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 포스터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 포스터 ⓒ 시네마 달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의 상영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일본의 한 영화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쇄도하자 다시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

NHK에 따르면 2일 일본 가와사키시의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 주최 측은 <주전장>을 영화제 마지막 날인 오는 4일 상영한다고 발표했다.

비영리법인 '가와사키 아트'와 가와사키시가 공동 주최하는 이 영화제는 앞서 <주전장> 상영을 확정했으나, 법적 다툼과 안전 우려 등을 내세워 상영을 취소했다.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가와 일본 우익 인사들의 인터뷰를 함께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난 4월 일본에서도 개봉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에 출연한 일본 우익 인사들은 상업 영화가 아닌 학술 논문에 필요한 인터뷰로 알고 응한 것이고,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피해 보상과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주최 측은 일본 국제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을 전시했다가 우익 인사들의 거센 항의와 테러 협박에 시달렸던 사례를 들어 관객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상영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데자키 감독 "표현의 자유 위해 함께 싸우자"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주전장> 상영 취소 비판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주전장> 상영 취소 비판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하지만 <주전장> 상영이 취소되자 데자키 감독은 물론 다른 영화인들은 사실상의 검열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며 자기들의 영화도 상영을 거부하거나 주최 측을 비판했다.

이번 영화제에 두 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던 와카마쓰 프로덕션은 성명을 내고 "아이치 트리엔날레 사태를 비롯해 표현의 자유가 사라지는 흐름에 이의를 제기하며 상영을 거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아직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는데 상영을 취소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이는 영화제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주전장>을 상영하면 직접 경비로 나서 자원 봉사하겠다는 영화팬들의 제안도 잇따르면서 주최 측은 영화제 관계자 70여 명의 투표와 토론을 통해 영화를 상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시 토론에서 데자키 감독은 "주최 측의 (상영) 결단이 전 세계에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주전장 위안부 미키 데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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