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3연패로 무기력하게 탈락한 SK 염경엽 감독
시즌 내내 1위에서 최종 3위로, 단기전 약점 극복에 실패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를 당한 SK 염경엽 감독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를 당한 SK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단기전에 약한 감독." 

염경엽 감독을 향한 세간의 평가다. 그간 정규시즌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둬오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성장한 염경엽 감독으로서는 숨기고 싶은 약점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염경엽 감독은 SK 와이번스로 적을 옮기기 전인 히어로즈 시절에도 가을야구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3년 정규시즌 3위로 진출한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선제 2연승을 하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해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염경엽 감독은 유독 가을야구에서 두산에게 약했다. 2015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을 상대로 1승 3패를 당하며 탈락한 바 있다.

그나마 2014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격파하며 감독 커리어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승 4패를 당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문제는 당시 에이스 밴헤켄이 선발로 나온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패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염경엽 감독은 히어로즈 시절 밴헤켄이 선발로 등판하지 않은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다. 염경엽 감독의 히어로즈 시절 포스트시즌 성적은 10승 14패다. 여기에 밴헤켄은 7경기에 선발로 나와 6승 1패를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 밴헤켄의 등판을 제외한 염경엽 감독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4승 13패로 매우 부진했다.
 
 히어로즈 감독 시절 염경엽 감독

히어로즈 감독 시절 염경엽 감독 ⓒ 히어로즈

 
특히, 히어로즈 감독으로 마지막 시즌이 된 2016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성적에 대한 질책 아닌 질책을 당해야 했다. 박병호, 유한준, 손승락 등 주축 선수들의 이적 속에서도 정규리그 3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도 준플레이오프에서의 무기력한 모습으로 인해 당시 히어로즈 팬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겼다. 이후, 히어로즈 감독직을 사퇴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SK 단장으로 취임해 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당시 염경엽 감독의 히어로즈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던 날짜는 2016년 10월 17일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3년이 지난 2019년 10월 17일,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SK는 3위팀 키움 히어로즈에게 3연패를 당하며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시즌 막판까지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하던 SK로서는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정규리그 체제에서 2위를 기록한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3연패로 탈락한 것은 2019년 SK가 세번째다. 정규리그 2위팀은 대체로 투타 전력이 탄탄하고, 충분한 휴식을 가진 후 플레이오프에 임하기 때문에 설혹 탈락을 하더라도 3연패 스윕을 당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올해 SK의 경우는 시즌 막판까지 정규리그 1위를 지켰던 사실상 정규리그 최강팀 중 하나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두산과 승률은 정확히 일치한다. 시즌 막판에 무너지며 상대 전적에서 앞선 두산에 간발의 차로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시즌내내 선두권을 지켰던 SK다. 그랬던 SK가 시즌 최종일 정규리그 1위를 내준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로 탈락하며 악몽같은 가을을 보내고 있다.
 
 염갈량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진 염경엽 감독

염갈량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진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염갈량'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염경엽 감독은 영민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감독 데뷔 후 줄곧 준수한 성적을 내왔던 만큼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만 하다. 그런 염 감독에게 가을야구에 유독 약하다는 평가는 무엇보다 떼내고 싶은 꼬리표였을 것이다. 하지만 올시즌 9월 이후 계속된 추락은 '염경엽 감독은 가을야구에 약하다'는 명제를 더 확고하게 만들고 말았다.

지난해까지 SK는 가을야구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던 팀이었다. 지난 해에도 벼랑 끝 승부 끝에 히어로즈를 극적으로 제압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전력상 우위라 평가받던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을 4승 2패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7년부터 이어진 '가을 DNA'를 자부심처럼 생각했던 SK 팬들에게 이번 시리즈 스윕패는 충격일 수 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시리즈 패배 이후 인터뷰에서 시즌 내내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내년 시즌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는 소회를 남겼다. 그러나 내년이 있다는 말로 달래기엔 올시즌 가을의 추락은 염감독과 SK에게 트라우마가 될 정도의 충격이다. 최종 순위 3위로 2019년을 마감한 SK는 충격을 딛고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참담한 실패를 경험한 염경엽 감독과 SK 구단의 스토브리그 행보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 '공수 부진' 이재원, '69억 포수' 위용은?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SK와이번스 염경엽 단기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