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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꿈은 하나예요. 4대강 16개 보가 국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이루어진 거거든요.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에 16개 보는 다시 원 상태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그게 저의 꿈이고 국민의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때까지 더 열심히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멀리서 바라봤다면 이제 좀더 가까이 강의 아픔을 지켜보고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_김종술 기자
 
4대강 사업 이후 지금까지 금강의 아픔과 변화를 알리고 있는 김종술 기자
 4대강 사업 이후 지금까지 금강의 아픔과 변화를 알리고 있는 김종술 기자
ⓒ 밝은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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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100여 명의 길벗이 금강 공주보 앞에 모였습니다. 작년 6월 금강 순례 이후 다시 찾은 이곳에서 김종술 기자님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김종술 기자님은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이 시작되고 금강의 변화를 기록해온 금강 탐사전문 기자로, 60만 마리 물고기 떼죽음부터 2미터가 넘는 큰빗이끼벌레, 녹조현상 등 수많은 환경 논란을 만들어낸 4대강 사업, 그 현장을 집중 취재해왔습니다.

태풍 미탁으로 수문을 조금 열어놓은 공주보 앞에서 그간의 금강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난해 3월, 수문이 열린 후 금강은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모래톱이 돌아오고, 물고기들이 늦은 산란을 하고, 맹금류도 찾아왔다고 합니다. 전 세계 우리나라밖에 없는 멸종 위기종 1급 흰수마자 물고기 31마리가 집단으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꼬마물떼새 알이 발견되어 24일 동안 강변에 텐트를 치고 강 출입하는 낚시꾼들을 막았다는 기자님. "당신이 새 아빠도 아닌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 따지는 낚시꾼들을 설득해야 했다는 것과 "이 아이가 금강의 희망이라고 생각했기에 지킬 수밖에 없었다"라는 기자님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꼬마물떼새는 겨울을 나고 다시 봄이 되면 본래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지금은 동남아로 열심히 날아가고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면 4대강 사업 전에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기자님이 조류학자들에게 확인해보니, 다수는 알을 낳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부는 공사장, 주차장, 자갈밭에서 알을 낳았고 또 다수는 죽었다고 했습니다. 국가사업이라는 이유로 까닭 모르고 죽어간 뭇 생명 떠올리니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수문이 열린 공주보 전경
 수문이 열린 공주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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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가운데 공주보 아래 모인 길벗들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가운데 공주보 아래 모인 길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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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수문이 열린 후 주민들에게 거짓 소식이 돌아 몸살 앓았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올해 2월 22일, 공주보 부분해체 발표가 나자마자 공주시가 들썩였다고 합니다. 2단으로 설치된 공주보는 위쪽에 교량이 있고 아랫부분이 물막이 보인데, 보 부분해체가 아니라 교량까지 철거한다는 거짓 소식이 퍼졌습니다. 또 보가 부분 해체되면 가축 먹일 물이 없고 농사지을 물도 부족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 역시 검증되지 않은 거짓 소식이었습니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의아했습니다. 김종술 기자님은 공무원, 전문가, 기업이 만들어놓은 굳건한 '연결고리'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물이 썩고 물고기가 죽어가면 전문가에게 조사를 맡기고, 기업은 화공약품을 만들어 녹조를 가라앉히는 응집제를 판매합니다. 4대강 사업 후에 실제로 금강은 녹조 제거 연습장이 되었고, 전체 사대강유지관리비로 추산되는 것만 1~2조 원이라고 합니다. 이들이 만들어놓은 연결고리의 힘이 결국은 강 생명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었구나 생각하니 참담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작년 이후로 금강에서 여러 변화가 있었음을 길벗들은 다시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수문이 열려 강이 회복되고 있었지만 그 사이에 대립을 만드는 거짓 이야기가 난무했고, 여전히 생명보다 자본이 우선되는 문명이 작은 생명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강변을 따라 이동하며 금강의 상황을 듣는 길벗들
 강변을 따라 이동하며 금강의 상황을 듣는 길벗들
ⓒ 밝은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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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과 금강을 둘러싼 거짓, 미움, 대립이 풀어지기를 염원한다
 금강과 금강을 둘러싼 거짓, 미움, 대립이 풀어지기를 염원한다
ⓒ 밝은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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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들은 강변을 따라 걸으며 침묵으로 기도했습니다. 고통당한 강 생명들에게 미안한 마음, 그럼에도 조금만 더 힘을 내어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강변을 돈 후에는 동그랗게 모여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 기도회 이어갔습니다. 온생명 곱게 어울리는 밝은누리 씨알로 살아가기를, 온생명 평안하게 살게 되기를 마음 모아 기도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생명평화의 꿈. 길벗들도 이 운동에 힘껏 동참하리라 다짐하며 순례 이어가리라 마음 모았습니다. 9, 10월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 10월 3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이어갑니다.

태그:#생명평화고운울림기도순례, #김종술기자, #금강, #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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