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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화전의 표제작 '오늘은 말해주었으면'
 이번 시화전의 표제작 "오늘은 말해주었으면"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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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산들바람이 불었으면
그리고 나에게 말해주었으면

꽃이 흔들렸던건 꽃이 약해서가 아니라
바람 때문이었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시화전 표제작 '오늘은 말해주었으면'(김명은) 중-
 
일본 시민들과 만난 한국초중고생의 시화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아래 '부자유전')'의 전시가 두 달 째 중지 상태인 나고야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또 다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통영거제 시민 모임(아래 '시민 모임')과 사진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을 알려 온 사진 작가 안세홍의 '겹겹 프로젝트' 주최로 열리는 일본 순회 시화전 '진실을 알리는 소리(아래 '시화전')'가 그것이다. 이 전시회는 지난 10월 1일부터 오는 6일까지 나고야의 '시민 갤러리 야다'에서 진행된다.

전시된 작품들은 전국의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시화를 공모해 입상한 것들이다. 또, 2010년부터 일본 국회와 정부, 유엔 등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엽서 보내기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나고야를 방문한 '시민 모임'의 송도자 대표는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돌아가시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의 확장성을 고민하던 중, 당사자가 아닌 학생들의 작품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이 문제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기획했다"고 전시회의 목적을 밝혔다. 일본 순회 전시전은 지난해 나라와 오사카, 올해는 교토에서 한 차례 전시를 진행했고, 나고야에서의 6일간의 전시로 마무리 된다.

통영과 거제는 일제 식민지 지배 당시, 일본과의 거리가 가깝고 철도와 해로를 통해 '위안부'를 동원하는 것이 편리했다. 때문에 당시 조선 내에서도 가장 많은 '위안부' 피해자가 발생한 지역이라고 한다. 이런 지역의 상황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인권, 명예 회복을 위해 지난 2002년 '시민 모임'을 시작했다.

같은 작품으로 한국 내에서도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밝힌 송도자 대표는 이번 일본 순회 전시전이 "아주 많은 인원이 전시장을 방문하지는 않지만,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많은 격려를 해줘서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행사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린 학생들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은 "한국 청소년들의 이런 모습에 비해 일본 사회와 정부의 대응과 사고는 너무 부끄러울 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진실'과 마주하기를 두려워하는 일본 사회

관람객들은 시화 작품에 감탄을 하면서, 한편으론 '시민 모임'이 진행해 온 엽서 전시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엽서들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2010년에는 일본 중의원, 2012년에는 일본 수상, 2013년에는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 앞으로 보내졌다.

2012년 엽서 운동을 시작할 때는 민주당의 노다가 일본의 수상이었는데, 엽서가 다 모아지고 보내졌을 때는 현재의 아베 수상으로 바뀌고 말았다. 결국 아베 수상은 이 엽서를 열어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한국으로 반송했다고 한다.

지금 아베 정권이 과거 침략의 역사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물건을 열어보지도 않고 반송했다는 행위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수상으로써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다.
 
 관람객이 송동자 대표에게 엽서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관람객이 송동자 대표에게 엽서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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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시가 중지된 '부자유전'의 출품작 가운데는 조선학교 학생이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그림을 그린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2016년 치바시의 지원금을 받은 '우리학교와 치바의 어린이전'이라는 전시회에 출품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치바 시장이 "지역의 교류가 테마인 행사에서 정부 비판을 하는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이미 정해진 50만 엔(약 500만 원)의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는 조치를 취해 전시회 자체가 무산된 적이 있다. 이번 '시화전'에 전시된 작품들이야말로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자들이 보기에는 공공의 장소에서 전시하기 부적절한 작품들인 것이다.

하지만, 전시장에 직접 와서 작품을 본다면 누구나, 아이들의 눈을 통해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명하고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다. 바로 이것이 일본의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주류 권력이 이런 작품들을 일본의 일반 시민과 만나지 못하게 하려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들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들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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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전시회 초대의 말을 통해 "이 전시회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올바르게 해결되도록 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바람대로 남은 전시회 동안 더 많은 일본의 시민들이 전시장을 방문해, 아이들이 전하는 '진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시민 모임'의 송도자 대표
 "시민 모임"의 송도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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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거제의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소개가 있는 판넬
 통영거제의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소개가 있는 판넬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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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작품에는 일본어 번역이 달려있다.
 모든 작품에는 일본어 번역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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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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