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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지지여론 변동 원인이 '20대 이탈'이 아니라 '진보·중간세대·호남 등 현 정부 지지층에서의 변동과 균열'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30~50대 진보층과 호남의 지지율 변동폭이 컸으며, 언론과 정치권이 제기한 '20대 이탈론'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지난 25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한국사회의 세대문제: 불평등과 갈등' 세미나에 참석해 "20대에서의 변동폭보다는 40대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20대 때문에 여론이 바뀌었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건 잘못된 분석"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이 지난 25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한국사회의 세대문제: 불평등과 갈등’ 세미나에서 '조국 이슈로 본 한국사회의 공정성 인식 격차'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이 지난 25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한국사회의 세대문제: 불평등과 갈등’ 세미나에서 "조국 이슈로 본 한국사회의 공정성 인식 격차"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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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8월 초, 장관 임명 찬반 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찬성이 좀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 불거진 자녀 입시 문제·사모펀드·웅동학원 비리의혹 등으로 인해 큰 폭의 지지자 이탈이 일어났다. 

정한울 위원은 "20대 이탈이 여론을 바꿨다는 주장보단 대통령 지지기반 쪽에 있던 집단의 조 전 장관에 대한 태도가 갈라지면서 지지층에서 이탈한 뒤, 이들 중 일부는 (청문회를 계기로) 복원되고 이후 (지지율은 큰 변동폭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라면서 "중도와 보수는 원래 반대했고, (조국 전 장관을) 보호하려는 진보층과 박탈감·상실감을 느낀 진보층의 갈등 양상이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청문회 이후 지지층 일부는 복원됐지만, 이후부턴 오차범위 내 변동 정도고, 촛불 집회가 있었어도 여론 구조를 변화시키지 못했다"라면서 "청문회 정국 때 조성된 여론이 사퇴 때까지 지속됐다"라고 진단했다.  

정 위원이 꼽은 주목할 또다른 특징은 '극단적인' 안티층의 양산이다. 그는 "태극기 부대 같은 그런 게 아니라 자발적인 시민이 광화문에 나가게 된 힘을 만들었다"라며 "실제로 최근엔 '매우 잘못했다'가 '약간 잘못했다'를 뒤집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조국 지지층에서 20대가 이탈한 이유는 '불공정'이었다. 정 위원은 지난 2년간의 여론조사 결과 20대가 생각하는 불공정이 다른 세대와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있진 않다고 봤다. 올해 3월 <시사IN>과 정 위원이 진행한 공동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쟁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응답은 40%였으나, 경쟁 자체에 대해 불만이 크진 않았다. 그러나 경쟁의 승자와 패자 사이에 삶의 질의 격차는 크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사고가 20대뿐 아니라 전 세대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정성의 기준은 근무태도와 노력"이라면서 "업무성과·자질·능력·근속연수 같은 요소보다 태도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특징적이다, 부양가족수나 가정 형편 따라 더 보수를 줘야 한다는 지지는 굉장히 낮게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에 따르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성과 평가에 대한 극단적 '불신' 때문이다. 그는 "이번 조국 사건 같은 경우도 결과에 따른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믿음, 그걸 강행하고 큰 문제가 없다는 논리와 가치관에 대해서도 큰 불만을 가진 것 같다"라면서 "이런 경쟁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평가는 세대별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고, 동일한 인식을 갖는 집단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한국사회의 세대문제: 불평등과 갈등’ 세미나가 열렸다.
 지난 25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한국사회의 세대문제: 불평등과 갈등’ 세미나가 열렸다.
ⓒ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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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국 사태로 본 한국사회의 공정성 이슈와 더불어 조 전 장관과 그가 속한 386세대의 특징과 문제점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386세대의 상층부가 오랫동안 한국사회에서 의사결정자로 자리하면서 다음 세대로 갈 보상을 독점해왔다는 문제의식과 이에 대한 해법이 모색됐다. 386세대 리더집단의 비윤리와 극단적 사익 추구에 대한 문제의식은 최근 조국 사태로 더욱 촉발된 측면이 있다. 이날 플로어를 가득 메운 젊은층의 모습이 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지난 8월 <불평등의 세대>를 출간한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음과 같이 발제했다. 

