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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인재 영입을 추진하다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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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순간 귀를 의심했다. 2019년에 특정인을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에 대해 논란이 심해지자 박찬주씨는 '극기 훈련을 통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논란은 더 거세졌지만, 본인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것으로 보아 더 나은 말을 듣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사병이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었고, 월급도 인상되었다. 사람들은 이전보다 국군이 좀 더 복무하기 편해졌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군기가 빠졌다'라며 변화하는 군대에 대하여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군대라는 이름 아래에 자행되었던 인권 억압을 인제야 시정하고 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으면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군기를 세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고민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위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전 육군 대장의 인식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군대 인권을 향상한다고 하더라도 지휘관의 태도가 저렇다면, 더 나은 군대를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제도가 선진적이라도, 사람이 따라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우리가 군대 문제에 있어 '공관병 제도 폐지'와 같은 안을 제시해도 그것만으로 갑질을 근절시킬 수 없다.  

군대 구성원들의 의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왜 사병들의 인권 향상을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해줘야 한다는 소리다. 그걸 위해서 우리는 2019년에 박찬주씨가 이야기하는 '삼청교육대'가 아니라 '인권교육대'를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비인권적인 정책과 낡은 사고를 전환하는 정책이 같이 돌아가야지 비로소 국군이 '국민의 군대'로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군대라고 스스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박찬주씨와 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군대가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시대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것이 되었고, 군대의 변화는 필수적인 상황이 되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구속하는 법안이 위헌 결정을 받아 징병 체계의 개편은 싫어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군대 내부로 들어오는 구성원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다문화 출신 장병과 채식주의자 장병 등이 군대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권과 평화'가 군대를 망친다고 시대의 변화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가뜩이나 징병을 억압으로 보는 한국 사회에서, 인권 친화적, 포용정책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남는 것은 대한민국 군대의 질적 하락일 뿐이다. 자신들을 위해준다는 확신이 없는 병영 속에서 사병들이 버티며 근무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더욱이 복무 장병이 수요보다 줄어들게 될 예정인 상황에서,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한국군이 무너지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대한민국 군대의 이름은 '국군'이다. '국민의 군대'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국민의 군대가 국민을 지킨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러나 그 속에 있는 장병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군대 장병들이 군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국가도 마땅히 국민인 장병들을 지켜줘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군대라는 특수성으로 저항만 하지 말고, 군대도 좀 더 민주적으로 인권 친화적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이런 방향을 바탕으로 하는 강력한 개혁은 선진병영을 넘어 민주국군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군을 민주공화국의 자랑스러운 군대로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다.  

삼청교육대는 이미 없어진 과거의 유산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찬주씨의 해당 발언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우리도 지금의 군대 상황이 사라진 과거의 유산이 되어, 그때는 참으로 우리가 이상했다고 생각하는 미래가 다가오기를 바란다. 우리는 세계에서 불가능하다고 한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 이룬 국가가 아니던가. 민주국군을 건설하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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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군대' 저자 게이, 에스페란티스토,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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