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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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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국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지난밤 세계 최고의 테러 지도자를 심판했다"라며 "알바그다디는 죽었다"라고 밝혔다.

미국 특수작전부대는 전날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를 급습하는 비밀 작전을 벌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서 작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군은 알바그다디 사망 후 현장에서 생체 검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으며, 작전 과정에서 미군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급습하자 알바그다디는 자녀 3명과 터널 쪽으로 도망치다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다"라며 "그는 울면서 달아났으며 개처럼, 겁쟁이처럼 죽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작전 과정에서 알바그다디의 자녀 3명과 부인 2명, 그리고 여러 명의 동료들도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알바그다디가 만든 IS는 전 세계에서 가장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테러 조직이었다"라며 "미국은 여러 해 동안 알바그디드를 쫒았고, 그를 생포하거나 사살하는 것은 이번 미국 국가안보의 최우선 과제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바그다디 추격을 지원한 러시아, 터키, 시리아, 이라크, 쿠르드 민병대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중동 지역 미군 철수 가속화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알바그다디의 추종자들이 볼 수 있게 이번 작전의 동영상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미국은 앞으로도 다른 테러 지도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야만적인 괴물들은 최후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도 "아직 살아있는 알바그다디의 동료들은 앞날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바그다디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와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미군 철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리아 철군을 발표하며 IS 격퇴전을 함께했던 쿠르드족과의 동맹 관계를 배신했다는 비판과 IS가 재기할 것이라는 우려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철군 결정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각에서는 8년 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빈라덴 사살을 발표했을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율 상승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AP통신은 "지금까지 다양한 이슬람 테러조직이 지도자의 사망에도 살아남았다"라며 "알바그다디가 그랬던 것처럼 미래의 IS 지도자가 조용히 대원을 모집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도 "알바그다디의 사망은 중요한 이정표"라면서도 "미군이 '임무 완수'를 선언하고 떠나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IS 이끈 알바그다디는 누구?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설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설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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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그다디는 1971년생으로 이라크 중북부 사마라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이브라힘 알리 알바드리 알사마라이로 알려졌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대학에서 이슬람학으로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그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계기로 무장 투쟁에 가담했다가 2005년 체포되어 미군이 이라크 남부에 설치한 부카 수용소에 수감됐다.

수감 생활을 하며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을 더욱 강화한 알바그다디는 석방된 후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에 들어갔고, 당시 조직의 수괴였던 아부 오마르 알바그다디가 폭사당하자 조직을 장악했다.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며 자신을 '칼리프(신정 일치 지도자)'로 칭한 그는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 등의 유전지대를 장악해 석유를 팔아 막대한 자금을 마련했고, 2014년 6월 IS의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IS는 기존 테러조직을 넘어 자체적인 행정·사법 조직을 운용하고 화폐도 발행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또한 서방 인질을 잔혹하게 처형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트위터에 공지를 올려 서방 출신의 대원을 모집하는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대대적인 공격에 IS는 대부분의 영토를 잃고 사실상 와해됐으며, 알바그다디도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알바그다디에게 9.11 테러를 벌인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2500만 달러(약 290억 원)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여러 차례 부상설이나 사망설이 보도됐지만, 그때마다 소셜미디어에 연설 동영상을 올려 항전을 독려하며 건재를 과시했던 그는 결국 미국의 끈질긴 추격에 덜미를 잡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그:#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도널드 트럼프,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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