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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북산악연맹 비장애인 산악인과 추진복지재단 발달장애 청소년이 함께 걸으면서 만들어낸 땀내나는 이야기입니다. - 기자말

남편과 별거를 결정한 직후부터 남과 비교하기를 그만뒀다. 아니 불가능해졌다는 말이 맞겠다. 그제서야 나는 나를 들여다보기로 마음먹었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참아가며 사는 것이 의미 없다는 생각에 운영하던 학원도 그만뒀다. 그랬더니 좋은 기회도 생겼다.

나는 군산 종주팀이라는 산악 카페 마스코트(정해준 사람은 없지만)로서 등산을 하는데, 김용우 카페지기님이 '히말라야 희망 원정대' 대원으로 나를 추천했다. 말로만 듣던 안나푸르나, 푼힐 전망대를 직접 밟을 수 있는 기회인 거다. 학원을 때려치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인왕과 나(김준정)대원
우리는 짝꿍
 조인왕과 나(김준정)대원 우리는 짝꿍
ⓒ 김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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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도 생겼다. 이름은 조인왕, 26세의 훤칠한 키를 가진 청년이다. 나를 "이모"라고 부르려는 걸 얼른 "누나"라고 바꿔줬다. 우리는 두 손 꼭 잡고 히말라야까지 함께 가야 하는 운명이다.

장애인 자립장인 추진복지재단과 전북 산악연맹이 자매결연 하여서 '히말라야 희망 원정대'를 결성했다. 비장애 산악인과 발달 장애 청소년이 멘토-멘티를 맺어서 함께 걷는 프로그램을 3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조인왕, 고동욱, 임형규는 그동안 제주도 한라산과 울릉도 성인봉 등을 완봉했다. 인왕씨는 나와 짝꿍이고, 동욱씨는 조현희 대장, 형규씨는 김미경 산악인과 짝이 되었다.

오는 10월 8일 네팔로 가기 전, 10차에 걸친 국내 합동 훈련이 있었다. 지난 7월 7일에 모악산으로 첫 번째 훈련을 갔는데 조현희 훈련대장이 어색함을 풀어주려고 농담을 많이 했다.

"동욱이 힘들다고 엄살 피면 엄마한테 말해서 고기반찬 주지 말라고 할 거야. 힘들다고 할 때마다 반찬 하나씩 빼야겠다" 주로 이런 식의 썰렁한 것들이었는데 내 짝꿍 인왕이는 모든 얘기에 큰 소리로 웃었다. 진짜 재밌는 줄  알면 어쩌려고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 웃음소리에 나도 따라 웃게 되었다. 또 산에서 마주치는 사람한테는 인사를 하는 거라고 하자 진짜 한 명도 빠짐없이 하는 인왕씨다.
 
 <히말라야 희망 원정대> 1차 훈련-모악산. 어색함 속에서 화이팅을 외치다.
 <히말라야 희망 원정대> 1차 훈련-모악산. 어색함 속에서 화이팅을 외치다.
ⓒ 김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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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첫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헤어지려는데 조현희 훈련대장과 조창신 원정대장이 다음에는 호칭을 "인왕아"라고 부르라고 했다. 인왕씨의 지적 수준은 초등학생인데 존칭을 듣게 되면 혼란스럽기도 하고 나와도 거리감을 느낄 거라고 했다.

경험이 많은 선배님 말씀이니까 맞을 거라는 생각도 했지만 앞으로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껴보고 싶었다. 서로에 대한 이해는 함께 공유하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특히나 우린 끈적끈적한 땀을 흠뻑 흘릴 사이니까 고밀도로 생성될 것으로 본다. 두 번째 훈련에서 나는 과연 인왕씨를 "인왕아"라고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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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다가 <연하산방>팟캐스트를 하게 되었고, 책을 좋아하다가 글이 쓰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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