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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열린 7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위원회의실 앞에서 '2019 스포츠 인권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김대욱 작가의 작품 <불편한 관계>. 감독 코치에게 폭력을 당한 남성 피해자의 인터뷰 영상을 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열린 7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위원회의실 앞에서 "2019 스포츠 인권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김대욱 작가의 작품 < 불편한 관계 >. 감독 코치에게 폭력을 당한 남성 피해자의 인터뷰 영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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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연세가 좀 있으시거든요. 근데 여자를 가르치면서 항상 일부러 터치를 세게 하시는 거 같아요. 도복을 일부러 세게 잡아서 속옷까지 잡는다든가, 만지면서 잡는다든가..." (고등학교 여자 유도 선수)
  
"미워서 때리는 것은 아니니깐 맞아도 괜찮아요. 아니 그냥 운동하면서 맞는 거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남자 배구 선수)
  

체육계 '미투'에 힘입어 스포츠 인권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아래 특조단)은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와 스포츠 분야 (성)폭력 판례 분석'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특조단에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5274개 초·중·고교 학생 선수 6만3211명을 대상으로 인권실태 전수 조사한 결과,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을 경험한 학생이 각각 9035명(15.7%), 8440명(14.7%)에 달했다. 성폭력(성희롱)을 경험한 학생 선수도 2212명(3.8%)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는 성관계 요구(18건)나 강간 피해(6건)를 당한 예도 있었다(관련기사: 성폭력 피해 학생 선수 2200여 명, 성관계 요구-강간도 24명 http://omn.kr/1lk4m).

"11년 전에도 조사했는데 안 달라져... 체육계 자정능력 상실"
 
 김현수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단장이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학생선수 인권의 현주소’ 토론회에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현수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단장이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학생선수 인권의 현주소" 토론회에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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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 같은 실태조사 결과에 놀라면서도 지난 10여 년 숱한 실태조사와 개선 대책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학생 선수 인권 실태에 난감해했다.
  
인권위는 이미 지난 2008년에도 초중고 학생선수 폭력, 성폭력 실태 조사를 진행해 2010년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당시 폭력 경험은 78.8%, 성폭력 피해는 63.3%에 달했다.

조사를 진행한 김현수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장은 "그 사이 폭력과 성폭력에 대한 심각성 기준이 달라져 단 한 건도 불허한다는 원칙으로 바뀌었다"면서 "그동안 같은 대책이 반복됐는데도 무력화된 것은 이제 실천의 문제라는 걸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지난 수십 년간 학생선수 인권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건 스포츠계의 자정 능력이 상실됐고 외부 개입이 필수라는 의미"라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나 인권위가 모니터링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하고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인권보호기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태호 고려대 체육학과 교수도 "2008년 인권위 실태조사와 비교해 수업 참여율이 좀 향상됐고 폭력과 성폭력의 빈도가 낮아졌지만 전체적인 양상은 변화가 없다"면서 "(국가 주도의 통제와 관리, 소수 엘리트 운동선수 육성, 학교·생활·전문체육 간 불균형과 단절 등) 체육계 구조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인지 감수성 높이고 군대 같은 조직문화 바꿔야"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에서 초중고 학생선수들의 '기타 의견'이 담긴 '두려움없이 운동하고 싶어요'라는 제목의동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에서 초중고 학생선수들의 "기타 의견"이 담긴 "두려움없이 운동하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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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젠더에 기반한 체육계 성폭력 방지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아동과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차별 없이 운동하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성인지 감수성'이 동시대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자 시대정신이며 인권 문제임을 확인하고 스포츠 인권 침해방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위원은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운동부의 조직문화, 즉 위계와 서열, 권력과 통제, 복종의 규범이 작동하는 군대와 같은 집단적 특성을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체육계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진용 교육부 체육예술교육지원팀장은 "2009년과 2010년 인권위 권고안부터 지난 10년간 해마다 개선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한두 가지 제도로는 고착화된 엘리트 중심 선수 육성 문화가 바뀌기 어려워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정책 수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 팀장은 "성적·메달 지상주의, 폐쇄적·수직적 문화는 과거 엘리트 체육의 산물인데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학교 운동부 문화가 얼마나 유지되겠나"라면서 "보다 개방된 형태의 선수 육성 방식, 모든 학생이 즐길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수가 인권 얘기하면 '잘릴' 각오해야... 학습권 보장 가장 중요"
 
 평창올림픽 여자 모굴스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서정화 GKL스키팀 코치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발표 토론회에서 학생 선수 인권 보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여자 모굴스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서정화 GKL스키팀 코치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발표 토론회에서 학생 선수 인권 보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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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모굴스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서정화 GKL스키팀 코치가 참석해 자신의 학생선수 생활 경험을 토대로 나름 해법을 제시했다.
  
고등학생부터 10년 넘게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해온 서 코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보고 양적 분석 결과보다 질적 조사 결과인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이 더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면서 "선수들이 이런 토론회 자리에 나오거나 인권에 대해 말하려고 하면 '잘릴 걸' 걱정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서 코치는 "학생 선수에게 훈련 양과 시간이 너무 많아 사회적 고립과 학습권 침해에 이르게 되고, 학생선수들이 폭력과 성폭력 피해 등에 침묵하게 만든다"면서 "학생 선수들의 인권 침해를 예방하려면 학습권 보장이 가장 중요하고 훈련 양과 시간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코치는 운동선수가 언제든 수업을 보충할 기회를 제공하는 미국 남가주대 학습지원센터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서 코치는 "스포츠계 문화에 녹아있는 인권침해를 하루아침에 근절하기 어렵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도 "모든 분이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각 부처나 각자가 현재 상황에서 조금 더 이번에는 뭔가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간절함, 스포츠 정신의 '용기'를 담아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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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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