"386세대의 네트워크가 문제적인 것은 이들 네트워크의 규모와 밀도가 한 세대 내 특권층의 영항력이 상식 수준을 뛰어넘는, 훨씬 더 조밀하고 체계적인 자원의 동원과 조직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규모와 영향력이 다음 세대의 기회와 보상을 위협할 정도로 커졌고,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대기업-정규직-노동조합이라는 위계로 스스로를 보호하며 다음 세대로 부와 직업을 이전시키는 상층 노동계급이 탄생하는 데 386세대의 상층 집단 리더들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가장 큰 수혜를 받아왔다는 것이 제 주장이다." 


그는 해법으로 나이·성·인종·학벌에 기반한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입안, 나이와 연차에 상관없이 조직 내 '경어' 사용, 임금피크제·직무성과급제 도입, 젊은 세대·비정규직·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기업(무지개 리더십)의 '주식 사주기 운동' 등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조직 내 성·연령·출신의 '다양성'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 극복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이날 민주화세대(1955~1964년생) 이사진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자본수익률이 낮은 반면, 포스트 민주화세대(1970~1979년생) 이사진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수익률이 증가함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제시했다.  

그는 "자기 리더십을 가진 채로 아래 세대를 배려해 팀을 꾸리는 기업일수록 장사를 잘한다는 걸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다"라면서 "다양한 세대와 성별을 잘 버무린 조직이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거다. 정치·시장 등 모든 조직이 이 문제를 잘 배려해서 다양성이 왜 중요한지 깨닫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출간된 <386 세대유감>의 공저자인 김정훈 CBS 기자는 "조 전 장관은 말로 보여준 워딩이 사회적 평판이란 자산을 갖게 했고, 장관까지 됐다. 이후 국면은 다 보신 바와 같다"라면서 "합법적 불공정이 있었다고 대통령이 얼마전 발언했는데, 386세대가 그런 것을 함께 걸어온 면이 있다"라고 봤다. 

"386세대는 20대 때부터 현재까지 한국사회를 호령하고 있어 굉장히 독특하다. 취업·내집 마련·조직에서 승승장구해 온 것 등 이전·이후 세대와 다르다. 산업화 세대에선 개인의 근면이 중요했다면 386세대는 조직의 연대가 중요했다. 이들이 기회가 좋았을 뿐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교육·부동산·고용·젠더 등 각 영역에서 이 정도로 모순이 크게 일어날 정도의 결과를 낳았다. 

합리적인 선택을 해온 386에게 책임을 물을 순 없을까. 의도하지 않았고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건 알겠지만 최소한 가해자성을 인식하고, '미필적 고의'는 있지 않았을까. 더이상 이들에게 권한을 위임할 수 없다는 컨센서스가 확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훈 기자는 세대를 아우르는 '게임 체인저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공무원 사회를 예로 들었다. 그는 "20대가 공무원을 선호하는 현상은 안정적인 차원도 있지만, 권한을 행사하는 그룹으로의 진입경로를 보면 세대를 뛰어넘는 문화가 있다"라면서 "20대 때 5급 사무관이 될 수 있다. 왜 유독 가장 보수적인 공무원 사회만 그럴까. 이런 시스템을 다른 분야에서도 만들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세미나 포스터
 세미나 포스터
ⓒ K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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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구사회에선 탈물질 가치관의 상당 부분이 베이비붐 세대와 68세대를 통해 나타났는데 한국은 개인 이익의 극대화, 자녀교육에 대한 극렬한 투자로 나타난 것은 독특한 케이스"라며 "결국은 이 문제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보다 대기업-중소기업 문제로 귀착된다. 한국과 일본만 왜 그럴까. 사회적인 부분보다 (이철승 교수가 제시한 동아시아적 벼농사 생산 시스템에서 비롯된 연공서열제 협업구조라는) 문화적 맥락이 있다"라고 밝혔다. 

최충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는 계급과 세대를 구분하지만 청년세대 입장에선 양자가 동일 개념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겪고 있는 불평등 문제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고 다양한 이슈들이 섞여 있어서 해석 시 조심해야 한다"라면서도 "결국 청년층을 포용하고 기회를 주기 위해선 자산을 축적할 기회를 얻었던 기성세대의 사회적 희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정년연장 대 청년일자리 해결 방안은 연공서열에 기반한 우리나라 임금제를 해소하지 않고선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라면서 "주택 보유세를 현재보다 높여서 주택 보유를 억압하고, 청년 주거비를 경감시켜줘야 한다. 그렇게 얻은 재원으로 아동수당을 높여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기성세대는 양보를 통해 우리나라 사회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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