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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향자 부위원장
 앙향자 부위원장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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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오래 못살 것 같다."
"……."


1982년 2학년 2학기 가을 어느 날. 아버지께서는 낮은 목소리로 전라남도 화순 이양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향자를 방으로 불렀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막 도착한 향자에게 아버지는 쿨럭거리시면서 어렵게 한마디 말씀하셨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던 향자는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삼켰다.

"아빠, 제가 알아서 할게요."

향자는 아버지 코끝까지 이불을 덮어 드리고 조용히 방을 나왔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 문풍지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행여 아버지의 건강을 더 나쁘게 할까봐 걱정되었다.

다음날은 고등학교 입학원서를 쓰는 마지막 날이었다. 향자는 담임에게 인문계 고교 입학 원서를 돌려받았다. 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이내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원서를 새로 작성했다.
  
'광주여상.'

지원 고교에는 '광주여상'으로 적었다.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하여 대학 진학에 유리한 인문계 고등학교 대신 실업계를 택한 것이다. 아버지는 결국 광주여상 1학년 때 돌아가셨다.

'고졸 출신 삼성 첫 임원'으로 유명한 양향자 일본경제침략 대책위원회 부위원장(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그는 어렸을 적 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버지에 얽힌 사연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1학년 때부터 늘 1등이었어요. 친구들을 가르치는 일을 잘했지요. 그래서 학교 선생님께서 선생님 혹은 대학교수의 길을 추천해 주셨어요. 제가 교육 쪽에 종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신 거죠. 어렸을 적 교사의 꿈이 고등학교까지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정형편을 고려하여 실업계로 고교 진학한 것이지요."

그런데 수업의 대부분이 주산, 부기, 타자로 채워진 상업고교는 양 부위원장에게 맞지 않았다. 적성검사 결과도 자연계 99.9%로 나왔고, 실제로 그의 기질은 자연계 쪽이었다. 상고가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본 양 부위원장은 수학, 물리 등을 공부하는 이공계에 관심이 많았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은행이나 생명보험, 기업 사무원 등으로 배치하는데 저는 그쪽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3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저를 잘 파악하셨어요. 삼성반도체에서 공채로 연구원 보조를 뽑는다고 말씀해 주셨죠."
  
양 부위원장은 이 분야가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입사시험을 치렀다. 1983년 2월 8일,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한 '도쿄선언'으로 반도체가 한참 태동하던 시기였다. 삼성반도체에 입사해 보니 여상고 출신이 기술인으로 입문한, 보기 드문 사례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인 양 부위원장에겐 '유리천장'이란 장벽이 놓여 있었다. 90년도에 결혼하고 91년도에 첫 아이를 낳았는데 '여사원은 결혼하면 원래 나가야 한다', '승진할 생각은 하지 마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삼성의 승진 제도에서) 고졸은 E1으로 시작하여 E2 단계까지밖에 갈 수 없고 가늘고 길게 가는 게 낫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었습니다. 이런 회사에 더 이상 다닐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마지막 면접 기회 때 '나는 고졸이다. 실력에 관계없이 결혼해서 아이 낳고 다닌다는 이유로 승진할 수 없다면 이 회사를 떠나겠다'고 말하고 나와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합격해서 승진했습니다."

양향자 부위원장은 연구원보조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글로벌 첨단기술인 반도체 개발 분야 전문가로 글로벌 대기업의 임원을 지냈다. 상업계 고등학교 출신으로서 반도체공학, 디지털정보학, 전자전기컴퓨터 공학 등을 전공으로 공부하며 그야말로 일과 가정, 학업을 병행하였다. 2016년 1월 12일 더불어민주당으로 영입되어 선출직 최고위원, 전국여성위원장을 역임하였고 올해 8월 1일까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거쳐 현재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일본의 반도체소재규제 관련 특위활동을 하고 있다.

양향자 부위원장을 지난 9월 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의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하고 그 뒤 이메일로 추가 인터뷰를 하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양향자 부위원장.
 양향자 부위원장.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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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부속품처럼 느껴졌지만

-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소개할 수 있을까요?
"낯설고 새로운 길을 선택할 때에는 깊은 고민을 하는 편입니다. 상당히 많은 시간을 숙고하지만, 결정이 나면 더 이상 과거의 일은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정한 뒤에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모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와서 후회하는 일은 없습니다."

- 삼성에 들어가서 처음에 어땠나요?
"첫 발을 내디뎠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뼈를 묻겠다, 인생을 펼쳐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교육 첫날부터 달랐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교육생 대표도 맡았습니다. '삼성은 내 회사다, 내가 주인이 된다'는 생각으로 배우고 일했습니다."

-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제가 부속품 같은 존재로 느껴졌습니다. 연구원들에게 일본어로 된 기술 관련 논문이나 반도체 책자를 복사해 주는데 저는 읽을 수도 없었고, 기술에 관해 토론할 때는 들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사라져도 다른 누군가가 이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그래도 제가 가장 열심히 하니 기술 관련 토론하는 자리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해는 할 수 없었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일본어를 읽고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어를 공부했더니 회사에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더 열심히 일하게 됐죠."

