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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행정포털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페미는 정신병 입니다>라는 게시물
 서울시 행정포털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페미는 정신병 입니다>라는 게시물
ⓒ 서울시 행정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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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들만 접속할 수 있는 '서울시 행정포털' 자유게시판에 '페미니즘'을 정신병에 비유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예상된다. 발단이 된 글이 올라온 이후, 해당 게시판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성평등' 정책을 시행해야 할 공무원들이 혐오표현을 사용해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조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 24일 서울시 공무원들이 익명으로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행정포털 자유게시판'에는 '페미는 정신병 입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정신병자와 정상인이 대화가 통할 수 있나요?"라며 "약도 없는 병이다, 사이비 종교와도 같은 건데 어디 정상적인 사람이 그런데 현혹되(어) 가나요"라며 페미니즘을 사이비종교와 비교했다. 이 게시물에 64개의 댓글이 달리며 게시판 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어서 올라온 '페미 논쟁에 대해...'라는 글은 "객관적으로 같은 밸류이면 남자를 선호한다!고 한다면,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죠"라며 성차별을 옹호하는 시각을 담았다. 또 '작년하고 올해 총여학생회가 남아있는 대학교들이 줄줄이 총여를 폐지했죠'라는 글은 "미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라고 밝히며 페미니즘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을 반박하기 위한 '공무원 면접 시 성평등 인식 반영', '세계 최초 페미니스트 정부 표방한 스웨덴 장관이 한국인에게 전한 말' 등의 글에서도 논쟁은 벌어졌다. "페미니즘이 정신병이 아니라는 근거는?  "총만 안 들었다뿐이지 ISIS랑 똑같음" "(페미니스트들이) 거짓 미투로 사람 인생 박살 내는 짓이나 하죠" 등 혐오표현이 댓글에서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글과 댓글에 대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자유게시판에는 "게시판 게시기준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게시물은 이동 또는 삭제 조치됩니다"라고 공지돼있다. 그러나 '페미는 정신병 입니다'라는 게시물과 비슷한 내용을 담은 댓글들은 여전히 게시판에 남아있다. 

행정포털을 관리하는 서울시 관계자는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했을 경우' 게시물을 삭제하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이 품위 손상인지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렵다"면서 임의대로 관리자가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혐오표현) 게시물을 막기 위해서는, 시스템 운영 부서가 아닌 외부에서의 논의가 펼쳐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젠더정책팀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의 '혐오발언'에 대해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젠더감수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효과적인 교육방법을 논의중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동료 직원들 위협하는 혐오발언... 시민들이 공무원 어떻게 믿겠나"

서울시 공무원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페미는 정신병 입니다'라는 게시물에 대해, 여성학자 권수현 박사는 "내부의 구성원들을 위협하며, 동시에 공무원으로서의 직무 수행에 불신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권 박사는 "시민으로서의 안전하고 평등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글로벌 흐름이다"라며 "서울시 게시판은 '노동 공간'이다. 여기서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가 공공연히 드러날때 , 그 안(서울시)에서 페미니스트 정체성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노동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권 박사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혐오표현이 나온 것이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들은 법률상 성평등 정책 실현 의무가 있다. 일반 시민들보다 성인지 감수성이 탁월해야 한다"라며 "윤리적으로나 직무수행의 측면에서나 (혐오표현을 하는 이들이) 공무원으로서의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광역단체 최초로 성평등위원회 설립과 성평등 기본조례를 제정했고, 젠더전문관과 젠더정책팀을 만드는 등 가장 활발하게 젠더 정책을 펼치는 지자체다. 올해도 시는 성평등임금공시제를 시행하고, '디지털성범죄 피해구제 플랫폼' 운영을 시작했다.

권 박사는 "공무원 시험 볼때부터 '성인지 감수성'이 필수 교과목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퇴행적이고 반민주적인 발언이 내부에서 나올 때, 이러한 서울시 공무원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이 '성평등'인만큼 공무원으로서 그것을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을 위해서나 내부의 노동환경을 위해서나, 서울시 게시판에서의 혐오표현을 막아야 한다. 기관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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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