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구내식당 향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구내식당 향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지난 2012년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은 공직자윤리법 24조의2(주식백지신탁 거부의 죄)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다. 수사 검사가 공직자 부인이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직자 본인을 재판에 넘긴 것이다.

법원은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김종창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사의 상소로 진행된 항소심과 대법원에서도 1심 법원과 같은 판단을 했다.

김 전 원장을 재판에 넘긴 검사는 쓴 맛을 봤을 것이다. 판결문에 그 검사의 이름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는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이었던 윤석열 현 검찰총장이다.

현재 검찰은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관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사모펀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조국 장관에게도 공직자윤리법 24조의2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검찰은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관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조국 장관을 공직자윤리법 24조의2 위반으로 재판에 넘길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죄가 성립될 수 없다. 그 누구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공직자윤리법 24조의2 위반 대법원 판결문 뜯어보니

공직자윤리법 24조의2(주식백지신탁 거부의 죄)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당시 재판에서는 2009년 2월 3일 개정 전의 옛 공직자윤리법이 적용됐지만, 현재 법조항과 내용적인 차이는 없다.
 
공개대상자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14조의4제1항 또는 제14조의6제2항을 위반하여 자신이 보유하는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지 아니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직자윤리법 제14조의4 제1항은 고위공직자와 이해관계자(배우자 등)의 주식 매각, 백지신탁을 규정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 24조의2가 김종창 전 원장에게 어떻게 적용됐는지 살펴보자. 김 전 원장은 2008년 3월 금융감독원장으로 취임했다. 부인 권아무개씨는 자신 명의의 모 기업 주식 4만 주를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지 않고 지인에게 맡겼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고 2011년 김 전 원장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공직자 부인의 공직자윤리법 위반을 두고 공직자 본인을 처벌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됐다. 2012년 7월 재판부는 공직자 본인을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직자윤리법 제24조의2는 공개대상자 등(피고인)이 자신(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지 아니한 경우만을 처벌하는 규정이라 할 것이고, 이해관계자(피고인의 처)가 보유한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지 아니한 경우까지 포함하여 처벌하는 규정이라 해석할 수 없다."


검찰은 재판에서 부인 권씨의 주식을 김 전 원장이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사건 관계자들이 검찰 조사에서 검찰에 유리한 진술을 했다는 근거를 들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검찰의 주장 역시 물리쳤다.

"피고인이 사실상 소유하는 것이라는 택일적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유일한 대법원 판례 "부인의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공직자 처벌 안돼"

검찰은 항소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같은 해 9월 항소를 기각했다. 2014년 12월 대법원 역시 원심 판결이 옳다고 봤다. 다음은 판결문 내용의 일부다.

"규정들의 문언, 체계 및 그 취지 등을 종합하면 구 공직자윤리법 제24조의2는 공개대상자 등이 그 자신이 보유하는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지 아니한 경우에 이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한정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공개대상자 등이 이해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도록 하지 아니한 경우까지도 처벌대상에 포함하는 규정으로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치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은 또한 부인 권씨의 주식이 실제로는 김 전 원장의 소유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조국 장관에 공직자윤리법 적용, 쉽지 않을 듯
 
민주당 의원 워크숍 참석한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2019년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한 뒤 나서고 있다.
▲ 민주당 의원 워크숍 참석한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2019년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대법원 판례를 감안하면,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사모펀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하더라도 조국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직자의 공직자윤리법 위반을 감시해온 이광수 변호사(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는 "법조문만 보더라도 공직자 자신의 주식을 백지신탁하지 않았을 때 처벌하도록 돼 있고, 형사소송법의 원칙상 가족의 법 위반을 두고 공직자에게 죄를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지금까지 나온 조국 장관 관련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조국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을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1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이슈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