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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 '자유한국당 교육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2019.11.12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 "자유한국당 교육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2019.11.1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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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리개교육을 했다."

최근 '혁신교육 공격' 논란을 빚은 서울 인헌고 학생수호연합과 일부 우익단체가 주장한 내용이다.

"최근 인헌고 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전교조의 횡포에 교육현장이 이념과 정치에 물들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교육정책을 발표하면서 던진 말이다. 그는 "교원이 이념·정치편향 교육 등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면 처벌하는 조항도 신설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편향교육 처벌 조항 만든다'는 황교안 대표, 외국에서는...

하지만 인헌고 사태에 대한 서울시교육청과 인헌고 자체 조사 결과는 "정식 수업에서 정치교육 관련 강제 주입은 없었다"는 것이었다. (관련기사 "주입이라 보기 어렵다" 인헌고 특별감사 안 할 듯 http://omn.kr/1llg6)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학교에서 정치교육은 어떠해야 하며, 교사는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독일과 유럽연합(EU) 등 교육선진국들은 어떨까? 인헌고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정치역사교육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방침을 세운 서울시교육청도 외국 사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로 잘 알려진 독일은 중고교에서 정치교육 교과를 필수로 정해놓고 있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정치역사교육을 할 때 학교와 교사들이 지켜야 할 3가지 원칙에 대한 합의를 뜻한다. 제1원칙은 '강제 교화 금지' 원칙, 제2원칙은 '사회 논쟁에 대한 교실 속 논쟁 재현' 원칙, 제3원칙은 '학생 이해관계 존중' 원칙이다.

'보이텔스바흐 합의' 정신에 따른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구체적 실천방안연구(연구책임자 장은주 영산대 교수)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합의를 심층 연구한 파일 박사 등 외국 교육학자들은 교사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스스로 비정치적인 교사가 정치교육을 할 수는 없다.
-교사들도 자기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낼 수 있다. 단, 개인적인 숙고과정의 결과임을 분명히 하고 불확실성 또는 수정의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만약 학생들 사이에서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이나 기본권이 침해되는 현상이 문제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교사는 단호하게 명확한 입장을 취할 의무가 있다.


독일에서 정치교육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일뿐더러, 교육과정에서 교사의 정치적 입장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때 강압을 하거나 수정의 가능성이 있음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 또한 학생이 민주주의와 인권 같은 기본권과 관련된 내용을 잘못 판단한다면 단호하게 명확한 입장을 나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 연구진은 "(독일에서) 교사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잘 드러냄으로써 학생들에게 한 사람의 어른이자 시민으로서 정치적 인간이 될 수 있는지 모범을 보일 수 있다"면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그것을 수업에서 논쟁적이고 성찰적으로 다루는 것은 그 자체로 결코 학생들에 대한 교화의 시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과 유럽평의회가 펴낸 '논쟁과 더불어 살아가기(Living with Controversy)' 교사 연수책자.
 유럽연합과 유럽평의회가 펴낸 "논쟁과 더불어 살아가기(Living with Controversy)" 교사 연수책자.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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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역사교육에서 논쟁적 주제 접근법은 유럽연합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2016년 유럽연합과 유럽평의회는 '논쟁과 더불어 살아가기(Living with Controversy)'라는 제목의 교사 연수책자를 펴내기도 했다.

이 책자는 "논쟁은 자신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관계를 맺고 존중할 줄 아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강화하며 인권 문화를 번성하게 하는 데서 본질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책자는 논쟁적 주제에 대한 교사의 교수법을 중립적 사회자, 균형추구, 악마의 변호인, 입장 표명, 편들기, 공식 노선 등 6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이 가운데 교사가 자신의 의견을 숨기는 접근법은 중립적 사회자와 균형 추구 등 2가지뿐이다. 나머지 교수법은 교사가 자신의 정치 입장 등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그만큼 교사의 정치견해 표명이 폭넓게 권장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독일은 물론 유럽연합도 정치논쟁교육을 정부 차원에서 권장하고 이 과정에서 교사의 개인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좋다고 보고 있다"면서 "교사가 민주시민으로서 의견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 "문제는 논쟁하는 학교가 아니라 정치하는 외부세력"

또한 장 교수는 "학생들은 편향된 언론과 SNS에 영향을 받아 극단적인 견해를 잘못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학교 교육에서 정치역사에 대한 논쟁교육을 정식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강민정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도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도 우리 교육 목적이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것이 적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논쟁이 되고 있는 사회현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인헌고의 경우, 문제는 이것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외부 정치세력들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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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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