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토록 보통의>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 ⓒ 랑

 
'보통(普通):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는. 뛰어나지 않고 열등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 보통이라는 표현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보다 간단명료했다. 흔히 '보편적' '일반적'이라는 뜻으로,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딱, 그 정도. 알맞은 정도를 포현할 때 '보통'이라고 표현한다. 그렇기에 더 어렵다. 사람들마다, 때와 상황에 따라 무언가를 바라보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이가 '보통'의 삶을 바란다. 특별하지 않아도 '반짝'이며, 뛰어나지 않아도, 열등하지 않아도 자기 기준에서 '빛나는 삶'을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은 특별하지 않아도 서로를 반짝이게 바라보는 '보통' 연인들의 이야기다. 옴니버스로 담긴 동명 웹툰 중, 두 번째 단편작 <어느 밤 그녀가 우주에서>가 무대에서 재탄생 됐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출연 배우 최연우, 이예은. 성두섭, 정욱진, 정휘가 하이라이트 시연에 참여했다. <이토록 보통의> <만약에 우리가> <니스> <진짜 모르겠어> <도시 위에서> <나의 우주> 순서로, 로봇 수리공 은기와 우주 비행사를 꿈꾸는 제이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졌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바라보는 곳이 다른 연인 은기와 제이가 다투는 모습부터, 자신의 꿈을 향해 우주로 향한 제이의 어쩔 수 없는 선택,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은기의 모습 등이 장면이다.
 
제이를 맡은 최연우와 이예은은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최연우는 온기가 전해질 정도로 따뜻하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제이에서, 가슴이 시릴 정도로 안타까운 제이의 사연을 담았다. 이예은은 사랑에 빠진 귀여운 소녀에서 차분하고, 성숙한 제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랑하는 이의 선택을 알고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은기 역의 성두섭, 정욱진, 정휘 역시 달랐다. 성두섭이 좀 더 이성적이고 차가운 느낌이라면, 정욱진은 좀 더 감정적으로 다가온다. 정휘는 서툰 사랑의 감정을 실었다.
 
시연 후 출연 배우들을 비롯해 원작자 캐롯, 박해림 극작·작사, 김태훈 연출, 주소연 음악감독 등이 자리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편지로만 말하던 사랑한다는 말을, 육성으로 들은 느낌이다. 편지는 말보다 구구절절하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할 수 있다. 말은 간결하지만, 더 생생하다. 숨소리 뿐 아니라 분위기도 느껴지지 않나. 적절한 타이밍에 감성도 전해진다. 웹툰을 본 분들도 뮤지컬로 작품을 만나야 하는 의미이기도 하다."(원작자 캐롯)
 
캐롯은 작품을 본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웹툰이 무대화 되면서 진행된 작업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내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웹툰 작업을 할 때는 혼자, 내 상상력 범위 안에서 작품이 탄생했는데, 많은 창작자들이 함께 하면서 또 다른 <이토록 보통에>를 볼 수 있다는, 발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캐롯)
 
웹툰을 뮤지컬 화법으로 전한 박해림 작가는 "웹툰을 원작으로 각색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라고 입을 뗐다.
 
"압축된 무대 공간 안에서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많은 고민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원작을 헤치지 않고, 우리 이야기를 더할지, 아니면 원작 그대로의 색을 전할지 역시 마찬가지다. 원작자와 터놓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웹툰은 작품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많은 반면, 공연은 세트, 음악, 대사 등으로 풀어냈다."(박해림 작가)
 
주소연 음악감독은 <이토록 보통의>의 음악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튀지 않게 대사와 상황에 스며들어가는 음악은,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줄 뿐 아니라,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하모니로 극의 감성을 돋운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전하고 싶었다. 인물들의 심리 변화와 표현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음악이 튀지 않고, 인물의 감정에 힘을 실어주거나, 미세한 감정까지 나타낼 수 있게 집중했다."
  
 <이토록 보통의>인물 포스터

<이토록 보통의>인물 포스터 ⓒ 랑

 
다양한 감정을 전하는 또 다른 수단인 무대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네모난 모형들이 무대를 둘러 쌓인 단조로운 분위기지만, 조명으로 힘을 더했다. 김태훈 연출은 "기억의 방으로 부른다. 기억의 상자들처럼. 영상이나 흐름, 시공간을 넘나든다. 상징적, 인물의 심리 상태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림 작가는 작품에 대해 "사랑이야기인 것은 맞지만, 존재론적인 생각에 다가갔다. 나와 너, 과연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가, 또 서로가 기억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상대라 어떻게 규정될까 등에 대해 접근했다"라고 말했다.
 
'이토록 보통의'의 '보통'이라는 표현에 대해 박해림 작가는 "이야기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흔하게 겪는 보통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캐롯 작가는 "많은 이들이 제목을 되게 어려워한다. 보통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은기와 제이도, 보통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아파한다. 그런 과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토록 보통의>는 11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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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문 프리랜서 기자입니다. 연극, 뮤지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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