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신 철폐, 독재 타도."

16일 오전 창원마산 경남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참가자들은 이같이 외쳤다. 부마항쟁이 올해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국가 주도의 첫 기념식이 열린 것이다.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등이 참석했다.

또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박재규 경남대학교 총장 등이 함께 했다. 또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과 옥정애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등 부마항쟁 주역들이 같이 했다.

기념식은 50분 가량 진행되었다. 기념식은 국민의례에 이어 재연극 <그날의 부마>가 공연되었다.

이 공연 때 무대에 오른 송기인 이사장은 "10월 16일 부산대에서 시작된 시위는 서면 등 시가지로 번졌고, 18일 경남대에서 시작된 시위는 3‧15의거탑을 거쳐 밤늦게 까지 퍼져나간 시민항쟁이었다. 이에 놀란 정부는 20일 마산에 위수령을 선포했다. 이승만 독재정권은 3‧15의거로 무너졌고, 박정희유신독재는 부마항쟁으로 무너졌다"고 했다.

옥정애 위원의 딸인 이용빈씨가 무대에 올라 "어머니는 제가 20살이 되었을 때 부마민주항쟁에 참여했던 이야기를 해주셨다. 엄마가 보여준 용기와 그동안 겪은 고통이 우리의 역사를 한 걸음 나아가게 했고 저 역시 그 속에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2년 전 엄마와 저는 함께 촛불을 들었다. 엄마의 바람이 저와 같았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 날 20살인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40년이 지난 오늘 엄마와 부마항쟁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옥정애 위원과 최갑순 회장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한 뒤 무대에서 내려와 옥정애 위원과 최갑순 회장을 위로하며 악수하기도 했다.

조진웅 배우가 고 임수생 시인이 쓴 시 "거대한 불꽃, 부마민주항쟁"을 낭독했다. 이 시는 "1979년 10월 16일 마침내 불꽃은 치솟았다"로 시작되어 "민주투사 만세"로 끝이 난다.

성악가 박은주 부산대 교수와 부산시립합창단, 창원시립합창단이 노래 "햇살"(안혜경 작곡, 신경림 작사)을 불렀다.

마지막에 부마민주항쟁에 시민들이 불렀던 '우리의 소원'을 참가자들이 불렀다. 참가자들은 '소원'을 '자유'와 '민주'로 바꿔 불렀고, 광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오월소나무합창단과 창원 다문화소년소녀합창단 '모두'가 이원생방송으로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6일 오전 창원마산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6일 오전 창원마산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대통령는 기념사를 통해 고 유치준씨가 40년만에 부마항쟁 관련 사망자로 공식 인정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돌보지 못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저 자신도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회에서 활동했고, 부산에서는 물론 이곳 경남대 교정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한 적이 있다"며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고,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진상규명을 거론한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보상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숫자로만 남아있는 항쟁의 주역들과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할 것이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디"고 했다.

개헌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저는 지난해 발의한 개헌안에서 헌법전문에 4.19혁명에 이어 부마민주항쟁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 계승을 담고자 했습니다. 비록 개헌은 좌절되었지만 그 뜻은 계속 살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 중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 기간 연장과 관련자 예우에 대한 법률 제·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는 동안 10여 차례 박수 소리가 나왔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18일 사이 부산과 마산(창원)에서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에 맞서 일어난 시민항쟁을 말한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국제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16일 저녁 경남대와 부산대 교정에서는 동시에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

태그:#부마민주항쟁, #문재인 대통령, #경남대학교, #부산대학교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