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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노랗게 물들지 않은 초록 초록한 모습의 경주 운곡서원 은행나무
 아직은 노랗게 물들지 않은 초록 초록한 모습의 경주 운곡서원 은행나무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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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앞다투어 울긋불긋한 단풍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제 단풍 소리만 들어도 조금은 지겨운 느낌도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어찌하겠는가? 단풍이 서서히 남하를 시작해 지금 남녘에는 온통 울굿불굿한 단풍들이 오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어 소식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천년고도 경주도 예외가 아니다. 가는 곳마다 붉은색의 단풍들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런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또 다른 가을의 낭만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이 바로 경주에 있는 은행나무와 관련된 명소 3곳이다.
 
아직 초록초록한 '운곡서원 은행나무'


경주에서 은행나무하면 운곡서원 은행나무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360년 된 아름드리 고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란 잎의 자태가 사람들의 마음까지 훔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단풍으로 물든 경주 운곡서원에 딸린 유연정 모습
 단풍으로 물든 경주 운곡서원에 딸린 유연정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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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의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수백 명의 작가들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마치 여기가 유명 카메라를 판매하는 전시장 같은 느낌이 든다. 사진을 찍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라 또 하나의 사진 포인트이고 구경거리이다.

운곡서원은 1784년 안동 권씨의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운곡서원과 함께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45호로 지정된 유연정 그리고 은행나무가 한 몸이 되어 한적한 강동면 왕신리 마을을 일약 유명 마을로 만들어 버렸다.

기자가 찾은 13일 오후는 비가 올 것 같은 궂은 날씨였지만, 입구 주차장은 은행나무 고목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일찌감치 만원이었다. 경주 시가지 은행나무는 완전 노란색을 띄우고 있으나, 여기 운곡서원 은행나무는 아직 초록 초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판단컨대 다음 주쯤이면 은행나무가 노란 물감을 칠한 듯 초절정의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다.

운곡서원은 남녀노소 누구나 조용히 산책하며 걸어 다녀도 좋은 곳이다. 주변을 거닐다 바로 옆 분위기 있는 기와지붕 건물 안방에서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목을 적셔도 좋다. 아니면 주변 벤치에 앉아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을 바라보며 가을 정취를 즐겨도 좋다.

여기는 서원의 모습보다 서원의 기와지붕과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한 폭의 그림같이 환상의 조합을 이루는 아름다운 곳이다. 은행잎이 떨어지기 전도 좋고, 떨어진 후 은행잎이 쌓여 있는 모습도 보기 좋은 꼭 한번 들러야 할 경주의 가을 명소 중 한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사라길 79-13 (운곡서원)
주차료 및 입장료 : 없음


황금 들판과 함께하는 '통일전 은행나무 길'

통일전 은행나무 길은 이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어 가을만 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통일전 은행나무 길은 동남산 기슭에서 내려다보면 그 모습이 더 아름답다.
  
 경주 통일전에서 바라다 본 통일전 은행나무 길 모습
 경주 통일전에서 바라다 본 통일전 은행나무 길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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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년보다 은행잎이 풍성해 보이질 않는다.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경주시청 도시공원과에 물어보았다. 담당 주무관은 "통일전 은행나무가 지나치게 속가지가 많아져서 은행나무가 오래 견디기 힘든 상태라 장기적인 대책으로 가지치기를 했다"라고 한다.

좀 더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일이니 한 해 정도는 참아 달라고 한다. 해마다 통일전 앞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은 조금은 실망을 하겠지만 그래도 은행나무 길은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이다.

통일전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가을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은행나무 길을 한번 거닐어 보자.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을 맞으며 걸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특히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라면 말이다.
 
 붉은 단풍으로 물든 경주 통일전  경내에 있는 화랑정  모습
 붉은 단풍으로 물든 경주 통일전 경내에 있는 화랑정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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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색으로 물든 통일전 앞 은행나무 길을 구경하고 바로 위에 있는 통일전으로 들어갔다. 통일전 경내 단풍 구경도 은행나무 길과 함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내 화랑정 연못 부근에 울긋불긋하게 핀 단풍나무들과 바로 아래 내려다보이는 황금들녘의 모습도 가을의 모습을 담기에 충분하다.

통일전 은행나무 길을 가장 멋지고 아름답게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면 통일전 정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여기가 베스트 샷을 찍을 수 있는 제일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미 각종 SNS를 타고 소문이 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여기로 올라온다. 최근에 부쩍 늘어난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도 보인다.

통일전은 삼국 통일의 위업을 이루는 데 큰 공헌을 세운 태종무열왕, 문무왕, 김유신의 영정을 모시고, 그 정신을 이어 받아 남북통일도 이루자는 염원으로 1977년 건립됐다. 건립 당시 동해 바다에 잠들어 있는 문무대왕릉과 일직선상에 자리 잡도록 헬기를 타고 다니며 세밀한 설계를 했다고 한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경북 경주시 칠불암길 6
주차료 및 입장료 : 없음


숨은 명소 '도리마을 은행나무숲'

경주의 또 하나의 숨은 명소로 경주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이 있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조그마한 산골 마을이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각종 SNS와 <오마이뉴스> 보도를 보고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관련기사 : 당신이 이 길을 지난다면, 차에서 내릴 수밖에 없다).
   
 경주 도리마을 은행나무숲 베스트 샷 명소
 경주 도리마을 은행나무숲 베스트 샷 명소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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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차량 4500대가 한꺼번에 몰려 주변 도로 한쪽 차선이 완전 주차장으로 변했다. 관광객도 하루 만 명 이상이 은행나무숲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 이렇게 차량과 관광객들이 몰리자 경주시에서는 임시 이동식 화장실과 주차장 그리고 먹거리 장터까지 설치했다.

기자가 찾은 12일 오후에는 평일이라 관광객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은 여전히 인기 있는 은행나무 명소이다. 그래서 그런지 떨어진 은행잎을 밟으며 곳곳에서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경주 도리마을 은행나무는 다른 곳과 달리 은행나무 키가 무려 15~20m에 이르는 키다리 은행나무숲이다. 은행나무 잎은 노랗게 물들자마자 하루 이틀 지나면 바로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노랗게 물든 완벽한 모습은 보기 힘들다. 그래서 여기도 은행잎이 아랫부분에는 별로 없다. 거기다 올해에는 서리가 일찍 내려 많이 떨어져 있었다.
 
 붉게 물든 반영이 더 아름다운 경주 아화 도리마을 입구에 있는 심곡지 저수지 모습
 붉게 물든 반영이 더 아름다운 경주 아화 도리마을 입구에 있는 심곡지 저수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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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도리마을은 은행나무숲뿐만 아니라 입구에 '심곡지'라는 저수지가 있다. 해 질 녘 이곳으로 지나다 보면 저수지에 비친 울긋불긋한 단풍의 반영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이제 심곡지도 도리마을의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은행나무보다 주변에 펼쳐지는 울긋불긋한 단풍의 색감이 너무 곱다. 늦가을 아직 단풍 구경을 못한 분들이 있다면, 천년고도 경주 주변을 드라이브하며 붉게 타오르는 단풍을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경북 경주시 서면 도리길 17
주차료 및 입장료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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