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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한영외고 학교폭력 상황' 문서.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한영외고 학교폭력 상황" 문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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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한 달 동안 한 고교를 찍어 '최근 10년간 학교폭력 관련 학생 명단과 회의록' 등 자료를 무더기 요구한 것이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정치권의 또 다른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11일 <오마이뉴스>는 조국 법무부장관의 자녀가 다닌 한영외고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학교폭력 현황 자료 요청' 문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서울시교육청이 작성한 문서를 보면,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7명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한영외고에 학교폭력 관련 17건의 자료를 요구했다. 이 문서에 다른 정당 소속 의원은 없었다.

문제는 의원들이 해당 학교의 학교폭력 관련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 학생들의 이름까지 무차별적으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자료 요구 이유는 "조국 후보자 아들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김진태 한국당 의원의 발언과 관련 있어 보인다. 조국 장관 자녀의 학교폭력 연루 사실을 캐내기 위해 한국당 의원들이 줄줄이 자료 요구 대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조 장관의 아들은 학교폭력 가해자가 아니라 오랜 기간 집단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였다.

총 19건 자료 요구 살펴보니... 가해·피해 학생들 이름까지 무차별적 요구

지난 8월 19일 국회 교육위 김현아 의원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한영외고 학교폭력 피해자, 가해자, 폭력 유형, 폭력 내용, 조치 결과 등 관련자료 일체'를 요구했다. 성만 보이고 이름은 가리도록 했지만, 피해학생들의 개인정보까지 요구했다. 같은 날 곽상도 의원도 '2012년 1~6월 한영외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이하 학폭위) 회의록, 회의 결과보고서, 피해자 진술서' 등을 요구했다.

8월 21일 전희경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학교폭력 관련 10년 치 자료를 요구했다. '최근 10년간 한영외고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전학 또는 퇴학 학생 수(성명, 학교폭력 사유, 조치결과)'를 요구한 것이다. 이틀 뒤인 23일에는 김한표 의원이 한영외고에 학교폭력 관련 '최근 10년간 신고접수 현황, 조치 결과, 회의록 일체'를 요구했다.

이런 자료 요구는 8월 28일까지 이어졌다. 법제사법위 김도읍 의원은 학폭위 위원과 전문상담교사 명단과 연락처까지 요구했다. 자료를 요구한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학생 이름은 가린 채 성만 요구하기도 했지만, 상당수가 학생 성명 전체를 요구했다.

요구를 받은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이름 등의 정보만 가린 채 학폭위 결과보고서 일부를 의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우린 한영외고에서 받은 자료를 그대로 의원들에게 보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폭력 관련법이 공개 금지를 규정한 회의록이나 학폭위원 명단은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교육청 내부서도 불만 목소리 "정치인이 자기 목적 위해 학생들 아픈 곳 건드려"

서울시교육청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교육청 소속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자료이기 때문에 커다란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일부 의원들이 학교폭력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삼기 위해 미성년 학생들의 자료를 요구한 것은 또 다른 정치권의 폭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집단 괴롭힘 등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은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면서 "의원들이 자기 목적을 위해 어린 학생들의 가장 큰 아픔인 학교폭력 문제를 걸고 나서는 것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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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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