- '유리천장'을 실감하셨을텐데요.
"맞습니다. 회사에 '유리천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E1, E2, E3, E4, E5 단계마다 승진시험이 있습니다. E2로 승진하는 시험에 쉽게 합격했습니다. 그 후 92년도에 E3 시험도 똑같은 과정인데 필기 시험은 단번에 합격했어도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면접 기회는 두 번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두 번째에서는 반드시 합격해야 했죠."

"실력 관계없이 승진할 수 없다면 회사 떠나겠다" 선포
 
삼성전자 근무 시절의 양향자 부위원장.
 삼성전자 근무 시절의 양향자 부위원장.
ⓒ 양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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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어떻게 하셨나요?
"승진 면접 때 '저는 고졸로 입사했지만 실력에 관계없이 승진할 수 없다면 이 회사를 떠나겠다'고 잘라 말하고 나와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합격을 하고 승진도 했습니다."

- 정계 진출 과정이 궁금합니다.
"2013년 12월에 삼성전자의 첫 여성 임원이 되었습니다. 입사 28년 만에 임원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몇 년 뒤 문재인 의원실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이 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공적인 삶은 완전히 새로운 삶이라고도 보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봉사를 국가로 확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 현재 목표는 무엇인가요?
"내년 총선에는 무조건 출마해서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원내 진입 뒤에는 한번에 장관이 되겠다거나 지자체 장이 되겠다거나 하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는 호남에서 태어났는데 영남 사람과 결혼해서 수도권에 30년 살았고 충북에서 국가인재원장을 역임했습니다. 지역 간 통합, 계층 간 통합, 이념 간 통합, 세대 간 통합, 젠더 간 통합은 저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밑바닥에서 글로벌 기업의 임원까지 진출한 배경과 경험이 계층을 통합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삼성이란 기업에서 일하는 것과 정치에서 하는 일은 전혀 다르지 않을까요?
"막상 정치권으로 나와 보니 제가 삼성에서 해온 일도 정치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 제품을 써주는 고객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도 정치입니다. 그 마음을 모아 협상 테이블에 가게 되는데 그런 과정도 정치 활동입니다."

- 또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정치인이 함부로 말을 하면 안 되듯이 삼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없이 말을 하면 큰일 납니다. 어떤 개발에 관해 윗사람에게 알리려면 계획을 세우고 숱하게 시뮬레이션을 하고 결과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70년도 후반에 우리나라도 기술 관련 인재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카이스트를 만들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등에서 반도체 인재들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중국만 해도 기술관료가 있는데 우리나라만 여전히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만 문과 출신을 선호합니다."

대한민국 변화시키려면 기술밖에 없는데 정작 이공계 홀대
  
- 기술관료가 중요하다는 지적인데 왜 '기술'이 중요한가요?
"세계는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은 공과대학입니다.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려면 기술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반도체를 택했습니다. 반도체는 정말 확신을 갖고 시작했던 부분입니다."

- 반도체가 큰 역할을 한 거군요.
"반도체 때문에 대한민국이 기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반도체 덕분에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굴해지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기술의 뿌리, 줄기, 잎이 전부 반도체입니다. 일본은 80년도에 가장 부강한 나라였습니다. 트랜지스터 기술로 산업을 꽃피웠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지적 재산권을 행사하면서 일본 산업을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한국에게 왔습니다."

- 이공계 인재를 키워야겠군요.
"한국과 미국이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일본을 누를 수 있습니다. 기술 패권 자체가 국가의 존립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그런 일에 종사할 수 있는 이공계 인재들을 더 많이 육성해야 합니다."

- 현재 국내 기술 인재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국가인재원장으로 있을 때 한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제가 사임하기 전 마지막으로 본 성균관대 반도체 시스템 공학부 출신 인턴이었습니다. 회사는 어떤지 물어봤더니 인턴 후에 입사를 안 했다고 합니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9년째 공부 중이라고 합니다. 이 친구뿐만이 아닙니다."

- 공무원 선호 현상이 문제군요.
"수년 동안 행정고시에 합격한 공무원들의 출신을 분석해 봤습니다. 80%가 특목고, 과학고, 영재학교 출신입니다. 그 중에서 70%가 스카이(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공계 공무원들이 다 행정직으로 가버렸습니다. 그렇지만 행정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만큼,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가요?
"교육의 정상화가 필요합니다. 자사고인 전주 상산고가 사라지는 상황을 보고서 이공계 아이들을 자율적으로 뽑아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없어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공계 학생들을 제대로 키워내야 합니다. 입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이공계 실력과 소양을 갖추게 해야 합니다."

- 한국에 이공계 인력이 얼마나 있는지요?
"기술을 뒷받침할 인재가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을 많이 채용합니다. 이 친구들에게는 국제 기준으로 복지를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술이 유출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석사, 박사를 한 중국인들이 제일 많이 오는데, 이 친구들은 일을 하다가 중국으로 이직해 버립니다."

