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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분위기를 망쳤으니 시말서를 써라, 근무시간 전이라도 떡 먹었으니까 써라, 근무시간에 왜 커피를 마시냐며 (시말서) 써라, 온갖 트집을 잡으며 시말서를 강요한다. (중략) 심지어 무조건 자기가 불러주는 대로 쓰라고 한다. 다 쓰지 못하면 집도 못 간다."
 
10월 18일 오후,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공운수노조의 주최로 '노동탄압 전문업체 악질용역 태가비엠 퇴출! 연세대 총장후보는 약속하라!' 기자회견이 열렸다.
 10월 18일 오후,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공운수노조의 주최로 "노동탄압 전문업체 악질용역 태가비엠 퇴출! 연세대 총장후보는 약속하라!" 기자회견이 열렸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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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 40분. 약 20여명의 청소노동자들이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 한 가운데에 섰다. 대부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병원·학교 등에 청소·경비 노동자를 파견하는 용역업체 '태가비엠'을 고발했다. 앞선 발언은 임미현 연세세브란스병원분회 (아래 세브란스 분회) 청소노동자의 증언이다.

폭로는 이어졌다. 조종수 민주노총 서울지부 연세세브란스병원분회 분회장은 "그뿐만이 아니다. 태가비엠이 해고 얘기를 가장 쉽게 할 때가 있다. 병가 신청자나 산업재해 대상자(의 경우다)"라며 "병가나 산재를 요청하면 '실업급여 받게 해줄테니 그만두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조종수 분회장은 본인의 경험도 털어놨다. 그는 "저는 33개월이 넘도록 150kg에 육박하는 쓰레기 운반 업무를 고정적으로 하고 있다. 이 일은 1500L 카트에 쓰레기를 천장이 닿을 정도로 실어서 하루 15~20회를 (운반) 하는 업무다"라며 "힘이 많이 들고 악취가 심해서 근무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업무다. (나도) 계속해서 자리 이동을 요구했으나 "당신 같은 사람이 할 일은 이것밖에 없다"는 모욕만 돌아올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10월 18일 오후,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공운수노조의 주최로 '노동탄압 전문업체 악질용역 태가비엠 퇴출! 연세대 총장후보는 약속하라!' 기자회견이 열렸다.
 10월 18일 오후,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공운수노조의 주최로 "노동탄압 전문업체 악질용역 태가비엠 퇴출! 연세대 총장후보는 약속하라!" 기자회견이 열렸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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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합원들의 폭로는 이날 처음 언급된 게 아니다. 태가비엠의 '직장 갑질' 문제는 지난 8월 7일 'MBC'의 보도에서 다뤄진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 나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은 "보도가 나갔음에도, 사실상 변화한 것은 없다"며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만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후에도 연세의료원은 태가비엠과 용역계약을 계속 이어갈 여러가지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연세 세브란스 병원의 입찰공고 게시판에는 몇 달째 아무런 소식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위 문제의 해결과 관련해 "용역업체 태가비엠 퇴출, 총장후보들이 청소노동자들에게 약속해(야 한다)"고 외쳤다. 김제하 민주노총 서울지부 조직차장은 "총장을 언급한 이유는, 이번 연세대 총장후보 5명 가운데 이병석 현 세브란스병원장이 올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태가비엠 관계자는 "비슷한 내용(폭로)으로 갑질이라고 얘기하는데. 늘 객관적인 사실이나 데이터는 있지 않았다"며 "과거 보도된 내용을 보니까 하도 거짓말이 많아서. 저희가 허위사실로 고소 고발도 했었다. 그때 가처분 신청도 제가 승소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를 악덕 용역업체로 몰아가는데, 그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어쨌든 재계약을 앞두고 이런 걸(기자회견)을 해서 계약 못 하게 하고. 새로 들어오는 업체한테는 위협을 가해서 교섭권을 가져가려고 하는, 그런 목적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연세대, #세브란스, #청소노동자, #비정규직,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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