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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가 미국 대륙에 상륙했다. 16살 소녀는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를 통해 세계 청소년들의 기후운동 확산을 유도해 냈다. 이제 그레타 툰베리는 전 세계 기후행동의 아이콘이 되었다. 과학계가 기후붕괴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1.5도의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면 조속하고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이 요구되지만, 각국의 기후 대책만으로는 3도 이상의 온도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기후정책은 매우 소극적이다. 에너지 배출량 7위인 우리나라는 지난해 증가율이 OECD 가운데 가장 높다. 

오는 21일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서울 대학로에서 진행된다. 대전은 그보다 앞선 19일 오전 11시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기후위기 대전비상행동은 지역의 30개 단체가 "기후 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실제 행동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단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단체들은 정부에 3가지를 요구했다. 첫 번째로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비상선언을 실시하고, 둘째는 온실가스 배출 제도계획을 수립할 것이고 셋째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독립적 범사회기구를 설치하라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반 현수막이 아닌 수작업으로 만든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민이 모여 '기후행동 지금당장 행동하라'라고 한땀한땀 새겨넣은 현수막은 기후행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각 단체별로 만든 재활용 피켓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대표는 "그레타 툰베리가 말하는 기후행동을 기성세대가 선행해야 하며,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대표가 발언중이다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대표가 발언중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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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대전 김신일 실행위원장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만드시고, 그 모든 것을 인간에게 맡기셨다고 한다. 저는 기독교 목사로서 하나님이 세상의 모든 생명을 인간에게 맡기셨다고 봤지만, 이 땅의 모든 것들을 인간이 맘대로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탐욕과 교만이, 지칠 줄 모르는 그 무서운 질주가 오늘 이러한 이기를 가져왔다.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알바틀스와 거북이와 돌고래, 범고래 등의 생명이 탐욕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제 이 죽음의 질주를 멈추어야 한다. 이제라도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레타 툰베리에 의해 시작된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이제 우리가 삶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중인 김신일 실행위원장
 발언 중인 김신일 실행위원장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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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후위기 대전비상행동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기후위기를 표현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퍼포먼스는 불타는 지구의 종말의 끝에는 인간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내용이었다. 기후변화로 멸종되는 생물의 끝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불타는 지구 주변에서는 죽은 인간을 형상화했다. 참석자들은 "기후위기 지금당장 행동하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자연의 멸종 속도보다 약 1000배 빨라진 현 상황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달라는 간곡한 호소였다.  
 
 기후행동을 위한 퍼포먼스
 기후행동을 위한 퍼포먼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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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포먼스를 진행중인 모습
 퍼포먼스를 진행중인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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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전비상행동은 21일 서울 대학로에서 진행되는 전국행동에 함께할 것도 결의했다. 더불어 대전시도 기후위기에 행동할 수 있는 실천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고, 이를 위한 정책검토 및 제안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후위기시대, 탈출구는 지금 당장 행동하는 것 뿐이다
열 여섯 살의 청소년,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등교거부운동을 펼쳤습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하고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녀의 행동은 전세계 청소년, 전 세계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레타 툰베리는 최근 2주동안 대서양을 가로질러 힘겨운 항해를 거쳐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의 정상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전 세계 청소년을 대신하여 그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기후변화가 아닙니다. '기후위기'입니다. 기후변화라고 하기에는 전세계가 생존의 위협을 당하고 있습니다. 폭염과 혹한의 기상이변, 태풍과 산불의 자연재난,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 붕괴, 전염병의 확산, 식량부족과 기후난민의 증가. 속도는 어떨까요? 이 모든 위기는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훨씬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흔히 쓰던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는 너무 한가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인류가 재난으로 생존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폭염으로 쓰러지고 사망합니다. 기후위기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0.5도 남았습니다. 지난 100년간 산업문명은 무분별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지구의 온도를 1도 상승시켰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1.5도가 마지노선이라고 말합니다. 1.5도를 넘어설 때, 지구의 평형은 다시 회복될 수 없고, 인류 문명을 지탱해온 조건이 붕괴한다고 말합니다. 이제 남은 온도는 0.5도입니다. 고작 10년 남았습니다. 1.5도를 넘지 않으려면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추세대로면 불과 10년동안 이 한계치를 다 사용하고 맙니다.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시간은 10년에 불과합니다. 일부 급진주의자들의 주장이 아닙니다. 전 세계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모인 유엔 IPCC가 내린 결론입니다.

 앞으로 1년 4개월이 중요합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의 절반을 줄이고, 2050년까지 배출순제로를 달성해야만 1.5도의 한계를 지킬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얼마나 온실가스를 줄일지 그 계획을 내년 말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합니다. 2020년이면 이 지구와 인류의 운명이 어디로 갈지 사실상 결정됩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시급함을 요구하는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 한국은 무책임하고 게으릅니다. 2030년 온실가스 감축계획도 파국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대전시는 2025년까지 지금보다 23.3%의 온실가스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보다 더 큰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시민생활 뿐 아니라 대전의 산업, 경제 관련 정책을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응답할 때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외침에 응답하고자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단체들이 모였습니다. 현재의 이윤을 위해 내일의 안전 따위는 무시하는 탄소중독의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실천'을 넘어 '함께 하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이제 책임있는 이들이 응답할 때입니다. 지금 당장,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행동하라고, 우리는 정부와 대전시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정부는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비상선언을 실시해야 합니다. 2020년 초까지 온실가스 배출제로 목표를 수립해야 합니다. 아울러 기후정의에 입각한 대응방안을 실행해야 합니다. 이제 1.5도를 지키기 위한 시한이 10년 밖에 남지 않았고, 이를 위해 사회 각 부문의 과감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둘째, 대전시는 대전시만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마련하고,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서둘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실효성 있고 시민들이 동의하는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지역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수치와 구호에 그치는 계획은 이제 직무태만이고 무력합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길은 함께, 더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과 함께 갑니다.

셋째, 대전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대전시만의 독립적인 민관거버넌스를 구성해야 합니다. 온실가스 감축은 대전시의 어느 한 부서나 시민들의 노력만으로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경제, 에너지, 환경분야 산업과 행정, 노동, 시민사회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열려있고 유기적인 조직을 통해 협력할 때 민주주의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도출되고 이를 통해 기후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입니다. 


(가)기후위기 대전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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