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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간첩이 아니다-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그들의 이야기 : 간첩조작사건 고문피해자 자기회복 치유사진전> 포스터.
 <나는 간첩이 아니다-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그들의 이야기 : 간첩조작사건 고문피해자 자기회복 치유사진전> 포스터.
ⓒ 임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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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라는 형식을 띠고 '사진'이라는 매체가 사용될 뿐, 이 전시는 사진작품을 보는 관람회가 아닙니다. 결론에 이른 작품으로서의 이미지를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라, 미미하나마 감정적 회복을 이룰 수 있었던 과정이 자신의 어떤 행위에 의해 이루어졌고 또 가능했는지를, 바로 피해 당사자들께서 직접 찍은 사진으로 세상에 보여지는 것입니다.

보이고자 하는 것은 이미지가 아니고 행위입니다. 무엇보다 간첩으로 조작되어 고문을 받거나 오랜 기간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분들이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도구로 언어나 다른 표현예술치료 분야가 아닌 사진을 선택했다는 것은 꽤나 주목할 일이었습니다. 취미와 유희 또는 심오한 창작의 도구가 아닌 것이지요."


<나는 간첩이 아니다-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그들의 이야기 : 간첩조작사건 고문피해자 자기회복 치유사진전>. 다소 긴 제목의 '사진치유전'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지선)와 함께 주최한 사진치유전문 ㈜공감아이 임종진 대표의 말이다. 

과거 대표적인 국가폭력의 현장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인권기념관) 등에서 고문 받았던 피해 당사자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구성된 사진치유전이 10월 31일부터 민주인권기념관 5층(옛 남영동 대공분실) 조사실에서 열린다.

주최측은 "이번 사진치유전은 과거 군사정권에 의해 조작된 1974년 울릉도간첩단사건, 1979년 삼척고정간첩단사건, 1982년과 1986년 재일교포간첩사건  피해 당사자 5명이 고통스런 기억의 공간과 삶의 환희를 느끼는 대상과 지속적으로 마주하면서 스스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아가는 여정 자체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밝힌다.
 
 강광보 / 상처와의 대면 / 옛 제주경찰서 터.
 강광보 / 상처와의 대면 / 옛 제주경찰서 터.
ⓒ 강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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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광보 / 원존재와의 대면 / 외할머니댁 돌담.
 강광보 / 원존재와의 대면 / 외할머니댁 돌담.
ⓒ 강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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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조작 고문 피해자 5명이 치유과정과 전시에 직접 참여

사진치유전에 직접 참여하는 간첩조작사건 고문 피해자 5명은 다음과 같다.

△ 강광보|1986년 재일교포간첩사건에 연루돼 징역 7년형 확정. 2017년 7월 17일 대법원 무죄 판결 
△ 김순자|1979년 삼척고정간첩단사건에 연루돼 징역 5년형 확정. 2013년 11월 14일 대법원 무죄 판결 
△ 고(故) 김태룡(김순자의 남동생)|1979년 삼척고정간첩단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 확정된 뒤 1998년 석방. 2016년 9월 23일 대법원 무죄 판결.
△ 이사영|1974년 울릉도간첩단사건에 연루돼 징역 15년 확정. 13년 동안 교도소 생활한 뒤 출소. 2014년 1월 29일 대법원 무죄 판결.
△ 최양준|1982년 재일교포간첩사건에 연루돼 징역 15년 확정. 9년 동안 교도소 생활한 뒤 출소. 2011년 3월 24일 재심으로 무죄 확정.

 
 김순자 / 상처와의 대면 / 남영동 대공분실 원형계단.
 김순자 / 상처와의 대면 / 남영동 대공분실 원형계단.
ⓒ 김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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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자 / 원존재와의 대면 / 남산 가을나들이.
 김순자 / 원존재와의 대면 / 남산 가을나들이.
ⓒ 김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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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이들은 모두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 뒤늦게나마 법적으로도 결백함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사건 당시 공권력의 무자비했던 고문과 긴 수형 생활로 인해 심각한 수위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지닌 채 오랫동안 고통받으며 살아왔다.