- 교육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요?
"최근 뉴스에서 우리나라의 4년제 대학에 물리학과가 없는 곳도 있다는 것을 봤습니다. 그 소식을 보고 정말 한탄했습니다. 물리를 잘하는 학생들을 배출해야 합니다. 물론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기술의 원천은 물리에서 파생하므로 물리 실력을 더 많이 키워야 합니다."

대학서 공학 가르치려 해도 학생들이 이해할 역량 미흡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양향자 부위원장.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양향자 부위원장.
ⓒ 양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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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을 지도할 인력도 필요하지 않나요?
"그러기 위해서는 교수들을 키워내야 합니다. 인재를 키우려면 가르칠 교수가 있어야죠. 해외 교수들은 한국에 안 오려고 합니다. 대학에서는 4대 보험을 해결한 사람만 채용하려 하죠. 글로벌 인재를 키우려면 글로벌 교수를 데려와야 합니다. 물론 한국 교수라고 해외 교수들과 다른 처우를 해서는 안 됩니다. 평생 안 잘리고 연금을 받게 하기보다 교수들도 필요하면 교체해야 합니다."

- 공학을 전공할 기본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입학하는 사례도 많다더군요.
"대학에서는 이미 학생들이 사교육이라도 받고 오는 것을 원합니다. 학생들에게 공학을 가르치고 싶어도 이것을 이해할 역량이 안 되기 때문이죠. 공학에 필요한 물리 공부 등을 깊이 있게 배우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 대학 교육도 바뀌어야겠지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대학 자체보다도 과 단위로 육성해야 합니다. 기업에서 지원을 하든 국가에서 지원을 하든 말이죠. 그렇게 된다면 출신 얘기보다 어떤 과를 졸업했는지 얘기하게 되겠죠. 전문대에도 확실한 학과들이 있습니다. 너무 명문대만 찾지 말고 어떤 전공을 했는지를 봐야 할 겁니다."

- 교육과 관련해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나요?
"삼성전자공과대학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산학협력 프로그램이기도 한데, 이런 시스템을 통해 대기업에서 사원들이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학교를 만들기가 어렵다면 현대가 한양대를 지원하듯이 대기업이 직접적으로 대학을 지원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그런데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너무 부족합니다."

교육은 정치를 바꿀 수 없지만 정치는 교육을 바꿀 수 있어

 - 그럼 정부는 그와 관련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정부는 대기업을 적폐가 아닌 기술 패권의 주체로 봐야 합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임금 수준, 근로 수준은 비슷해져야 합니다. 그러나 대기업을 적폐, 중소기업을 약자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 중소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소기업에 단순히 예산을 투여할 것이 아니라 인재가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게 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모델을 찾아야겠죠. 왜냐하면 스타트업에서 기술을 제품화하고자 해도 국가나 대기업 지원이 없으면 어렵기 때문입니다."

-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이 많군요.
"교육은 정치를 바꿀 수 없지만, 정치는 교육을 바꿀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기술 공부를 같이 해야 합니다. 현장의 지식이 대학으로도 가고, 교수들도 또 현장에서 배워야 합니다. 삼성반도체에서 필요한 기술개발이 대학의 교수나 학과와 연결되면 프로젝트를 계속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역량을 키운 뒤 그 친구들을 그대로 다 직원으로 채용합니다. 성균관대가 대표적인 사례지요."

-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기술 분야에서 30년 넘게 일을 하며 느낀 점은 주변 국가들이 잘 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잘 살아야 주변 국가도 잘 살고, 주변 국가가 잘 살아야 우리도 잘 삽니다. 일본과는 역사적 아픔이 있지만 지정학적으로 가깝습니다. 일본이 반성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보지만, 기본적으로 국가 간 관계는 함께 갈 수밖에 없습니다. 공존이 필수인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글로벌 첨단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빨리 경제적으로 동맹할 수 있는 나라가 일본이죠."

일본과 함께 가야 하고 과거사 문제 해결도 기술서 찾아야
 
인터뷰하는 양향자 부위원장.
 인터뷰하는 양향자 부위원장.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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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사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만.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기술에 있습니다. 우리가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어야 과거사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도, 중국도 우리 기술을 쓸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고성능 메모리는 삼성 것을 씁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공수 받을 수 없기 때문이죠."

- 글로벌 협력에 관해 더 이야기해 주세요.
"글로벌 밸류 써클(value circle), 밸류 체인(value chain)이 되고 있습니다. 체인을 끊어내는 것은 일본에게도 크게 부담이 됩니다. 혼자 100%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계를 풀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글로벌 밸류 체인에서 우위를 잡아야겠죠."

- 대한민국은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요.
"일본의 반도체 소재규제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패권 국가로의 퀀텀점프 기회입니다. 다만 산업의 변화를 이끌 이공계 인재를 얼마만큼 적기에 배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70~80년 대의 인재개발 시스템보다 훨씬 신속하고 확실한 교육체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쓰기 전문매체 '글쓰기'에도 송고합니다. 이화진(한양대 정치외교학부)씨가 취재를 지원했습니다.


태그:#양향자, #광주여상, #삼성전자, #한일 무역갈등, #기술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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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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