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쟁은 다른 현악기와 비교해 음역대는 좁지만 가야금보다 큰 울림통을 가지고 있어 그 소리가 매우 웅장하고 오랫동안 음을 지속할 수 있다. 또 국악기 가운데는 유일한 저음 현악기로 서양 현악기 가운데 비교적 거친 듯하면서 낮은 음을 지닌 서양의 첼로와 닮은꼴 악기다.
  
 아쟁 듀오 '다시'

아쟁 듀오 '다시' ⓒ 다시

 
아쟁의 명인 김일구, 김창곤, 이관웅 선생을 사사한 후 전통과 퓨전을 아우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실력파 연주가인 아타(아쟁 타는 언니)와 신재은이 최근 아쟁 듀오 '다시(Dasi)'를 결성했다.

두 사람은 지난 9월 16일 창작곡과 함께 록의 명곡을 아쟁 연주로 리메이크한 데뷔 음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발표했다.
 
아쟁 듀오 '다시(Dasi)'는 국악뿐 아니라 팝, 록, 일렉트로닉,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쟁으로 새로이 해석해 이를 관객들과 나눈다는 취지로 2017년 5월에 결성됐다. '다시'는 순우리말로 '하던 것을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아쟁 듀오 '다시'가 발표한 이번 디지털 싱글 음반에는 창작곡 'flowing'과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White Rabbit',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 등 3곡이 담겨 있다.
 
그룹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에서 키보드 연주자로 활동했던 최경식씨가 작곡과 편곡을 담당했던 창작곡 'flowing'은 민요 '뱃노래'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사랑하고 헤어지는 이별의 애절함을 아쟁이 잘 표현해 주며,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두개의 아쟁이 서로 경쟁하듯 펼쳐지는 현란한 연주가 일품이다.
 
모시카가 편곡한 'White Rabbit'은 1960년대 후반 사이키델릭 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연주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는데, 사이키델릭 록 특유의 분위기에 거칠고 강렬하게 주고받는 두 아쟁 소리와 애잔하고 몽환적인 음색이 특징적이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최경식씨가 편곡한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은 소아쟁과 대아쟁을 통해 신비하고도 동양적인 분위기로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원곡에서는 일렉트로닉 기타 사운드 전환과 헤비적인 사운드를 드러내는 과정을 거친 후 로버트 플랜트의 절창으로 끝을 맺는데, 이 음반에서는 보컬이 아쟁 연주로 대체되어 아쟁 특유의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아쟁 듀오 '다시'의 연주 모습

아쟁 듀오 '다시'의 연주 모습 ⓒ 다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음악학전공 박사를 수료한 후 국악방송 '음악의 교차로'를 진행하고 있는 국악평론가 이준희씨는 "아쟁 소리는 줄과 활이 만난 결과다. 만남은 마찰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다듬으면 특유의 소리가 된다. 아쟁 듀오 '다시(Dasi)'의 음악은 고와 금이 통하고 동과 서가 어우러진다. 이질적인 양자의 만남에서 마찰을 다듬는 작업은 이제 시작이 되었다. 이번에 발표한 아쟁 듀오 '다시'의 곡들은 전통의 울타리에 갇히지도 않고, 아쟁만을 위한 음악에 묻히지도 않고, 보다 넓은 지평을 향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음반을 제작한 세화엔터테이먼트 김호심 대표는 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AC/DC, 마이클 잭슨, 스팅, U2, 건스 앤 로지스, 너바나 등의 음악을 첼로 연주로 편곡해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크로스오버 듀오 투첼로스(2cellos)를 모티브로 이번 음반을 제작하였다"며 "아쟁 듀오 '다시'의 음악적 시도는 우리 음악의 세계화를 위한 도전이다. 새로운 소리를 찾아 이제까지 가본 적이 없는 길을 떠났다"고 이번 음반의 제작 의도를 밝혔다.
 
아쟁 듀오 '다시'의 신재은씨는 7일 전화통화에서 "명곡들이라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리메이크 했는데, 아직 아쟁으로 이 곡을 리메이크한 선례가 없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좋은 것인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다. 이것을 아쟁으로 연주할 경우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며 "이것을 해소할려고 원곡음반을 많이 듣고 연습과 연구를 많이 했다. 원곡과 최대한 비슷하게 하면서도 아쟁으로만 낼 수 있는 아쟁만의 음색과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쟁 듀오 '다시'의 아쟁 타는 언니 아타(김보은)와 신재은씨는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현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1년 선후배 관계로 '아타'는 추계예술대학교를 졸업한 후 전통과 퓨전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주 활동과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하여 전통음악의 깊이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신재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출신으로 현재 시흥시립전통예술단에 몸담고 있다. 과거 '아시안 뮤직 앙상블A.M.E'와 '앙상블 달문'의 구성원으로서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였고, 끊임없이 전통을 공부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국악을 널리 알리는 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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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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