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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0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0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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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연말 시한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최종 결렬되는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10일 오후 3시부터 진행한 '청와대 3실장 기자간담회'에 나와 "연내 시한을 저희도 상당히 진지하게 보고 있다"라며 "예단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지만 여러 가지 컨티전시(contingency, 비상상황)에 대비한 준비는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정한 연말 시한 내에 북미 간 고위급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고, 그에 따라 제3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 실장은 "한미 간에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계속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하고 있고, 우리 정부로서는 '2017년 이전 상황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 그것을 위해서 지금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실장은 "우리가 북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금강산 관광의 본격적인 재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며 금강산 관광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측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요구를 계기로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터서 북한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금강산 관광 재개발에 남측도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연말 시한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정 실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정부 2년 반 동안) 한반도에서의 냉전구도가 해체되고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라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아직 극복해야만 하는 도전들을 마주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가 언급한 "극복해야만 하는 도전들"이란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않고, 지난 10월 북미 간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미관계도 회복되지 않은 상황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우리 앞에 놓인 낙관을 하나씩 헤쳐 나가겠다"라며 "특히 2017년 이전 상황으로의 복귀를 방지하고, 비핵화 협상의 조기 실질적 진전을 견인하면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남북 간 실질적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진다는 확고한 결의 하에 우리를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나라로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정 실장은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과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에서는 매우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는 걸로 안다"라며 "일단 고위급 실무회담이 열려서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만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본다"라고 원칙론을 되풀이했다. 

정 실장은 "알다시피 북한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북측 입장을 고려해 가면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우리도 미측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남북관계 진전시킬 현실적 방안들 계속 검토해"

이어 남북관계의 진전 방안과 관련, 정 실장은 "남북관계는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가야 한다"라며 "지난 2017년 6월 한미정상회담 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한미가 합의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우리가 비핵화 협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핵문제에서 우리가 당연히 당사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북미 협상이 조기에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견인하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라고 "견인하는 노력 중 하나가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개선 없이 한반도 평화라든가,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비핵화 협상에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본다"라며 "우리 정부가 이러한 측면에서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들을 계속 검토해 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관계의 진전을 통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들"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와 관련해 정 실장이 금강산 관광의 재개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그는 "금강산 시설 철거문제와 관련해서는 시설이 굉장히 낙후되어 있고, 금강산 사업을 개시할 당시의 기준으로 시설들이 건축됐기 때문에 관광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우리도 판단하고 있다"라며 "금강산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번 계기에 북측과 적극적으로 우리가 협의해서 금강산 관광의 본격적인 재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면서, 특히 정부로서는 금강산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의 재산권을 보호해주기 위한 노력들도 함께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일관계 정상화된다면 지소미아 연장 검토할 수 있어"

한편 정 실장은 한일관계가 정상화된다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 실장은 "한일관계가 최근 이렇게 어렵게 된 근본 원인은 일본 측이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라며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징용문제를 빌미로 한국에 수출통제조치를 취한 것을 들었다. 

정 실장은 "한일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지소미아 연장을 다시 검토할 용의가 있다"라며 "이러한 우리의 입장은 일본 측에다 누차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취한 수출통제조치 등을 해제한다면 지소미아 중단을 유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정 실장은 "그렇다고 해서(지소미아를 중단한다고 해서) 일본과의 군사정보 교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고,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짚었다. 

정 실장은 "이 문제는 한일 양국 간에 풀어야 할 상황이고, 한미동맹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라며 "물론 한일 양국이 모두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기 때문에 어떠한 협력을 해준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대환영이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정의용, #청와대 3실장 기자간담회, #북미 비핵화 협상, #금강산 관광 재개, #지소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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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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