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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0일, 대덕마을에너지활동가들이 마을에너지투어에 나섰다.
 지난 9월 10일, 대덕마을에너지활동가들이 마을에너지투어에 나섰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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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나'로부터 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달리 말하면, 변화는 '내가 사는 이곳'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뜻이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부터 에너지를 전환해보자'는 마음으로 뭉친 이들이 있다. 그들은 대전 대덕구에너지활동가학교 수강생들. 대덕구에너지활동가학교는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대전충남녹색연합, 대덕구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대덕구에너지활동가 수강생들은 지난 8월 20일부터 대덕에너지카페에서 여섯 차례 에너지전환 주제 강의를 들은 후 마을에너지 현장탐방에 나섰다. 이들이 나선 곳은 에너지체험관 미래에너지움-전민동 에너지 절약 가정-한밭icoop생협 자연드림-모퉁이어린이도서관 녹색절전소. 유난히 하늘이 푸르렀던 9월 10일, 이들의 발걸음을 함께 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전환
 
 미래에너지움에 방문한 대덕에너지활동가들.
 미래에너지움에 방문한 대덕에너지활동가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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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 안에 있는 '미래에너지움'. 이곳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2018년 설립한 에너지체험관이다.

미래에너지움 안으로 들어서면 '에너지 네비게이션'을 따라 인류 역사 속에서 에너지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구석기 시대, 인류 문명을 지폈던 '불 에너지'와 산업혁명을 가능케 했던 '화석에너지'. 에너지 위기의 시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에너지원인 '신재생에너지'까지.

그 옆으로는 '제5의 에너지'란 단어가 눈에 띈다. 가장 빨리, 가장 적은 비용으로 부족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에너지 절약'이라는 것. 대기전력(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전기제품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잡는 방법을 소개해주는 실용적인 코너에 사람들의 발길이 머문다.
 
 '전기흡혈귀'는 대기전력을 말한다. 사용하지도 않은 전기를 야금야금 훔쳐가는 전기 흡혈귀. 전기 흡혈귀를 막아라.
 "전기흡혈귀"는 대기전력을 말한다. 사용하지도 않은 전기를 야금야금 훔쳐가는 전기 흡혈귀. 전기 흡혈귀를 막아라.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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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곳은 '에너지 상상 놀이터' 공간. 직접 핸들을 돌려 발생시킨 동력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프로펠러도 돌리고, 조명탑의 불빛도 밝히고, 분수의 물을 솟구치게도 한다.

놀며 배우며 작은 '에너지 세상'을 접한 이들이 체험관 바깥으로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발길을 세운 곳이 있다.

신재생에너지(풍력, 태양광, 소수력, 태양열, 지열, 폐기물, 바이오 발전 등)가 안내된 칸이다. 그 위로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 전환'이란 문구가 빛을 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 전환이다.
 신재생에너지.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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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너지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덕대로 480
매주 월요일~금요일 운영
오전 9시~오후 5시(*토, 일요일, 공휴일 휴무)
문의 042.862.6900

    
'제5에너지'를 실천하는 가정에 방문하다
  
 수정 씨의 에너지하우스. 그의 '절전팁'을 귀기울여 듣고 있다.
 수정 씨의 에너지하우스. 그의 "절전팁"을 귀기울여 듣고 있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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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제5에너지', 즉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가정을 방문하는 시간이다(투어에서는 '에너지하우스'라 부른다). 이수정씨의 집이 '에너지하우스'로 소개되는 이유는, 4인 가구인 이 집의 한 달 전기료가 8천 원(!)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 달 전기료 8000원'의 노하우를 줄줄이 소개한다.

- TV: 플러그 뽑아두기, 셋톱박스도 플러그 뽑기(소비전력 제일 높음), 적정 볼륨
- 세탁기: 찬물 세탁, 절약모드 이용, 탈수 5분 내
- 에어컨: 26도 이상, 1등급 에어컨, 필터교체 및 청소
- 청소기: 흡입단계 한 단계 낮추기, 필터 청소하기
- 냉장고: 뒤에 먼지 제거, 문 금방 닫기

 
 자신의 집을 '에너지하우스'로 소개하고 절전생활을 공유하는 이수정 씨. 절전은 "지구에게 덜 해로운 생활"이다.
 자신의 집을 "에너지하우스"로 소개하고 절전생활을 공유하는 이수정 씨. 절전은 "지구에게 덜 해로운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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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토록 전기료를 아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때로는 '없이 사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주책이냐'는 식의 반응을 들을 때도 있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전기료가 적게 나와서 기쁜 게 아녜요. 전기를 덜 쓰면서 지구에게 덜 해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훨씬 기뻐요. 그동안은 우리가 전기를 마구 쓰며 편히 사는 동안, 지구가 불편하고 아팠으니까요."

