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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에서 노골적으로 일본 편드는 미국

‘독도 훈련 말라’는 미국, 누구의 편인가
19.10.18 19:01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지난 10월 4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 서서 크게 외쳤다. 관련 기사를 본 많은 국민은 "잘 한다 역시 대학지성인이로다" "대한민국은 주권국가입니다"라며 응원했다. '지소미아 복원' 운운도 모자라, 우리 정부의 정당한 독도 영토수호훈련에 어깃장 놓고 일본 편드는 미국에 거세게 분노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 정부는 8월 25일부터 26일까지 독도 인근에서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1986년부터 매해 실시되고 있지만 이번 훈련은 특별했다. 이지스급 함정인 세종대왕함(7600t)이 동원됐고 2배 이상 참가전력이 증가했다. 무엇보다 남북관계가 정체된 현 국면에서도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천년숙적 일본 반동들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날강도 행위의 극치"라며 한국에 힘을 실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훈련의 성격은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한국을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지정하며 명분 없는 경제침탈, "다케시마는 일본 땅" 논리를 강화시키는 일본 정부에 맞선 정당한 주권행사였다. 우리 땅 독도를 지키기 위한 군사주권이 모처럼 제대로 발휘된 훈련이었다. 일본 정부는 곧바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면서 "훈련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잠자코 있던 미국이 거의 두 달이 지나서야 동해 영토수호훈련에 본격 제동을 걸고 나섰다. 10월 2일, 미 국무부는 미국의 소리(VOA)를 통해 "한국과 일본 간 최근의 의견 충돌을 고려할 때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에서 행하는 군사훈련의 시기, 메시지, 늘어난 규모는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생산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은 독도(Dokdo)가 아닌 리앙쿠르 암초라는 표현을 쓰며 일본의 손을 치켜들었다. 리앙쿠르라는 이름은 19세기 독도 해역을 지나던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의 이름을 독도에 그대로 붙인 것이다. 서구식 표현인 리앙쿠르에 사람이 살 수 없는 암초를 더해 무인도임을 부각했다. 이는 독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 국민을 없는 사람 취급한 것이다. 그만큼 미국이 꺼내든 리앙쿠르 암초는 국제사회에 '이 땅은 분쟁지역'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줬다.
 
미 국무부는 일단 "리앙쿠르 암초의 영유권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문제는 그 다음 말이다.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열성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갖기를 독려한다"고 했다. 자, '분쟁'이라는 말을 주목하자. 미국이 "다케시마는 한일 간 영토분쟁지역"이라는 일본에 동조한 것이다.
 
여기에 미 국방부도 독도훈련과 관련해 "한일 균열에도 상호 방위와 안보 통합성이 지속돼야 한다"며 "지소미아 종료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봐도 미국은 한국에게만 날선 시위를 겨누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독도 침탈'을 명시한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9월 27일,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에서 채택된 올해 방위백서에서 "다케시마는 일본 땅, 영공 침범 시 전투기 투입"을 명시했다. 정식군대도 아닌 자위대를 출격시키겠다는 일본의 빼도 박도 못할 군사도발에 미국은 침묵한다. 한국을 겨눈 '돌직구'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이중 잣대가 아닐 수 없다.
 
핏빛으로 물든 바다…미국이 독도를 공격한 '70년 잔혹사'
 
KBS 등 국내 유력 언론은 독도 훈련에 어깃장을 놓는 미국의 반응에 대해 "이례적"이라며 "사실상 일본의 편을 드는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를 잇달아 냈다. 그런데 독도를 둘러싼 미국의 일본 편들기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미국은 70여년 세월 동안 끈질기게 '우리 땅 독도'를 괴롭히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야합, 발단은 일제패망 2년 뒤인 1947년이었다. 미군정(GHQ) 통제 하에 있던 일본 외무성은 독도를 일본령으로 두기 위한 흉계를 꾸민다. 일본 측은 '다케시마를 일본령으로 잔류시켜야 미국이 다케시마에 무선이나 레이더 기지를 설치할 수 있다'는 궤변을 대며 미국 측에 강력히 로비했다. 독도 일대가 미국이 관리하는 폭격 연습지대가 되면 훗날 일본령으로 인정받기 쉬울 것이라는 노림수였다.
 
미국은 일본을 지지했다. 독도는 소련과 가깝고 동해 전 지역을 내다볼 수 있는 군사 요충지였다. 미국으로서는 나쁠 게 없었다. 일본의 제안을 받아들인 미군정은 일본 측에 "리앙쿠르 암초에서 폭격훈련을 하겠다"고 친절히 안내까지 했다. 그러면서 독도의 주권을 가진 한국 정부에는 어떠한 경고도 전하지 않고 무시했다.
 
한국이 쏙 빠진 '미일 독도 야합'의 결과 1948년 6월 8일, 푸르렀던 독도 해역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미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전략폭격기 B29가 독도 상공에 별안간 나타났다. 전폭기는 우리 국민에게 총탄과 폭탄을 퍼부으며 잔혹하게 학살했다. 폭격훈련이 아닌, 의도적인 폭격학살이었다. 여느 날처럼 미역을 따러 나왔던 울릉도 주민들과 고기잡이 배 선원을 포함해 국민 200여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독도 야합에 뒤이어 1951년 미국과 일본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체결했다. 1952년 같은 조약이 발효되면서 일본은 국제사회로 복귀했다. 이 조약은 '다케시마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일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어째서 그런지 함께 살펴보자.
 
