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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본청 250호실. 평상시 공실로 있는 사무공간이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매년 국감마다 국회사무처의 지원을 받아 이 공간을 국정감사화상모니터실로 사용해왔다.
 국회 본청 250호실. 평상시 공실로 있는 사무공간이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매년 국감마다 국회사무처의 지원을 받아 이 공간을 국정감사화상모니터실로 사용해왔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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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청 250호 사용을 놓고 국회사무처(사무총장 유인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년과는 다른 사용방침을 밝혔다가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

이곳은 국정감사NGO모니터단(아래 NGO모니터단, 총괄집행위원장 홍금애)이 매년 10월 국감 때마다 사용하던 공간. 올해 국회사무처가 "일부 단체가 사실상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 모든 시민단체에 전면 개방하는 국감 참관지원실로 운영한다"라고 밝히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 결정에 NGO모니터단은 "조폭세계에서 가능한 중차대한 범죄"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국감이다, 공간 달라'는 시민단체... 국회사무처 판단은 달랐다   

방점은 '공간 지원'에 찍혀 있다. NGO모니터단은 1999년부터 매해 국감마다 국회에서 모니터활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스스로 "1000여 명의 모니터 위원들이 활동하는 270개 NGO연대체"라고 소개한다. 특히 국회 상임위에서 열리는 국감장 한쪽엔 '국정감사NGO모니터단' 명패가 달린 테이블이 마련돼 왔다. NGO모니터단은 매해 국회 본청 250호실을 사용해 왔다. 국회 본청은 20평가량 되는 공간으로 국회사무처는 컴퓨터, 모니터, 회의용 테이블, 생수 등을 지원했다.

논란의 시작은 올해 국정감사 시작 일주일 전인 9월 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NGO모니터단은 국회사무처에 공문을 보내 ▲국감 화상모니터실을 겸한 270개 모니터단체 간담회실 지원 ▲국감수첩의 충분한(최소 200부) 제공 ▲국감 중 국회 출입기자 수준의 국회 본청 출입 편의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 판단은 달랐다. 국회사무처는 NGO모니터단에 270개 시민단체의 세부 명단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NGO모니터단은 4개 단체 6명의 상시 근무 계획만 제출했다. 이들이 적어놓은 상시 근무 시민단체는 법률소비자연맹, 대한은퇴자협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대학생봉사단이었다.

국회사무처는 국감 시작 전날인 10월 1일, '국감 참관지원실' 개방 방침을 밝혔다. "일부 단체가 사실상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여타 시민단체는 사용하기 어려웠던 문제점과 다른 단체도 참여를 요구하는 개선 요구가 꾸준히 이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국회사무처 국감에 참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사진은 지난 10월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국회사무처 국감에 참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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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모니터단은 이를 '시민단체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참관지원실 개방 방침에 따라 공간사용을 신청해 예년처럼 국회본청 250호실을 사용했다(그밖에 사용을 희망한 시민단체 한 곳은 의원회관 216호실을 썼다). 하지만 10월 25일 국회사무처 국감날에 별도의 성명을 내 "국회사무처가 갑질을 해 본관 모니터실을 사실상 폐쇄하고 모니터링을 방해했다"라며 유인태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국회사무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사무처 고위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감을 비롯해 국회 상임위 일정은 의사중계시스템을 통해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특정 단체가 국감 때 모니터링을 한다면서 공간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국감 참관지원실 운영 계획에 대해 "올해처럼 전면 개방을 할지 말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25일 국회사무처 국감에서 유인태 사무총장도 이와 관련해 "부작용이 없도록 잘 점검하겠다"라고 밝혔다.

"상 주고받는 정치 문화,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여의도 국회의사당.
 여의도 국회의사당.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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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모니터단은 국회 공간 사용 문제 외에도 ▲상을 매개로 한 영향력 행사 ▲상의 공정성·전문성 결여 등이 이슈가 되는 곳이다.

무엇보다 NGO모니터단이 국회의원에게 상을 주기 때문에 의원실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NGO모니터단은 매해 두 차례 국회의원에 상을 준다. '국정감사 국리민복상(옛 우수 국감의원상)'과 '대한민국 국회 헌정대상'이 바로 그것.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개 년도간 총 142명이 국리민복상을 받았다. 중복 수상 횟수까지 포함하면 국회의원에게 240회의 상이 돌아갔다. 헌정대상은 매년 의원정수 300명의 25%인 75명에게 주어진다. 각 시상식이 열릴 즈음이면 수상 의원실은 'OOO 의원, 국리민복상(혹은 헌정대상) O년 연속 수상'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가 뿌려진다.

NGO모니터단은 올해 국감 중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노웅래)에 "NGO모니터단 테이블과 명패를 준비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임위로 선정하겠다"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다른 언론사에서 우리가 주는 상과 같은 이름의 상을 줘 혼란이 생겼다"라면서 "짝퉁상을 수상하거나 홍보하는 의원은 감점하겠다"라고 밝혀 반발을 사기도 했다.(관련 기사 : 국감 '우수 의원상'이 뭐기에... 의원실에 전달된 '짝퉁상' 공문 논란).
 
 2017년 10월 12일 국회에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사무실이 마련돼 있는 모습.
 2017년 10월 12일 국회에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사무실이 마련돼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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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솔직히 NGO모니터단은 자료 제출 요구도 많은데, 그걸 다 제출해도 상을 주는 것도 아니다"면서 "그곳이 공정한 평가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국회사무처 고위관계자도 "특정 시민단체도 문제지만 진짜 문제는 의원들"이라며 "여러 문제가 있어도 자신들에게 상을 주니까 그냥 넘어가는 거다, 이런 정치 문화는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반면, NGO모니터단은 국회사무처와 의원실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올해 불거진 국감 참관지원실 논란 등에 대해 특별히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현역의원 최종평가에서 NGO모니터단 수상을 평가요소에 반영하려 하자 민주당보좌진협의회는 "당이 제시한 의원평가 시행세칙과 배치된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 민주당의 이상한 의원평가 항목..."외부 국감상 뜬금 없이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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