그는 마지막으로 말한다.

"이런 생활을 강요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하나 꼭 말하고 싶어요. 이건 유별난 행동이 아니라 여러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인식의 변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우리 자녀들에게 이 땅을 물려준다는 인식이 꼭 스며들었으면 해요." 

'전기 없이' 한번 살아볼까?
 
 이날의 점심은 샌드위치와 비빔밥.
 이날의 점심은 샌드위치와 비빔밥.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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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씨가 사는 에너지하우스 바로 옆에는 한밭icoop생협 자연드림, 모퉁이어린이도서관이 있다. 이날의 점심은 자연드림에서 구입한 친환경유기식품들로 '전기 없이' 해 먹는 샌드위치와 비빔밥이었다. 어떤 이는 이날의 점심을 "어렸을 때 먹던 맛"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친환경유기식품'으로 구분된 분류보다도 어쩌면 더욱 직관적으로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표현하는 말 아닐까.

식사 후 잠깐의 휴식을 취한 수강생들은 곧바로 모퉁이어린이도서관으로 향했다.  모퉁이어린이도서관은 대전시 태양지공 제3호 도서관으로, 4kw 용량의 태양열 에너지를 매달 생산하고 있다. 4kw 용량 에너지는 100w 전구 40개를 동시에 켤 수 있는 전력량. 한 달 전기료 5만 원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기도 하다.
 
 모퉁이어린이도서관 녹색절전소 모임 '반디네'. 매달 그달 전기사용량을 그래프로 만든다.
 모퉁이어린이도서관 녹색절전소 모임 "반디네". 매달 그달 전기사용량을 그래프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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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어린이도서관 안에는 절전소 모임 '반디네'가 있다. 2011년 열두 가정이 모여 시작했던 모임이 지난해엔 21곳까지 늘었다고. 매달 아이들과 함께 모여 한 달 사용 전기량을 공유하고 그래프를 만드는 동시에, 미션을 정해보기도 한다. 샴푸 덜 쓰기,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누르지 않기, 계단 이용하기, 전기밥통 사용 안 하기 등. 이들이 행하는 미션은 결국에는 지금보다 '천천히' 일상을 살자는 마음가짐과도 연결된다.
 
 모퉁이어린이도서관 정경미 활동가
 모퉁이어린이도서관 정경미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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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강생들에게 절전소모임 '반디네'를 설명해준 정경미 마을도서관 활동가는 <빨간 지구 만들기> 책을 읽어준다. 그 책 마지막엔 이런 질문이 담겨 있다.

'우리가 쓰는 에너지를 자연에게 제대로 돌려주지 않기 때문에 지구의 온도가 오르고 있습니다. 자연에게 에너지를 잘 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퉁이도서관에서 전기 없이 노는 사람들.
 모퉁이도서관에서 전기 없이 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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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력놀이 '용호쌍륙' 중인 사람들. 초집중, 진지모드.
 비전력놀이 "용호쌍륙" 중인 사람들. 초집중, 진지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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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마을에너지투어를 기획한 대전충남녹색연합 임종윤 활동가는 "그동안 재생에너지를 이론을 통해 배웠다면,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면서 영감을 받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여겨, 마을에너지 투어를 에너지활동가학교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게 됐다"며 "에너지활동에서 중요한 건 완벽하게 시작하는 것보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대덕구 송촌동에 거주하는 김현숙 대덕에너지활동가학교 수강생은 "가정집에 들러서 가전제품 절약 팀을 오목조목 들을 수 있어 유익했고, 나도 집에 가서 멀티탭을 일단 끼워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며 "비전력놀이 시간도 서로 협동심을 기르고 동심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한다. 이어 그는 말한다.

"이번 투어가 지구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생각의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어요."

이번 투어가 단지 '스물 여명의 몇 시간'으로 끝날 수 없는 이유다. 이날 마을에너지투어가 각자의 일상과 삶으로 이어진다면, 그 일상의 작은 실천들은 주위 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북돋을 것이기에.
 
 작은 행동 하나하나의 차이가 지구의 운명을 결정해요. 여러분이 원하는 지구는 빨간 지구입니까?
 작은 행동 하나하나의 차이가 지구의 운명을 결정해요. 여러분이 원하는 지구는 빨간 지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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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라시스터즈와 함께 하는 마을에너지투어]

시간: 오전10시~오후3시
장소: 관저동 또는 전민동
참가비: 성인 1만 원 / 어린이 5천 원 (점심식사 및 기념품 제공)
신청 및 문의: 대전마을절전소네트워크 임종윤 042)253-3241, 010-7666-5775

덧붙이는 글 | 이날 진행된 마을에너지투어는 모든 대전 시민에게 열려 있으며, 상시 참가자 모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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