위 조약문에는 "일본은 한국 독립을 인정하면서 퀠파트(제주도)와 해밀튼 항구(거문도), 다즐렛(울릉도)과 같은 여러 섬을 포함하는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 권원과 청구권을 포기한다"고 되어있는데 독도만은 쏙 빠져있다.
 
그런데 앞서 1947년에 작성된 조약 초안 1장 4조엔 "일본은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right)와 권원(title)을 포기하고, 울릉도와 독도(리앙쿠르 암초), 거문도 등을 포함한 모든 한국 해안 섬들을 포기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최종결정 때 조약문 내용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를 근거로 일본이 떳떳하게 '다케시마'를 외쳐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은 우리 조상 누구나 찾던 독도 해역을 학살터로 만들어버렸다. 바위마다 서린 핏자국은 오랜 세월 지나 씻겨 내려갔지만, 미국이 벌인 천인공노할 학살만큼은 잊힐 수 없다. 죄의식이 없는 미국은 현재까지 학살에 대해 전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민족이 힘을 합쳐 미일 연대의 '독도 위협' 끊어내야
 
2019년, 독도를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은 여전하다. 그 점은 일본계 미국인으로, 미국·일본 혼혈인 주한 미 대사 해리 해리스의 말을 통해서도 역력하게 증명된다. 해리스는 8월 2일 중앙일보와 가진 <해리스 대사 "美의 두 동맹인 한일 대립 지켜보는 건 고통">이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독도를 굳이 리앙쿠르 암초로 불렀다.
 
미 태평양군 사령관을 지낸 해리스는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을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당연히 독도에 대한 한국 국민의 감정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예의상으로라도 독도라고 부를 법도 한데 해리스는 그러지 않았다.
 
해리스는 미 태평양군 사령관으로 재직하던 중 한미일 안보협력을 주축으로 한 미국의 동북아시아 군사정책에 깊숙이 참가했고, 2016년에는 한일 간 지소미아 합의 체결에도 관여했다. 이런 인사가 주한 미 대사로 한국에 와 '리앙쿠르 암초'라는 용어를 꺼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국이 일본 편을 들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명한 것이다.
 
지금까지 독도를 둘러싸고 일본 편'만' 드는 미국의 태도를 짚어봤다. 분명한 점은 미국과 일본, 우리 땅을 침탈하고 유린한 옛 제국주의 열강의 그림자가 아직도 독도 일대에서 어른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일본 편을 드는 미국의 '독도 영토분쟁화' 흐름이 2014년부터 미 정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 국무부뿐만 아니라 미 연방정부 산하기관인 미국 지명위원회(USG), 미 의회 공식 싱크탱크 의회조사국도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라고 표기한다. 정보기관인 CIA(미국 중앙정보부)는 '월드 팩트북'에서 아예 독도를 일본의 땅으로 표기했다. 대표적인 IT 대기업 구글은 구글맵에서 리앙쿠르 암초, '일본해'라는 용어를 채택했다. 이밖에 대다수 미국의 출판계·교육계에서도 리앙쿠르 암초 또는 다케시마(Takesima)라는 표현을 쓴다.
 
이런 상황에서 만에 하나 독도에서 한일 군사충돌이 일어난다면 미국은 누구의 편을 들까? 최근 들어 아베 정권이 여러 차례 '자위대 독도 출격'을 시사하면서 독도 인근에서 군사충돌 가능성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굳이 답을 하지 않더라도 이제 여러분은 모두 충분히 짐작하실 것이다. 기어이 독도를 독도라고 부르지 않는 미국이 누구의 편을 들지는 뻔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일본의 배후에 미국이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주목해봄직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첫 희생이 됐던 독도를 자신의 영토라고 하는 터무니없는 주장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이례적으로 영문판으로도 제작되어 배포됐다.
 
바로 전날 외교부는 해리스 대사를 초치해 "지소미아 폐기 실망"과 "독도 훈련이 비생산적"이라고 한 미국에 항의하기도 했다. 부처 수장인 강경화 장관이 아니라 격이 낮은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해리스 대사를 맞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미국에 대한 엄중한 항의였다. 일본에 더해 미국에 정당한 목소리를 낸 지당한 주권행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목소리(주권행사)는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의 힘이 더해질수록 큰 힘이 발휘되는 법이다. 돌아보면 우리 민족은 미국과 일본이 선택한 '식민침탈 제국주의'의 길을 걷지 않았다. 또한 갑오농민전쟁, 3.1독립운동 등을 전개하며 외세를 물리치고 우리의 주권을 되찾고자 맹렬히 일어섰다. 지난 2016년 전국의 광장을 환하게 밝힌, 세계사에 남을 촛불혁명도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독도는 무궁무진한 자원이 깃든 8천만 겨레의 웅대한 보고다. 앞으로 독도 일대에서 남북 간 공동어업, 공동개발, 공동 영토수호훈련 등이 성사된다면 우리 민족이 주도하고 주변국들이 동참하는 평화경제수역이 꽃피게 된다.
 
그러자면 우선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우리가 나서 '감 놔라 배 놔라' 독도 주권을 침해하는 일본, 일본을 뒷받침하는 미국의 압박을 영원히 끊어내야 한다. 철모르고 제국주의 옛 시절 침탈이나 궁리하는 저들의 연대를 확실히 차단해야 한다.
 
아울러 독도가 한국의 땅을 넘어 우리 민족 고유의 영토임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야 한다. 주권국가인 남북 정부와 주권자인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 독도 지킴이로 국제무대에 나선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평화·번영·통일이 용솟음칠 새 시대, 민족의 굳건한 힘으로 우리 땅 독도를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주권연구소>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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