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 현장. 허인무 감독과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했다.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 현장. 허인무 감독과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했다.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72세 청춘 할머니와 12살 애어른 손녀의 수상한 만남.
지난해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과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77세 배우 나문희와 2017년 부일영화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만 13세 배우 김수안이 이 수상한 만남의 주인공이다.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메가폰을 잡은 허인무 감독과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했다. <감쪽같은 그녀>는 처음 만난 두 사람이 가족이 되어가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인무 감독은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인물이 만나서 시작되는 이야기"라면서 "레옹과 마틸다가 여정을 떠나는 느낌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를 끌어가는 스토리"라고 소개했다. 이어 "굉장히 잘 만든 가족 영화들이 많지만, 이 작품에선 두 배우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72세 청춘 할머니와 12살 애어른 손녀, 수상한 케미 

허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72세 꽃청춘 할머니 변말순역'에 배우 나문희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나문희 배우 캐스팅만큼은 절대 양보 못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나문희 배우가 캐스팅을 거부했더라면, 직접 찾아가 떼를 쓰려 했다"고 고백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배우 나문희가 마치 무림의 고수처럼 모든 씬을 평정했다며 허 감독은 "긴 설명이 적힌 대본도 몇 가지 표정 연기로 단번에 정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나문희는 865만 관객을 동원한 <수상한 그녀>(2014)에선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를 담은 <아이 캔 스피크>(2017)에선 주인공 나옥분 역을 맡아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랬던 나문희가 이번엔 72세 철부지 할머니 말순 역에 도전한다.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 현장. 허인무 감독과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했다.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 현장. 허인무 감독과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했다.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나문희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세월이 흘러 가는 대로 무심히 살아가는 그냥 할머니 그 자체다"라고 소개했다. 이날 나문희는 계속해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강조했다. 연기를 하겠다는 마음보단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그의 연기 비결이라고. 
 
그와 호흡을 맞추는 배우 김수안은 나공주 역을 연기한다. 김수안은 천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에서 공유의 딸로 나와 대중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군함도>를 통해 아역배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물론 2017년 부일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감쪽같은 그녀>에서는 말순 앞에 불현듯 나타나 자신을 다짜고짜 손녀라고 소개하는 12살 공주 역을 맡았다.
 
김수안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아빠와 함께 나오는 딸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는 할머니와 함께 하는 12살 애어른의 감정을 전달해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면서 영화에 대해선 "재미와 웃음을 보장한다"라고 강조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대선배와 연기하는 점이 처음에는 무섭기도 했다"는 김수안은 "촬영에 들어가면서 그 두려움은 즐거움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할머니라는 생각들만큼 잘해주셔서 촬영 현장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나문희 선배님이 신세대적이셔서 세대 차이를 못 느꼈다"라고 말했다.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 현장. 허인무 감독과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했다.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 현장. 허인무 감독과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했다.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허 감독은 김수안과 함께 작품을 한 소감에 대해 "아역배우라는 말을 붙일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면서 "아이랑 함께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작품해석과 표현력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수안과 함께 작업하는 환경을 두고 "매일 매일이 선물 같았다"고 표현했다. 허 감독의 칭찬이 이어지자 김수안은 "부끄럽게 왜 이러세요"라며 그를 말리기도 했다. 
 
2000년대를 담아내다 

제작진은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2000년대를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했다. 인위적인 미술 세팅은 오히려 이야기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단 생각에 실제 존재하는 과거의 잔재들을 찾아 나섰다는 후문. 결국 영화에는 2000년대 부산의 모습을 담기로 결정했다.
 
나문희는 극 중 변말순이 입고 나오는 바지와 스카프 등이 올해 98세가 되신 자신의 어머니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극 중 나오는 핑크색 바지와 목에 두른 스카프는 어머니 것이다. 실제 어머니가 사용하시던 물건을 영화 소품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많은 촬영이 진행된 집에 대해 "어렸을 적 (내가) 살던 집 같기도 하더라. 장독대 옆 담장 너머로 바다와 저녁노을을 바라보다 보면 왠지 모르게 슬펐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 스틸 컷

영화 <감쪽같은 그녀> 스틸 컷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김수안도 현장 분위기에 대해 놀라웠던 점들을 전했다. 그는 "일단 화장실이 밖에 있는 것이 놀라웠다"면서 "아기 포대기를 매는데 이 역시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문희를 바라보며 "선생님께서 아기 포대기를 하고 계셔서 너무나도 신기하더라. 끈 하나로 아이를 지탱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번 영화를 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고 밝히며 "나이가 들면서 사람 때문에 힘이 들고 또 사람에 의해 치유가 된다. 가족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데 그런 가족 이야기는 놓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힘들었던 시기에 만난 기회였기에 영화 제작에 임하는 자세도 남달랐다"는 그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진심을 다해 만든 영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화는 11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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