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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 어기구) 지난 11월 4일 충남 홍성예산지역위원장 직무대행으로 김학민(59)씨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홍성예산지역위원회는 사고위원회로 지정되어 위원장이 공석으로 남아 있던 상태였다.

오배근 전 충남도의원, 최선경 전 홍성군 의원, 과학 기술자 출신인 오세붕씨가 더불어민주당 홍성예산지역위원장 후보에 도전했지만 중앙당은 '인재 영입 대상'인 김학민 직무대행을 선택했다. 일각에서 '낙하산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학민 직무대행은 "나는 심판이 아닌 선수다. 선수로서 뛰어야 하는 입장이다"라며 "선수의 자세로 마라톤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학민 더불어민주당 홍성예산지역위원장 직무대행
 김학민 더불어민주당 홍성예산지역위원장 직무대행
ⓒ <디트뉴스24> 이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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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디트뉴스24>와 김학민 직무대행을 공동 인터뷰했다. 인터뷰를 통해 지역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인 지역 SOC사업 관련 질문을 비중 있게 물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민원 문제와 서해선 고속전철 삽교역 신설 문제 등을 집중 인터뷰했다.

서해안고속도로의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계획된 서부내륙고속도로의 경우, 재정사업에서 민간 투자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노선이 변경됐다. 노선 변경으로 인해 예산군 오가면 구릉지와 대흥면 슬로시티 등이 반토막이 나도록 설계됐다. 원노선의 경우 해당지역을 관통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변경된 노선으로 주민피해가 가중된 것이다. 노선 주변 주민들의 저항이 거센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한편, 서해선 고속전철과 관련해서는 삽교역(예산군) 신설을 요구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삽교 주민들은 서해선 고속전철 계획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역사와 노선이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것을 목격했다. 지역 정치인의 요구로 당초 계획에 없던 아산역(인주면)이 신설되었다. 또, 화양역을 종점으로 설계되었던 고속전철 노선은 어느 날 갑자기 홍성역까지 연장되었다. 화양역은 홍성역과 삽교역 사이에 있는 폐역이다.

이를 계기로 삽교 주민들은 "서해복선 전철 노선 중 유일하게 예산 지역에만 역이 없다"며 삽교역 신설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서해선 고속전철에 모든 역이 신설되고 정차할 경우 고속전철은 '비둘기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까지 운행되었던 비둘기호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저속 열차였다.

이처럼 SOC사업에 강한 저항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원안을 벗어난 '계획 변경'에 그 원인이 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SOC 사업에 지역 정치인들의 '입김'이 작용할 경우, 그 폐단과 부작용 또한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김학민 직무대행은 "정치인들의 정치적 판단보다는 정책적 관점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민 직무대행은 예산 신례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예산중학교와 천안고를 졸업했다. 미국에 텍사스 대학에서 정치학부를 전공했다. 지난 1994년에 학위를 마치고 이듬해인 95년부터 순천향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교수로 재직하면서 충남도와 국가 정책에 대한 자문을 맡아 왔다. 대통령직속 국가 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2003~2005), 충남테크노파크 5~6대 원장(2007~2010) 등이 그의 주요 이력이다.

아래는 김학민 직무대행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생각 굳혔다"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여러 나라를 경제 자문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정말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스럽지만 깨닫게 되었다. 전환기마다, 고비 때마다 국민들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했다. 국민은 위대한데 국가는 그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정치에 있다고 본다. 정치가 변해야 한다. 그동안은 학교에서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하고 자문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역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연구하는 학자나 자문하는 수준에서는 선택의 권한이 없다. 정책을 직접 만들고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서 정치를 결심하게 되었다. 딱 100일 전(11월 8일 기준)에 그런 결심을 했다."

-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국회의원에 출마할 생각인가.
"그렇다. 100일 전쯤만 해도 현실 정치 참여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더불어 민주당의 인재영입 대상이 되면서 충남도당에서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에서 국회의원의 역할은 중요하다.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국민이 원하는 법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정치 참여라고 생각했다."

- 일각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정계로 나온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낙하산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지역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신인(정치인)이 나타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실 이전에도 정치권의 러브콜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선뜻 나서진 않았다. 중앙정부나 지방 정부의 정책을 마련할 때 꾸준히 관여해 왔다. 다만 득표 활동을 위해 유권자를 만나는 정치 활동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교수로서 연구자로서 정책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낙하산이기 보다는 내 분야에서 충실히 준비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 당내 경선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선 전략은 가지고 있나.
"경선을 할지, 전략공천을 할지, 단독 공천을 할지를 내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당의 결정에 따를 생각이다. 나는 선수로서 뛰어야 하는 입장이다. 선수가 심판이 하는 일을 할 순 없다. 선수의 자세로 마라톤이라 생각하고 뛰겠다. 나는 내 자리에서 출발했다. 목적지까지 내가 갈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으로 달려 볼 생각이다."

- 지역 SOC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성에서 여의도까지 연결되는 서해선 고속전철에 삽교역을 신설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강한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홍성 지역 분들은 홍성역을 중심으로 고속전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예산 지역 분들은 삽교역사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적 차원의 SOC 사업의 경우 지역의 이기주의나 관점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그런 프레임에서 결정될 경우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전문가들이 제시한 내용이 가장 합리적일 수 있다. 나는 연구자로서 항상 그렇게 결정해 왔다. 지역 주민들이 동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방법을 바꾸거나 거기에 끌려갈 경우 10~20년 후에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SOC 사업 정치적 관점 아닌 정책적으로 판단해야"

- 하지만 삽교역 신설을 주장하는 배경을 보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서해선 고속전철은 당초 홍성역까지가 아닌 화양역으로 연결될 계획이었다. 또 계획에 없었던 아산역(인주)도 정치적으로 결정됐다. 삽교(예산) 주민들은 그런 측면에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당시 서해복선전철을 자문했던 기억이 난다. 설계 당시만 해도 꽤 훌륭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치적인 결정이 개입된 것은 미처 몰랐다. 그런 것이 바로 '정치 이기주의'이다. 정치가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정치적인 입장이 아닌 정책적 관점으로 판단했다면 그런 실수가 나오지 않았을 텐데 무척 아쉽다."

- 서부내륙고속도로의 경우 비합리적인 노선으로 인해 주민들이 반발이 거세다. 최근에는 서부내륙고속도로 컨소시엄에서 기업이 대거 이탈해 사업 자체가 불가능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상황은 알고 있나.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민자 사업으로 알고 있다. 민간 사업자의 수익성을 고려하는 쪽으로만 진행된다면 지역주민들의 적지 않은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 때까지는 사업을 서둘러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두 해 늦더라도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연자원이나 문화자원을 보전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번 손실되면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태그:#김학민 더불어 민예산홍성지역위원장 직무대행, #김학민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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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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