특히, 고(故) 김태룡, 김순자씨는 전시 공간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실제 고문을 받았으며, 전시 참가자 모두 과거 이문동 중앙정보부, 서빙고 보안대, 제주보안대 및 경찰서 등지에서 강압적 고문을 받은 피해 당사자들이다. 

주최측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 전시는 피해 당사자가 자신에게 내재된 트라우마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면서 훼손된 자존감과 망가진 일상성을 회복해 가는 자기회복의 시간을 소개하는 자리이면서 어렵게 되찾아가는 자신의 존엄성을 시민들과 나누고자 하는 의지를 준엄하게 담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최측은 "이번 전시는 진실규명이라는 역사적 당위성 못지 않게 인간으로 누려야 할 일상성을 회복하려는 자구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단순히 사진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고문 피해 당사자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스스로 극복하며 어떻게 자기치유 행위를 이뤄냈는지를 보여주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태룡 / 상처와의 대면 / 남영동 대공분실 조사실.
 김태룡 / 상처와의 대면 / 남영동 대공분실 조사실.
ⓒ 김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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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룡 / 원존재와의 대면 / 부인.
 김태룡 / 원존재와의 대면 / 부인.
ⓒ 김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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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 대표 "오늘을 살아가기 위한 치유와 회복에 관한 이야기"

이번 전시는 민주인권기념관 5층 16개 수사실 가운데 13개 방을 전시장으로 삼아 모두 5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1,2 섹션별 방의 문마다 피해당사자의 셀프 포트레이트(self-portrait; 자화상)가 전시될 예정이다. 이 전시가 아픈 역사의 재확인이 아니라 존엄한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전시장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상처와의 대면|고문, 교도소 등 자신을 옥죄었던 공간과의 대면 - 다섯 개의 방.
△ 원존재와의 대면|가족, 자연풍경, 고향 등 원래의 자기충족적 대상과의 대면 – 다섯 개의 방.
△ 치유자의 시선|대면 행위를 이루는 피해 당사자의 순간에 대한 기록 사진 – 한 개의 방.
△ 내딛은 걸음|지난 3년 동안 피해 당사자들의 치유적 과정에 대한 영상물 상영 - 한 개의 방.
△ 추모의 방|고(故) 김태룡 선생의 안식을 기원하기 위해 그의 궤적을 소개함 – 한 개의 방.

 
 이사영 / 상처와의 대면 / 옛 이문동 대공분실 터 복도.
 이사영 / 상처와의 대면 / 옛 이문동 대공분실 터 복도.
ⓒ 이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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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영 / 원존재와의 대면 / 바다풍경.
 이사영 / 원존재와의 대면 / 바다풍경.
ⓒ 이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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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전시를 공동 주최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은 "옛 남영동 대공분실 5층 조사실에서 고문 피해자들을 위한 전시를 열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어두운 과거의 공간을 현재의 자기극복 과정을 담는 공간으로 바꾸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종진 ㈜공감아이 대표는 "과거의 고통스런 아픔에 대한 확인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기 위한 치유와 회복에 관한 이야기"라며 "대면의 도구인 사진 행위를 통해 스스로 상처의 기억과 마주하고 동시에 존엄한 원존재로서의 자신을 확인하면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세상에 전하는 자리"라고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사진치료학회 이사이기도 한 임 대표는 국가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지금 여기에'의 의뢰를 받아 지난 3년 동안 이 전시에 참여한 피해 당사자들과 사진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고, 이번 사진치유전의 총괄 기획자이다.

<나는 간첩이 아니다 -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그들의 이야기> 사진치유전은 10월 31일부터 11월 17일까지 민주인권기념관 5층 조사실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평일과 주말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며, 월요일은 쉰다.

관람료는 무료. 11월 2일 오후 4시에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고문 피해자들과 만날 수 있는 오픈 행사가 열리며,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최양준 / 상처와의 대면 / 옛 부산보안대 담장 터.
 최양준 / 상처와의 대면 / 옛 부산보안대 담장 터.
ⓒ 최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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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양준 / 원존재와의 대면 / 자연풍경.
 최양준 / 원존재와의 대면 / 자연풍경.
ⓒ 최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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