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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민주적 합의절차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며 원 지사를 비판했다.
▲ 박찬식 박찬식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민주적 합의절차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며 원 지사를 비판했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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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는 노무현 대통령이 자치와 분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시작한 겁니다. 제주도 미래 비전을 도민 스스로 결정하자는 취지였지요. 그런데 현재는 국가자유도시를 목적으로 신자유주의식 개발 규정이 먼저 정해진 상태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수단이 되어 버렸습니다."

제주 제2공항 특별위원회 구성 여부가 결정되는 제377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 박찬식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을 만났다. 그는 제주도에서 제대로된 주민 자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법으로 규정하지 말고 (가능성을) 다양하게 열어 놓고 제주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혹은 법으로 규정한다면 도민들을 참여시켜 입법화 해야 합니다. 목적만 정해져 있는 것은 자치가 아닙니다.

내용적인 자치는 없고 분권만 있고 모든 권한은 도지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단일정부를 만들고 서귀포시와 제주도의 자치 기능을 없애버렸습니다. 서귀포시가 하나의 자치단체였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왕적 도지사 권한으로 강정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된 것입니다."

박찬식 실장은 제왕적 도지사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선출직 시장이 없기에 도지사는 도전 받지 않고 지나친 권한이 집중됩니다. 도의원 역시 선출 방식에서 제주 전체를 보지 못합니다. 제주도 비전과 정책과 상관 없이 당장 표를 받는 지역 읍면 밖에 관심이 없어 정치적 성장을 하지 못합니다. 결국 (도지사에게) 도전할 사람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의원으로 구성된 자치·의결·행정기구 등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별자치도인 만큼 직접 민주주의를 실험하는 숙의 민주주의가 되어야 하는데, 공론조사나 원탁회의 등도 제주도가 하는 사업에만 한정되어 있습니다. 공항과 신항만 등 국책사업에서는 도민들의 결정권이 없습니다. 중앙정부 인허가의 많은 권한을 다 도지사에게 주고, 주민자치의 통제는 확보가 안 되고 도의회도 무력화됩니다. 결국 제왕적 도지사만 존재하게 됩니다. 주민 자치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지역구에 한 푼이라도 더 가져가야 하는 도의원은 도지사 마음에 들어야하니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관광에 있어서도 싱가폴과 홍콩, 아테네 등의 도시 모델을 따라가면 경쟁력이 없어 망하게 됩니다. 제주는 도시가 아니라 농촌입니다. 기본적으로 자연과 휴양, 휴식과 재충전 등을 위해 찾습니다. 화산섬이라는 고유한 특징과 함께 천연동굴, 오름 산, 바다 등이 아기자기하게 갖춰져 재방문 횟수가 많습니다. 경쟁력을 위해 제주가 가진 고유자연을 훼손하지 말고 농업을 살려야합니다."

그는 유명 정치인인 조국과 나경원, 원희룡 등과 같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랑 노는 세계가 달랐습니다. 그 당시 학생운동이 대학의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어서 운동권이 아니면 뒤에서 조용히 있어야 했습니다. 눈에도 안 보이는 존재였죠. 운동권에서도 알아주고 머리도 좋아 수석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원희룡 지사가 과거 서울시장 예비경선에서 나경원 원대대표에게 지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는 원희룡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 때 세력의 필요성을 느끼며 주류로 들어가면서 개혁성을 잃어버리고 4대강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한나라당 소장파의 합리적 개혁보수 이미지를 잃고 남경필 전 지사보다 못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가 더 설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합리적 보수, 보수개혁이 필요해 원 지사에게 그런 역할을 바랐는데 그 기대를 접었습니다.

철학과 신념이 없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유승민 의원이 낫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원희룡 지사는 그때부터 자리를 잃었고 제주도지사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출구가 없으니까 제주도로 내려온 것입니다."

제2공항 문제로 원 지사와 정면에서 부딪치고 그다.

"지난번 제주TV 1대 1 토론에서 (원 지사가) 주민투표를 꺼낼 줄 알았습니다. 조직과 언론, 업계 등에서 유리한 원 지사가 주민투표를 국토부장관께 권해 공을 넘길 수 있는데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에게도 주민투표는 쉽지 않습니다. 주민투표 결과 부정적으로 나왔을 때 100% 수용하는 것에 시간이 걸릴 겁니다. 갈등이 하나의 행위로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지만 큰 가닥이 잡히는 것입니다. 하지 말아야할 사업이지만 결과가 그렇다면 민주적 합의절차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소통입니다."

그런 면에서 31일 특위 구성 여부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

"정치는 오히려 받아들이는 것이 쉽습니다. 해당 주민들이 받아들이기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거기 회장들, 대표들이 받아들이겠다는데 정치하는 사람이 안 받아들이겠다면,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겁박, 회유, 이간질 등으로 공동체를 해체시키고 국가 공권력으로 (국민들을) 잡아가 제2공항을 짓겠다는 것입니까? 제주도의 백년대계를 위해 중앙정부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 스스로 결정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위 구성은) 반드시 수용되어야 합니다."

원 지사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친구로서 대화하기 어렵습니다. 정치를 그만두지 않는 한 솔직히 이야기 하기 어렵습니다. 사적으로 만나볼까 했는데 서로에게 나을 게 없다는 생각에 하지 못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주매일과 서귀포방송, dreamecho.net에 보냅니다.


태그:#박찬식, #제주제2공항,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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