가 교사와 남성이어서, 남성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환경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황지원 학생이 얘기한 양성평등 권리를 주장하고 살아갈 모든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가진 편견과 오해와 차별을 어떤 방법으로든 근절해야 하고, 교육 속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어른들 입에서 나오는 혐오표현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혐오표현으로 전이된 것"이라면서 "어른들한테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 속으로 '공부하세요'하고, 그런 어른이 더 가르치려고 하면 '너나 잘 하세요'라고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오늘 발표 가운데 뼈아프게 받아들인 건 '이거 다 누구한테 배운 거냐, 어른들에게 배운 거다', 이게 오늘 새겨들어야 하는 가장 의미 있는 지적이 아니었을까"라면서 "아직까지 젊은 친구들이 학교 현장의 성차별 표현을 토로하는 한국 사회를 언제까지 그냥 둘 거냐"라고 밝혔다.

"교내 혐오차별 불관용 원칙", 인권위-교육청 공동 캠페인도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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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과 교육감들은 이날 "최근 우리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혐오표현이 학교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교육공동체 모든 구성원들이 혐오표현에 시달리지 않고 혐오와 차별을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 교육공동체 내 혐오표현을 절대 용인할 없다는 불관용 원칙을 밝히는 한편 ▲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고 실천하는 자율규범 마련 ▲ 혐오표현에 대응하는 대항표현 교육과 인식개선 캠페인, 실태조사 등 혐오표현 예방 등에 공동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8월 만 15~17세 청소년 500명 대상으로 진행한 '혐오차별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혐오표현을 경험한 청소년이 68.3%였고, 혐오표현을 직접 사용한 적이 있는 청소년도 23.9%로 나타났다. 혐오표현을 경험한 대상은 친구가 54.8%로 가장 많았지만 학교 교사 17.1%, 학원 교사 9.5%, 학부모·가족 10.4% 등 어른들 비중도 적지 않았다. (관련기사: '남들도 쓰니까', '재미로'... 청소년 4명 중 1명 혐오표현 써 http://omn.kr/1knk7)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15일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에서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15일 서울 중구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식에서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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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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