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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샤넬 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도서 <샤넬 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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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울렛에 쇼핑을 다녀왔다. 운동할 때 입을 티 하나를 구매하고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구찌 매장 앞에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 남자친구는 저게 뭐냐고 물었다. 명품 매장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어 저렇게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니까 남자친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와, 진짜 다들 돈도 많나보네. 저 비싼 가방을 산단 거야?"

글쎄다. 다들 명품 가방 하나쯤 떡하니 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서 저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걸까. 내 생각엔 조금 무리해서라도 '남들 다 하나쯤 있는데 나도...'라는 심리인 것 같다. 요즘은 명품 백 하나쯤 가지고 있고, SNS에 분기별로 해외여행 사진 정도는 올려줘야 뒤처지지 않는 삶이니까.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를 꾸며주는 화려한 수식어

책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저자 역시 그런 인물이었다. 일생 동안 세상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을 모두 성취했다. 명문대, 브랜드아파트, 박사학위… 거기다 여자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고 싶은 샤넬백을 선망하며 이걸 가지면 내 삶이 행복해지리라 굳건히 믿었다.

일류대 출신의 좋은 직업을 가진 옷 잘 입는 예쁜 여자라는 수식어는 그녀에게 무엇과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가 박사 학위 과정 마지막 논문을 앞두고 우울증을 앓게 됐다.

자신에게 찾아온 공허함과 우울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몰랐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헤매고 있을 때 샤넬백은 정답을 제시해 주지 않았다. 내 마음이 이토록 괴로운데 명품인들, 학벌인들 무엇이 중요하랴. 무엇이 잘못됐는지 깨닫고, 변화해야만 했다.

물론 요즘 세상에 보여지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괜찮은 브랜드의 아파트가 지어지면, 미분양 가구가 생길 걱정 따윈 할 필요가 없다. 다들 분양권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그게 바로 살아온 삶에 대한 성공의 척도이며, 가장 쉽게 남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성공의 척도'에 반해 나 자신의 '자존감'은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더 화려할 방법이 아닌 더 행복할 방법을 고민할 것

저자는 그동안 스스로 고민해 본 적 없던 진정한 행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교사라는 직업 자체를 좋아한 적이 있던가, 단지 안정적이며 남들에게 선망받는 직업이라는 게 좋았을 뿐이다.

"그곳에서 나는 나일 수 없었다. 행복하지 않았다. 교사라는 직업은 내 업이 아니었다."

그녀의 고해성사는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과감히 박사 논문을 엎고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었다. 옷을 좋아하는 자신의 성향을 활용해 사람들의 스타일링을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울증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어땠을까.

이때까지 걸어온 길 그대로 고등학교 교사가 되어 스스로가 원하는 일은 무엇인가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때때로 찾아오는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감은 명품으로 메웠을 것이며 껍데기는 화려하나, 속은 텅 비어가는 불행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존감이라는 옷을 입자 이전보다 더 행복해지는 자신을 경험했다. 비로소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어른이 된 것이다. 그녀의 미래는 앞으로 더욱 행복해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은이), 흐름출판(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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