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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와 태안군이 농업용수로도 가치를 상실한 부남호의 역간척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계 복원과 해양관광레저도시로의 탈바꿈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쌀 생산을 위해 바다를 막았던 시대에서 자연생태계 복원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부남호 역간척의 추진과정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진단한다.<기자 말>

부남호의 탄생은?

일명 '고 정주영 회장의 유조선공법'을 통해 조성된 부남호는 1979년 (주)현대건설이 서산AB지구 매립 면허를 취득하여 1980년 5월에 착공하여 물막이 공사로 난항을 겪다가 유조선을 이용해 1982년 10월에 태안군 남면 당암리와 서산시 부석면 창리를 잇는 서산B지구방조제 최종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서 형성된 담수호다.

이후 현대건설은 1985년 4월에는 서산B지구 내부 개답 공사와 담수호의 탈염 작업에 이어 1986년에는 일부 지역에서 시험 영농이 실시한 뒤 1995년 8월에 15년 3개월이 소요된 서산B지구 간척사업이 완료되면서 비로소 부남호도 준공되었다.

부남호의 수혜 면적이 약 3,600㏊이며, 유효 저수량이 2110만㎥, 만수 면적은 1,572㏊에 이르며, 유역 면적은 1만 5720㏊, 방조제 길이는 1,228m, 매립 면적은 5,783㏊다. 태안읍과 서산시 부석면 등의 태안천, 상옥천, 홍인천 등이 오수, 우수, 폐수가 합류되고 태안군하수종말처리장의 최종 방류되고 있다.
  
충남도는 서산B지구 방조제를 사이에 놓고 담수호 기능을 상실한 오염된 부남호의 담수를 천수만으로 유통을 추진하고 있다.(태안군제공)
 충남도는 서산B지구 방조제를 사이에 놓고 담수호 기능을 상실한 오염된 부남호의 담수를 천수만으로 유통을 추진하고 있다.(태안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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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오염수를 담고 있는 부남호

지난 1982년 서산B지구방조제 최종 물막이 공사 이후 37년 넘게 태안읍과 부석면 일원 유역의 각종 물을 담수한 부남호의 수질은 최악인 6등급이다.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방조제 내ㆍ외측에는 퇴적물이 넓게 분포되어 준설이 시급함은 물론, 담수호의 수질 악화에 따른 악취로 인하여 태안기업도시 및 서산웰빙특구 내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 여기에 부남호의 수질개선을 위하여 2007년부터 매년 110억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수질은 여전히 6등급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최악의 담수호는 장마철 수위 조절을 위해 천수만일대에 방류를 하면 인근에서 어장을 하는 어민들이 피해를 주장하고 매년 고질적인 민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천수만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부남호

천수만의 갯벌은 해양 생태계에서 생산성이 높은 공간으로,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였다. 하지만 간척으로 인한 갯벌의 소실과 방조제 건설 등과 같은 물리적 요인 때문에 많은 생물의 서식처 및 생계 수단의 변화와 파괴를 초래하게 되었다.

천수만은 방조제 건설의 영향으로 면적이 50% 정도 줄어들었고, 해수의 유동량도 약 40%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만 내부의 순환이 약해져 세립 퇴적물이 쌓이고 있고, 유속이 감소했다. 때문에 만 내에서 강한 조류를 이용한 정치망 어업과 조간대에서 주로 하던 김 양식업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바지락 생산량도 크게 감소하였다.

충남도의 자료에 따르면, 천수만 해역 수질·퇴적물 조사 결과 하구호 내측 수질 기준 최고등급인 6등급(매우 나쁨)을 대부분 상회 매우 악화된 상태이다. 방류시 외측 해역 수질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특히 2017년 이후, 수질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해역에 방류시, 하구호의 오염수가 빠르게 확산되어 해양생태계에 일시적 악영향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간월·부남호 전면 해역의 퇴적물 오염도가 높고 담수호에서 방출된 오염 토사는 천수만 해역 부남, 간월호 전면에 지속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부남호를 역간척 해야 하는 이유

서산 B지구 방조제 축조로 해수유통이 차단됨에 따라 담수호의 수질이 6등급으로 악화되어 농업용수로 활용이 불가하다. 또 우기 시 오염된 담수호 방류로 천수만 오염 및 어장피해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다 담수호의 수질 악화에 따른 악취로 인하여 태안기업도시 및 서산 웰빙 특구 내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매년 가뭄 및 염해 피해(2017년 1,456ha)로 복구비(2017년 3억2천) 지원 등 담수호 및 농경지로서의 기능 상실과 산업용지내 민간투자 어려움 등의 극복 방안으로 충남도는 부남호의 역간척을 전임 안희정 지사에 이어 민선 7기 양승조 지사는 도정의 핵심 사업으로 선정했다. 하구복원(역간척)으로 해양생태계를 복원 수질문제를 해결하고, 자연환경과 해양도시를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 유도의 필요성이 충남도가 역간척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이유이다.
  
