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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터키의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 중단 합의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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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을 공격하고 있는 터키가 쿠르드 민병대(YPG)의 철수를 조건으로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 후 터키가 5일간 휴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펜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쿠르드 민병대원들이 안전지대에서 철수한 이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벌이는 군사작전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라며 "쿠르드 민병대도 철수에 동의했으며, 이미 철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쿠르드족이 실효 지배하고 있던 시리아 북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폭 30㎞에 이르는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쿠르드족을 몰아내고 터키에 있던 시리아 난민의 정착촌을 만들겠다는 터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쿠르드 민병대가 시리아 북부를 떠날 시간을 주기 위해 터키가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미군이 쿠르드족의 철수를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터키의 합의가 발표되자 기자들에게 "미국, 터키, 쿠르드족, 그리고 전 세계에 대단한 날"이라며 "모두가 행복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훌륭한 지도자이고, 그는 옳은 일을 했다"라며 "그는 현명한 결정을 했고, 나는 그를 존중한다"라고 치켜세웠다.

터키는 자국 내에서 분리 독립을 꾀하는 쿠르드족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며 척결을 목표로 해왔고,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기로 하자 국경 보안을 내세워 지난 9일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철수 결정으로 사실상 터키의 군사공격을 묵인하고,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큰 역할을 했던 쿠르드족과의 동맹 관계를 배신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펜스 부통령을 급파해 휴전을 이끌어냈다.

"터키에 다 줬다... '동맹 배신' 변하지 않아" 비판 

그러나 미국 정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터키의 요구를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였으며, 쿠르드족을 배신한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의회 연설에서 "오늘 발표는 승리와 거리가 멀다"라며 "갑작스러운 미군의 시리아 철수 결정 과정과 배경, 향후 미국의 역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휴전 합의는 미국이 동맹을 버렸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라며 "쿠르드족을 버린 결정은 우리의 가장 신성한 의무를 배반한 것이며, 미국 역사에 핏자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이것은 휴전이 아니다"라며 "쿠르드족이 볼 때 이는 '우리가 너를 죽이기 전에 여기서 나갈 100여 시간을 주겠다'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터키가 휴전에 합의했지만, 군대를 철수할 의무는 담기지 않았다"라며 "터키는 이번 군사작전을 통해 목표로 했던 모든 것을 얻어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