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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하루에 몇 번이나 인터넷 검색을 하나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이제 인터넷 검색을 안 하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검색을 통해 당신에게 도달한 정보들을 얼마나 신뢰하나요?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검색 결과를 믿어서는 안 됩니다'. 이 대담한 답을 도출하기 위해 사피야 우모자 노블 교수는 오랜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로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를 집필합니다.

원제는 <Algorithms Of Oppression>(억압하는 알고리즘). 구글로 상징되는 정보 권력이 어떻게 정보를 통제하고 인식을 왜곡시키는가에 대한 통찰이 담긴 책이지요.

알고리즘은 공정하다는 잘못된 믿음
 
 책표지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억압하는가" 책표지
ⓒ 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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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느 날 딸과 조카들에게 선물할 놀잇감을 찾으려 구글을 검색합니다. 검색 창에 '흑인 소녀'라고 치자, '달콤한 흑인 소녀 성기닷컴'이라는 경악할 결과가 상단에 노출됩니다. 이 충격이 저자를 검색엔진의 알고리즘 연구에 몰두하게 합니다.

마케팅과 광고 업계에서 근무했던 저자는 그동안 편향된 알고리즘에서 도출된 정보를 기반으로 일해왔음은 물론, 그간 받아 온 교육이나 학문 연구 역시 불공정한 검색 결과와 무관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한마디로 알고리즘이 찾아내는 정보가 "중립적이고 정확하고 공정"하다는 믿음은 허구라는 겁니다. 

딸애가 중학교 다닐 때의 일이에요. 영어 시험지를 가져왔길래 들여다보았습니다. 한 문항의 문제가 제시된 문장과 의미가 같은 것을 고르라는 거였어요. 읽어 보니 2개가 비슷했죠. 하나가 더 적확하긴 했지만, 나머지 하나도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었어요.

담당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습니다. 2개의 답이 다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지 않느냐고요. 돌아온 대답은 이렇습니다. 구글에 제시된 문장을 치면 정답이라고 알린 답이 나온다고요. 구글이 교과서를 대체하는 순간이었죠. 적어도 교사라면, 그 문장만 답이어야 하는 이유를 교과연구에 근거해 제시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이후로 이런 경험(검색 엔진에 나온 내용을 들이대면 백전백패 당하는)이 간혹 생기더군요.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검색엔진을 만능이라고 생각하게 된 걸까요. '구글이 신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 기막힌 말을 현실에서 마주하곤 합니다.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의 저자는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알고리즘은 믿어서는 안 된다고요. 알고리즘은 한 마디로 "정보의 알고리즘이라기보다 광고의 알고리즘에 지나치게 가깝"(67쪽)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기업입니다. 당연히 영업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죠. 검색 첫 페이지의 최상단에 노출된 정보는 광고 수익을 위해 알고리즘을 통제·조정한 결과입니다. 앞서 저자를 기함시킨 '흑인 소녀' 검색 결과가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거죠. 이런 부정의한 검색 결과를 우리는 '중립적'이라고 착각하는 거고요.

이뿐인가요? 인터넷 쇼핑을 한 분들은 한 번씩 겪은 일일 거예요. 인터넷에서 블라우스를 한 번 구입한 적이 있거든요. 보라색이 필요했는데 시중에선 살 수가 없어 어쩔 수없이 인터넷 주문을 했죠.

그런데 그 이후부터 컴퓨터만 켜면 계속 보라색 옷이 창에 뜨는 거예요. 며칠 그러다 말겠지 했더니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떠요. 아, 이게 '표적 광고'구나, 했죠. 포탈에서 내 정보를 가져다가 광고를 띄우고, 살 때까지 성가시게 하는 거죠.

이렇게 정교하고 은밀하게 진행되는 알고리즘을 이용자가 의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 같은 '디지털맹'은 말해 뭐 하겠어요. 그래서 저자가 알고리즘이 정보를 어떻게 왜곡하는지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는 겁니다. 알아야만 불공정한 주류 담론을 비판할 대항 담론을 형성해낼 수 있으니까요.

우리에게는 공공검색엔진이 필요하다

한국의 대표적 검색엔진은 말 안 해도 아시죠? N사와 D사. 물론 요즘은 구글도 많이 쓰죠. 구글이 이렇게 전 세계의 검색엔진을 독점하는 현상 또한 저자는 매우 우려합니다. 디지털 식민주의를 낳는 미 패권주의의 변형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요즘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젠가부터 다들 이러지 않나요? "○○○에 물어봐." 언젠가부터 하루에 수십 번씩 정보 검색을 하고 밤낮없이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정말 얼마나 더 똑똑해진 걸까요?

그래서 이용자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저자가 역설하는 겁니다. 이용자들이 이들 기업에게 검색 기능을 검증받으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거죠.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대안은 이렇습니다. 영업 이익이 우선인 기업의 알고리즘에 더 이상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거대 기업의 검색 엔진의 편향성에 대응한 대안 검색 엔진(블랙버드, 모질라 파이어 폭스)의 출현도 주목할 만하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터넷에서 고급 정보를 취득하는 능력이다. 동시에 광고를 구별하고 상업적 이익을 위해 유포되는 정보를 알아내는 능력이다."(286쪽)

이런 능력을 탑재하기 위해 이용자 각각 '디지털 리터러시'를 키워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건, '적절한 규제와 공공검색엔진'입니다. 정보의 본령인 공정함, 투명함을 후퇴시킨 기업검색엔진은 그동안 개인의 신념이나 정체성, 정책 결정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쳐 왔어요. 따라서 정보는 공정함을 담보한 공공정책으로서, '공공 비영리 검색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합니다.

이제 인터넷 검색을 안 하고 살기란 참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정보 기술에 의존하는 습관도 고민해봐야겠죠. 통제받지 않고 윤리적이지 않은 인공지능이 초래할 정보의 위기 앞에 바른 공공검색 엔진의 필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겠죠.

정보는 이제 '중립적'인 것을 넘어 동등한 자원을 배분토록 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공공검색엔진 시스템", 한국에도 꼭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술 담론의 전환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 - 불평등과 혐오를 조장하는 알고리즘 시대의 진실을 말하다

사피야 우모자 노블 (지은이), 노윤기 (옮긴이),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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