오염된 부남호와 천수만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태안군 제공)
▲ 부남호를 역간척을 해야하는 이유 오염된 부남호와 천수만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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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 하구복원 계획은

충남도는 갯벌이 드러나 기수역이 조성될 수 있도록 방조제의 구조를 변경, 해수유통구 확장 및 요트가 통항할 수 있는 통선문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승조 도지사와 가세로 태안군수 등은 지난 봄에 북유럽 선진국가 중 하구호 관리를 위한 델타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네덜란드 질랜드 주정부를 방문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먼저 역간척 사업이 이루어진 '휘어스호'는 현재 해수유통으로 인한 수질개선으로 갈매기를 비롯한 수많은 바닷새와 다양한 해양생물이 돌아왔다. 또 깨끗해진 주변환경으로 인해 해양레저관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에 전체 방조제의 10%에 해당되는 120m 정도를 통선문으로 추진하고 있다.

부남호 하류와 천수만 상류에 퇴적되어 있는 오염퇴적토 준설 후 양식어장의 피해가 없는 해수유통 방안을 마련해 해수유통 이후 과거 천혜의 산란장이었던 천수만 어족자원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서는 하구복원 사업기간 동안 농업용수의 원활한 공급을 위하여 부남호 내 중간 방조제 보강 농업용수를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상류 지방하천(3개소)을 생태하천으로 조성 및 하천 유입 생활하수 처리방안을 마련하여 생태환경 회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충남도는 역간척 이후 복원된 해양생태환경을 기반으로 태안기업도시와 서산 웰빙특구를 육성하여 명실상부한 해양신도시로 천수만 일대를 육성한다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태안군이 부남호 해수유통과 굴포운하의 재현을 추진하고 있다.(태안군제공)
 태안군이 부남호 해수유통과 굴포운하의 재현을 추진하고 있다.(태안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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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문제점과 대책은

충남도는 하구복원 관련 법률 부재로 추진 주체가 불명확하나 '갯벌 및 그 주변지역의 지속 가능한 관리와 복원에 관한 법률(2019.1.15. 제정)'를 근거로 해수부의 기본계획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오염된 담수호 방류에 따른 일시적 어업피해도 우려되나, 천수만을 살리자는 당위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공론화로 국민적 공감대 확산도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수산자원의 보고인 천수만 해역의 해양환경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양환경을 살리기 위한 소통의 장으로 천수만 해양환경살리기 협의회가 구성되었다.

협의회는 충남도, 농민대표, 어업·수산인대표, 어촌계장 이장 등 주민대표, 천수만 관련 유관기관, 전문가, 시·군등 25명으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천수만내 4대 방조제 건설로 어족자원의 산란장이자 수산자원의 보고인 천수만의 해양환경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어, 근본적으로는 하구복원을 통한 해수유통이 필요 하다는데 공감대를 마련한 상태다. 향후 기본계획 중간보고회 및 지역순회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농어업인은 물론 지역주민들과의 소통 기회를 확대하는 등 도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또 충남도는 농식품부가 기허가조건 미이행으로 농지전용에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서는 하구복원을 반영한 지속가능한 발전전략 수립으로 설득하고 있다. 또 하구복원 시 지가상승으로 인한 현대건설 특혜 의혹 부분도 현대 측에 개발이익 환수, 대체투자 유도 등 대응방안 마련도 주문한 상태다.

황도 갯벌 복원이 주는 교훈

부남호 인근에 있는 안면읍 황도리는 섬이었으나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1982년 황도 연륙제방 건설이 되었다. 해수의 흐름을 막아버린 것이다. 바닷물 흐름 차단으로 펄이 쌓이면서 황도교 남측에 죽뻘(뻘갯벌)화가 30년간 진행되면서 황도교 남측의 갯벌 기능은 상실되었다.

하지만 2011년 말 해수가 유통되는 황도 연륙교 개통 이후 원활한 해수소통으로 갯벌 내 모래함량이 증가하고, 바지락 및 굴 생산량이 증가하는 등 생산성 있는 갯벌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황도교 개통에 따른 갯벌생태 복원사업의 효과가 명확히 나타나고 향후 4~5년 후에는 황도교 남측갯벌에서도 가무락 등 상업패류의 서식이 가능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는 부남호 역간척의 필요성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충남도는 해수유통시 하층의 담수를 빠르게 유통시켜 단시간에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해양생태환경을 회복시킴은 물론,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 태안기업도시와 서산웰빙 특구의 활성화를 통하여 약 18조원의 생산을 유발하고 24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도 기대하고 있다.

천수만과 부남호로 연결되는 해양생태계 복원으로 다양한 어족자원이 증대될 것이며, 약 4.8㎢의 갯벌이 복원되어 연간 288억원의 어민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안군은 마리나항 등 새로운 콘셉의 해양생태도시로서 혁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굴포운하까지 복원해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역간척, #태안군, #충남도, #부남호, #양승조 충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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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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