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이란 최강의 살상 캐릭터로 분해 <존 윅> 시리즈에서만 수많은 사람을 죽인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영화 <레플리카>를 통해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과학자로 변신했다.

아름다운 아내 모나(앨리스 이브)의 남편이자 3남매의 아버지인 윌리엄 포스터(키아누 리브스)는 인간의 정신을 복제해 로봇에게 주입하는 345프로젝트의 책임과학자이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의 실험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고 회사에서의 입지도 위기를 맡는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모든 가족을 잃게 된다. 사고 직후 가족들의 기억을 복제한 윌은 자신의 팀원이자 생명 복제 전문가인 에드 휘틀(토마스 미들휘치)의 도움으로 복제인간을 만든 뒤 기억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가족들을 되살리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되살려낸 행복도 잠시, 클론이 된 가족들은 조금씩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하고 그는 인간복제 알고리즘을 노리는 거대 조직의 표적이 된다.
 
 <레플리카> 스틸 샷

<레플리카> 스틸 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복제품을 뜻하는 <레플리카>라는 제목답게(?) 영화는 소재와 주제의식 그리고 비주얼까지 영혼 없는 복제품들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인간복제라는 금기와 죽은 사람을 되살리고자 하는 욕망은 오랫 동안 SF장르에 자리 잡은 소재인 만큼 딱히 신선할 것이 없다. 아쉬운 것은 관객을 윤리적 딜레마로 끌어들일 만한 소재가 분명히 있음에도, 감독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싱거운 킬링타임 무비로 만들어 버렸다는 점이다.

특히 비주얼 측면에서 여기저기 카피한 느낌을 지울수 없는데, 영화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손으로 디스플레이를 제어하는 모습은 영화 톰 크루즈 주연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대표 장면을 연상하게 만들고, 영화 속 로봇도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 로봇>을 떠올리게 만든다.

오마주일지도 모르겠으나, <레플리카>는 여러모로 1993년작 <폴링 다운>과 많이 닮아 있다. 우선 두 작품 모두 주인공 이름이 윌리엄 포스터인데, 두 캐릭터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하여 딸과 재회하려 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쉽게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보기 힘든 작품이다. 이야기엔 빈틈이 너무 많고 영화 속 과학은 지적 쾌감을 제공하긴커녕 설득력조차 부족하다. 여기에 윤리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없다. 또한 일부 CG는 2000년대로 역행한 수준이다. 
 
영화의 수준은 개봉시기, 북미 흥행성적과 직결되었다. 영화촬영은 2016년 8월에 마쳤는데 미국에선 2019년 1월에서야 개봉했으며, 공동 제작국가인 영국에선 아직도 개봉을 못했다. 흥행 성적은 당연히 참혹하다. 순제작비 3천만 달러가 투여된 이 작품은 올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불과 4백만 달러밖에 벌어들이지 못했다. 

참고로 주인공 윌리엄 포스터역은 10년 가까이 망작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조차 거절한 배역이라고 한다. 근데 이걸 키아누 리브스 주연을 맡은 것이다. 최근 키아누 리브스의 선구안을 고려하면 그냥 빨리 <존 윅> 4편을 찍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레플리카 키아누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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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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